지난해 감사를 내세운 이른바 '이과수 외유'로 물의를 빚은 공공기관 감사 21명 중 4명이 여전히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 이후 이들이 받은 성과급은 9억여원에 달했다.
나성린 의원 "이과수 감사들에 성과급 9억여원 지급해"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이 14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5월 14일 '이과수 감사' 사건(공기업과 공공기관 감사 21명의 남미 외유 논란: 관련기사 보기) 이후, 이 감사들에게 지급된 급여는 총 30억여원이다.
이중 성과급은 총 9억 1000만원에 달했다. 이외에 기본급·수당이 총 16억 6000만원, 퇴직금이 3억 9800만원이었다.
또한 당시 논란을 일으킨 감사들 중 한국조폐공사의 김광식·한국주택보증의 김성철·부산항만공사의 이병환·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김영환 감사는 여전히 감사직을 유지하고 있다고 나 의원은 밝혔다.
이중 김성철·김광식·이병환 감사는 2007년 6월 이후 각각 1억 7500만원, 1억 2000만원, 8400만원의 성과급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나성린 의원은 이날 조폐공사에 대한 국감에서 "이과수 폭포 감사를 갔던 이들에게 1년도 안돼 9억원이 넘는 성과급이 지급된 것을 어떻게 보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전용학 조폐공사 사장은 "당시 감사들에게서 해외연수 준비금(비용)을 전액 반납 받았고 기획예산처에서 경고 조치도 했다"며 "그 이후 관련자들이 해외출장을 간 적도 없다"고 해명했다.
나 의원은 "도덕적 해이로 문제가 됐던 이과수 감사 사건 관련자들이 이후에도 9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받았다는 사실은 공공기관에 만연돼 있는 도덕 불감증을 보여주는 예"라고 지적했다.
김광림 의원 "잘못 찍어 버리는 지폐, 1년에 93억원어치"
해마다 잘못 생산돼 버려지는 지폐가 93억원어치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김광림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한국조폐공사에 대한 기획재정위의 국정감사에 앞서 잘못 만들어져서 폐기되는 지폐가 1년에 1억 2000만장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들어간 손해 비용도 연간 평균 93억원으로, 지난 6월까지 총 239억원에 이른다.
김 의원에 따르면, 1000원·5000원·1만원짜리 새 지폐가 발행되기 시작한 2006년부터 손율(오류 지폐가 생산되는 비율)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원권의 손율은 2003년~2005년엔 평균 1.47%였으나 6.32%(2006년)→6.42%(2007년)→6.79%(2008년 6월까지)로 5배 가까이 증가했다.
5000원권도 2.76%(2003~2005년)→7.88%(2006년)→6.23%(2008년 6월까지·2007년에는 발행하지 않음)로 손율이 크게 뛰었다. 1000원권도 1.72%(2003~2005년)→5.03%(2006년)→6.42%(2007년)→6.79%(2008년 6월까지)로 비슷한 추세다.
김 의원은 "지폐의 손율이 급증해 손해비용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며 "신권 발행 이후인 2006년부터 지난 6월까지 손해비용이 총 239억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은 "조폐공사는 신권의 인쇄공정이 더욱 전문화되고 위·변조 방지 기술이 더 많이 적용돼 오류 지폐가 증가했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손율이 지나치게 높다"며 "품질 혁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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