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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잘 되야스! 잘 돼부러스!  자네는 인자, 핑상동안 치질은 음서"

점잖은  한의사는 아주 자신 있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 말이 꿈인지 생사인지 무덤덤하게 가볍게 인사를 하고는  한의원을 나섰다. 수년 동안 괴롭힌 치질을 깨끗하게 치료하여 주었으니 감사하다고 큰절이라도 올리는 것이 순서가 아닌가.

'사실은 그렇게 사람을 생지옥으로 몰고 간 치질이 나았다는 것을 실감하지 못한 걸까. 아니면, 고등 군사반 교육을 망쳐서 절망하여서일까.'

나는 1979년 광주에서 고등군사반 교육 중에 수년 동안 괴롭힌 치질수술을 받았다. 그 날은 제10대 '최규하 대통령' 취임식 날인 12월 27일이었다. 임시 공휴일이라 느지막이 아침을 먹고 화장실에 갔는데 대량출혈이 생겨 책상에 앉아있기도 힘들었다. 그래서 이웃집에 하숙하는 박ㅇ환 동기생한테 상황을 이야기하고 시내 한의원에 동행을 부탁했다. 버스를 타고 손잡이를 잡고 가는 데도 다리는 후들거리고 얼굴에는 식은땀이 흘려 이제는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가 대충 충장로에 들어섰을 때 내렸다. 한 가계에 들어가, "한의원이 근처에 있냐"고 물으니 "무슨 이유로 찾느냐"고 가계주인이 되묻는다. '치질 때문이다' 하니 그 분이 "아! 치질"하면서 아주 수술을 잘하는 한의원이 있다면서 금호그룹 '박 회장' 집을 가르쳐준다. '공 한의원'은 '박 회장' 집을 사이에 두고 골목길 안쪽에 있었다.

한의원 입구는 나무간판으로 쓰여 있다. 이런 곳이 유명(?)하다고 생각이 들었지만 물에 빠지면 지푸라기도 잡는 심정으로 치료실에 들어섰다.

"어떻게 오셨어?"
"저…… 치질 때문에……."

노 의사는 대야에다 신문지를 깔더니 다짜고짜 똥을 싸라고 한다. '여기서 어떻게' 생각하였지만 그것은 대변을 보는 것이 아니고 피가 얼마나 나오는지 보려고 하는 것을 짐작했기에 쪼그려 앉아 항문에다 힘을 줬다.

세상에, 피가! 군대 화장실은 대부분 재래식이라 피를 흘려도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도 없고 대부분 대변 볼 때는 피가 나왔다가 배변 후에는 그쳤기에 크게 실감하지는 못했다. 단 한번 원주하사관학교에서는 군복 바지가 젖도록 흘린 때가 있었다.

이내 신문지가 안 보일 정도로 피가 흥건히 젖으니 한의사가 그만 일어나라면서 두 아들에게 당장 수술준비를 하라고 한다. 그 때 카이사르가 수술비를 준비해 오지 않았다 하니 "대한민국 장교가 그깐 수술비를 떼먹으려구" 하면서 돈은 나중에 주면 된다고 한다.

첫번째 수술 -  결찰법으로 하다

수술은 준비고 뭐고 할 것이 없었다. 환자 침대에 올라가 천장을 보고 누우라 하더니 두 다리를 V로 벌린다. 키가 큰 아들이 다리를 잡자, 작은 아들은 특수 끈으로 치핵을 하나하나 묶었다. 다음에는 노 의사가 치핵 덩어리에 부식제 주사를 놓았다.

수술을 마치고는 대형 온돌방에서 대략 1주일 정도 입원을 하였다. 치핵 덩어리가 녹아 떨어져 나가니 항문이 허전했다. 남들은 수술 후 배변 시에 엄청난 고통으로 괴롭다 하였지만 그때까지 워낙 고생을 하여서인지 주먹이 들어갈 정도로 항문이 뻥 뚫린 기분인데도 고통은 없었다. 단지 저렇게 뚫린 항문으로 피가 쏟아지는 건 아닌지 걱정은 되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얼마나 경황이 없었든지 동기생 '환'이가 언제 어떻게 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행이 학교에는  유결처리가 되어 퇴학은 면했지만 초등시절부터 책가방 들고 학교 다니면서 꼴찌라는 칭호를 그때 첨으로 받았다.

입원 전날에는 처음 치른 화기학 시험에서 흰 봉투를 받았다. 흰 봉투는 A급만 줬다.교육성적에 따라 A, B, C,D급으로 분류하였다. 노란봉투를  여러 학생들 앞에서 주는 것은 분발하라는 뜻이려니…….봉투 안에는 석차와 과목당 점수가 적힌 성적표가 들어 있었다. 졸업 시에 평균점수가 A 점수를 받아야 만이 소령 진급에 아주 유리하기 때문에 다들 죽으라 공부한다.

나도 하루 4시간만 자고 공부를 하였다. 원래 치질이란 것이 '승마, 사이클 선수''운전수'나 '사무직 종사자'를 비롯하여 책상에 오래 앉아 근무하는 사람이 잘 걸리는데 그것은 항문에 피가 몰리면서 치질이 생기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또 임산부들이 아기를 낳을 때 힘을 주는 것도 원인이 되어 치질이 생기기도 한다.

대위에서 소령으로 진급하는 항목에는 '중대장 경력, 대대참모경력, 표창장 점수, 지휘관고가점수 외에도 고등 군사반 성적이 포함된다. 이중에서도 지휘관 고가점수와 고등군사반 교육성적이 매우 중요한데 그만 꼴찌를 했으니…. 중대장 근무 때 받은 연대 최우수 중대 부대 표창과 대대 작전 참모 경력도 그만 물거품이 되었다.

표창장 점수도 착실히 쌓았다. 소대장 시절에 처음으로 그것도 군사령관 표창을 받았다. 그 후 해마다 연대장 사단장 표창를 받았으니 고등군사반 성적만 좋았어도 진급할 수 있었는데…….나중에 보니 중령이 될 때까지 군사령관 표창을 못 받은 군인도 있었다.

대대 참모로 근무할 시에 연대 훈련을 할 때다. 군사령관(10.26사건으로 유명한 정승화 대장)이 부대시찰을 나왔는데 내가 브리핑을 잘하였다. 나중에 연대장이 OAC(고등군사반) 나온 놈보다 안 나온 놈이 더 잘했다하여 내 어깨를 으썩하게 만들기도 했다.

이렇게  치질이라는 병을 안고도  열심히 하였건만, 치질 때문에 교육을 망쳤으니…….

대한민국 모든 남성이 그렇듯이  나도 군에 갈 때는 물론이고 임관할 때까지는 치질이라는 병이 없었다. 이후 야전군 생활하면서 치질이 생겼다. 군대에서는 치질이 생기는 원인이 많다. 겨울철 야외훈련 시 찬 땅바닥에 앉는 행위부터, 그 당시엔 연대 단위, 대대 단위에도 목욕시설이 없어 목욕을 자주 못 하는 것, 충분한 야채를 섭취하지 못하는 것 등이다. 그중에서도 문제가 된 것은 뭐니 해도 음주였다.

시골에서 농사철에는 참 바쁘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전부 농사일에 붙어야 한다. 아이들 하는 일은  막걸리 심부름이다. 양조장에서 일하는 아저씨은 주전자가 철철 넘치도록 담아주지만 흘리는 것이 아까워서 한모금, 호기심에 한모금, 그렇게 홀짝 홀짝 맛본 것이 고등학교를 마칠 적엔 말술은 아니지만 되술은 게눈 감추듯 하는 실력이 되었다. 타고난 체력 덕에 술을  먹고 실수란 것도 모르고 ,술이라면 사양을 할 줄 몰랐다.

설명절 뒷날 하숙집 할머니와 밤새 이야기 하면서 손님들이 선물로 주고 간 정종 한 병을 혼자 다 마시고 다음날 출근하기도 하였다. 그러다 보니 대변 볼 때마다 피가 조금씩 맺히고 , 탈항이 되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근무하였다. 원주 하사관 학교에서 근무할 때다. 이때는 상태가 심하여 술도 조심하고 걱정을 할 때인데 하루는 학교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는데 웬걸, 출혈이 얼마나 심하였든지 군복 바지가 흥건히 젖어 다른 옷으로 갈아 입기도 하였다.

그쯤 되면 휴가신청을 하여 수술을 받든지, 아니면 군의관한테 이야기하여 군병원에서 수술을 받든지 하여야 하는데 미련한 곰새끼모양 그냥 참았다. 그 당시는 하루에도 대변 볼 때마다 엄청난 피를 쏟았다, 하루는 학교에서 전체 간부들을 상대로 헌혈 행사를 하였다. 휴가 중인 간부를 빼고는 100%참석해야 후환이 없던 시절 아니던가.

아뿔싸! 기어코 불상사가 일어났다. 의무대에서 군의관이 무려 5번이나 바늘을 꽂았지만 피가 나오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 많은 피를 흘렸다고 이야기를 하든지 군의관이 무슨 이유이냐고 물어봤으면 치질이 심하다고 말을 할텐데 군의관도 묻질 않으니 할 수없이 학교장한테 불러가는 수모를 당하였다. 학교장은 나를 보고는 한심한지 한마디도 묻지 않고 군의관한테만 채혈이 안 되는 이유를 묻고는 가라고 하였다. 그 후 나는 다시 전방부대로 쫓겨 가는 신세가 되었다.

사실이지 10년 군생활동안 원주하사관학교 근무시절 6개월이 젤 좋았다. 원주 시내에 독신자 숙소가 있어 퇴근 후에는 언제나 온수 목욕을 할 수 있었다. 전방 부대에서는 출퇴근도 없이 소대원들과 동거동락하다가, 오후 5시면 퇴근이었으니 이런 곳이라면 봉급을 반만줘도 '아이구, 국방부 장관님 고맙습니다'하였을 게다.

나중에 학교장 소식을 들으니 중앙고속버스와 충돌하여 버스회사로부터 최고의 보상금을 받았다고 한다. 한참 잘나가든 '권ㅇㅇ장군'도 그렇게 하사관 학교를 떠났다. 그래도 하사관 학교에서 권 장군의 표창장을 하나 받았다. 학교체육대회시에 우리 중대가 '도수체조' 부분에서 전체 일등을 하였다.

태권도 유단자이기도 하였지만 운동에도 소질이 많은 나한테는 '도수체조'쯤은 식은 죽 먹기보다 더 쉬었다. 으레 치르는 학교행사지만 일등을 했을 때의 기분은 좋았다. 관람석에서 내려다보았을 때 처음엔 학교 전체 중대가 단체로 한번 시범을 보였다. 그때 우리중대가 완전히 두각을 나타 내었고 개별적인 중대 시범에서도 한사람도 틀리지 않고 시범을 마쳤다. 한마디로 '국군의 날 행사시'에 치르는 '공수부대원'들의 태권도 시범보일 때의 수준이었다.

<치질이 잘 걸리는 사람>
첫째; 애주가이다. 술을 마시면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혈류량이 증가해 치질이 생기고, 있던 질환은 악화된다. 그래서 애주가에게 치질이 많고 ,술을 마시면 항문에서 피가 나오는 것이다.
둘째; 운전자, 사무직 근무자이다. 오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치질을 악화시킨다.
셋째; 설사나 변비가 있는 사람이다. 배가 차서 설사를 하는 사람, 변비로 며칠에 한번 딱딱한 변을 보는 사람도 항문의 과로로 치질이 된다. 출산을 많이 했거나, 난산을 한 여성, 집에서 애를 낳은 여성도 치질이 잘 생긴다.
넷째;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는 항문이 가려운 경우(항문소양증)가 많다고 하니 조심하면 좋겠다. ―책 <대장, 항문 다스리는 법><저자 이동근>중에서

하여간에  수술을 잘하여 이후 배변시 피를 흘리지 않았지만 이전 체력을 회복하지 못하였다. 하룻밤 상황 근무만 하여도 맥을 못 췄다. 혹은 1주간 대간첩 훈련을 갔다 오면 며칠을 헤롱 헤롱하는 환자가 되었다. 진급은 꿈도 못 꾸고, 후배들은 '똥차들은 빨리 비켜달라'고 했다. 가끔 연금을 탈 때까지 대위 계급장을 달고 근무하는 골동품 장교도 있었지만 치질이 나으니 고향 가서 돼지를 키우더라도 밥이나 굶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니 뭐니 해도 군대 와서 치질이 걸렸고 치질 때문에 시달린 고통은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두 번째 수술 - 레이저 요법으로 하다

제대 후 고향 울산에서 슈퍼마켓을 할 때다. 이제 체력이 회복되었으니 술버릇이 슬슬 나타났다. 하루 장사를 마치면 거래처 사람들과 혹은 친구들과  돌판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소곱창에 먹는 소수가 아주 달았다.

군에 있을 때 64kg 체중이 어느덧 80kg으로  육박할 때쯤 치질이 재발하였다. 이제는 주저하지 않고 바로 병원에 달려갔다. 그때 외과의사는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에서 만 명이나 수술했다는 의사였다. 상담 결과 수술 후 바로 퇴원할 수 있다는 레이저 수술을 받았다. 수술은  V를 거꾸로 놓은 침대에 바로 눕고 의사가 뒤에서 레이저로 쬐여서 치핵을 잘라내는 방법이었다. 수술은 30분 이내 간단하게 끝냈다. 퇴원해도 된다는 말에 "정말 걸어도 되느냐"고 물으니 된단다.

'아. 천하의 미련 곰탱이…….'

그 말을 곧이 믿고 태화다리  끝에 있던 신정동00병원에서 태화다리를 진짜로 걸어서  우정시장까지 와버렸으니…….

3층 맨션에 올라와 누워 쉬니 뒤가 이상하다. 힘은 빠지고 곧 대변이 나올 거 같았다. 양변기에 앉으니 피가 콸콸 흘러 이내 양변기가 붉은피로 가득하다. 대변이 나오지 않고 출혈이 생긴 것이다.

곧바로 처남한테 전화하여 차를 대기시키고 빨리 올라오라고 했다. 아파트 계단을 혼자서는 못 내려올 지경이 돼버린 거다. 근근이 부축을 받고 아파트를 내려와서 차를 기다린 동안 벌써 눈앞이 아물아물한 것이 사물이 둘로 보였다. 병원까지는 차로는 5분도 안 걸리니 치료실에 들어갈 때까지는 의식이 있었는데 이후에는 정신을 잃었다.

그때가 점심 시간 전이었는데 한밤중에 깨였다. 이번에는 중앙 수술실에서 일반 수술을 한 것이다.

< 치질의 종류>
항문 병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치핵, 치루, 치열, 항문 가러움증.대장염, 직장암, 변비 등이 있다. 이중에서 치핵, 치루, 치열을 항문 병의 3대질환이라고한다.

치질은 치핵, 치루, 탈항을 통칭하는 말이다. 치핵에는 외치핵, 내치핵으로 구별한다. 치루는 직장과 항문 사이에 위치하여 대변을 부드럽게 나오도록 윤활유를 칠해주는 역할을 하는 항문 샘이다. 여기에 세균이 침입하여 곪게 되면 항문 쪽으로 터져서 항문을 지저분하게 할 뿐만 아니라 냄새도 많이 나서 고약하다. ―책 <대장, 항문 다스리는 법><저자 이동근>중에서

이것이 여성은 질 쪽으로 터지게 되면 암만 수술을  겁내어 못하는 사람이라도 이혼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수술이 불가피할게다.

더군다나 출퇴근이 불분명하고 영내 생활이 많은 전방에서 근무할 때는 팬츠를 매일 갈아입는 것이 힘들어 여성들이 입는 요일 팬츠를 사다놓고 하루 입고 버리기도 하였다. 나중에 시내에서 하숙을 할 때는 겉옷이야 세탁하여 주었지만 속옷까지 맡길 수 없어 하숙집 아주머니에게 들키지 않도록 무슨 보물인 양 책상 밑에다 감춰둬야 했다.

탈항은 말 그대로 배변 시에 직장이 대변에 밀려 항문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초기에는 손으로 밀어 넣으면 바로 들어가지만 나중에는 밀어넣어도 들어가지 않고 특히 보행 시나 격렬한 운동 시에 탈항이 되는 경우가 있어 낭패를 본다.

세번째 수술 - 비로소 칼로 째다

IMF후 고향 울산을 떠나 마산에서 살 때다.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어쩐 일인지 또 치질이 재발되었다. 두 번째 수술 이후에는 술, 담배도 끊고 육식도 금하였지만 이번에는 무엇이  문제였을까?

세번째 수술은  마산 시청 앞에 있는 00의료원에서 2002년에 칼로 째는 수술을 받았다. 전날 병원에서 주는 설사약을 먹고는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한줌의 똥찌꺼기까지 다 쏟아내었다.

다음날 오전 아침밥도 굶고 수술실로 들어가서 하반신 마취를 하였다. 침대에 가슴을 대고 엎드려 수술 과정을 전부 들으면서 호스로 빨려나오는 피를 보면서 맹세를 했다.

'그래 치질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해보자.'

수술은 성공적으로 이뤄져 아프지도 않았고, 입원 이틀 후에는 배변을 봤는데 남들은 똥 싸는 일이 죽을 지경이라 했는데 이번에도 그런 대로 참을 만했다.

다만 마취가 풀릴 때까지 일정시간 소변이 나오지 않아서 젊은 간호사가 페니스에 고무호스를 집어넣어 오줌을 뺄 때는 조금 창피스러웠다.

입원 3일째 퇴원하였다. 담당의사가 집에서 안정을 취하였다가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보름 뒤에 한번 들르라고 했다. 요즘은 수술시 꿰맨 상처도 저절로 삭는 실을 쓰기에 실밥을 빼내주는 것도 없으니 참 편리했다.

이후 철저한 위생관리와 음식을 가려먹어 아직까지는 내 사전에 치질은 없다. 치질은 수술했다고 안 생기는 것이 아니라 이후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러고 보니 수술도 다양한 방법으로 하였지만, 지역 안배도 고려하여 광주, 울산, 마산에서 참 골고루 받았다.

<치질수술법>

치질수술은 증상에 따라 ①레이저요법 ②적외선치료 ③주사요법 ④결찰법 ⑤pph 시술 등이있다. 일반적으로 칼로 째는 수술은 치핵중에서도 20%가 되지 않으며 약 80%환자는 비수술적 요법으로 치료를 한다. 치질이다 싶으면 지레 수술해야 한다는 겁을 먹고 집에서 자가 치료를 한다든지 돌팔이 의사한테 부식제 주사를 맞으면 치질을 더욱 더 크게 키워 시간적, 금전적으로 손해다. 따라서 항문에 이상을 느끼면 전문의에게 달려가야 한다.
다만 치루나 항문소양증은 비수술적 요법으론 근치가 안 된다. 반드시 전문의한테 수술을 하여야한다. ― 책 <대장, 항문 다스리는 법><저자 이동근> 중에서

요즘이야 치질수술은 아무것도 아니다. 수술이 쉽고 돈도 많이 들지 않기 때문에 전문의에게 가면 쉽게 할 수 있다. 치질 초기 같으면 광주'공'한의원에서 받은 결찰법을 소개하고 싶었는데 지금은 전화가 연결되지 않는다. 자료를 찾다보니 마산에도 의원급 병원이지만 수술료도 싸고 환자들이 많이 찾는 의원이 있다.

(마산 정진택 의원은 의사 한 명에 직원이 세 명인 작은 병원이다. 그러나 연간 4338건의 치핵 수술을 해 이 부문에서는 국내 병원 3위를 차지했다. 이 병원은 마취 통증 없이 10여 분 안에 수술이 끝나는 고무결찰법만 시술한다. 크기가 작고 치핵이 초기인 경우에만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3만원도 되지 않는 저렴한 진료비와 간단한 수술로 소문이 나 전국에서 환자가 찾는다)

그동안 치질 수술하면서 입원을 하고 있을 때다. 문병을 오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나도 치질 있다' 이다. 이것은 통계상으로도 증명된다. 2007년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받은 수술은 치핵(치질) 수술인 것으로 조사됐다.

치핵수술건수
 치핵수술건수
ⓒ 국민건강보험공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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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 홈페이지(정보공개-통계자료실-건강보험통계-주요수술통계)에서 주요수술통계 현황을 보면 작년 건강보험 또는 의료급여를 적용받아 수술 받은 환자는 총 131만8000명으로 이 중 21만5000명이 치핵수술 환자였고, 항문열구, 샛길(농양)수술환자는 3만9천여 명으로 집계됐다. 수술 건수로 치핵이 1위다.(기타 항문병 환자는 제외한 숫자이다.)

2006년에 치핵 수술 건수는 남자 149,125명이고, 여자 130,104명이다. 이 때는 백내장에 이어 2위를 했다. 국민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한 해 수술 건수가 가장 많은 질병으로 항상 1~2위를 다투는 것이 치질이다.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4명은 증상이 심하건 약하건 간에 치질 증세를 갖고 있을 정도로 치질은 대표적인 ‘국민병’으로 통한다.

이명박 정권 인수위 시절 한동안 '초등학교 때부터 영어몰입교육을 하여야 한다고 한참 시끄러울 때 영어몰입교육에 쏟아 넣는 돈의 절반을 떼어서 우선 초등학교에서부터 '비데'를 설치해주라고 말하고 싶었다.

치질은 남자는 배변 습관만 고쳐도 예방할 수 있다. 신문지를 들고 가 10분 이상 억지로 변을 보려고 할 것이 아니라 변의가 느껴지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나와야 한다. 여성은 심한 다이어트로 인한 변비도 치핵의 흔한 원인이다. 무리한 다이어트를 피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식품을 충분히 섭취해 변비를 피하고 배변시 불편감이 있으면 꾸준히 온수 좌욕을 해주는 것이 좋다. - 책 <대장, 항문 다스리는 법><저자 이동근>중에서

<치질예방수칙>

① 용변은 10분 이내로 끝낸다.  
② 매일 따뜻한 물로 좌욕을 한다.  
③ 항상 항문을 청결히 한다.  
 ④매일 아침식사 후 변의가 있든 없든 화장실에 가는 습관을 들인다.  
 ⑤ 감자·고구마, 콩·해조류, 야채·과일·버섯 등 식물성 섬유질을 많이 섭취한다. 
 ⑥ 장시간 운전 등 같은 자세를 오래 취하지 않는다.  
 ⑦ 술·담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 등은 피한다.  
 ⑧낚시·운전·고스톱 등 치질을 유발하는 레저는 피한다.  
 ⑨항문병 치료에 민간요법은 금물이다.

매일 따뜻한 온수로 목욕을 하든지 집안에 욕조가 없다면 플라스틱 물통에다 따뜻한 물을 받아놓고 반신욕을 하면 좋다. 술, 담배는 물론이고 커피까지 금식했다. 일용직 근로자나 공장 근로자는 '모가지'에 낀 먼지를 벗긴다 하면서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데 힘든 육체노동자에게는 좋다고 한다. 하지만 사무직 근로자나 일반 성인들은 하루 단백질 필요량이 많지 않다. 그저 작은 멸치 7마리 정도면 하루 단백질 필요량은 충분하다. 정 고기가 먹고싶다면 육식보다도 생선이 좋다. 또 흰밥보다는 잡곡밥을 먹고 된장국이 몸에도 좋다.

약간 변비 끼가 있으면 쌈 배추를 소쿠리째 갖다놓고 먹고 쌈이 떨어지면 김치를 물에 씻어라도 반 공기를 먹으면 좋다. 그 외에도 다시마, 마, 고구마, 감자 ,함초 등도 변비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루 섬유질을 평상시보다  20g만 더 먹어도 배변량은 200g 정도로 늘어난다.

이렇게 했는데도 변비가 듣지 않으면 귤을 7~8개 정도 먹으면 된다.  변비는 반드시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귤에는 비타민c가  많이 들어있으며 많이 먹으면 설사를 하게 된다. 일상생활 중 설사가 날 시에는 '흰쌀부추죽'이 좋다. 부추에는 철분을 대량 함유하여 혈액을 정상화하고, 항종양, 피로회복, 정력증진에 좋다. 특히나 장청소작용으로 설사나 변비를 예방하고 소화기능을 높이고 장기를 따뜻하게 하는 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있다.

동양철학의 대가인 김용옥 박사은 '도덕경이나 금강경'만 알려 준 것이 아니다. 나는 개인적으로 김용옥 박사의' 똥 철학'을 더 좋아한다. 김용옥 박사의 건강한 똥은 떡방아 간에서 가래떡같이 나오는 똥이 젤로 좋다고 한다.

또한 하루 한번 규칙적인 배변이 중요한데 그것도 되도록 빨리 배설하는 것이 좋다. 왜냐면 지독한 독성을 품은 똥을 오래 가지고 있다면 우리 몸의 장기는 그것을 분해하고 방어하기 위해 더 많이 에너지를 소모하고 상처를 받기 때문이다.

전에는 새벽에 소변을 보려고 일어났다. ‘떡보고 제사 지낸다고’ 소변 보면서 대변까지 불려해도 대변은 나오지 않았다. 아침밥을 먹고 한참 몸을 움직여야 대변이 나왔다. 하지만 요즘은 소변보다 배변이 하고 싶어 일어난다. 변기 속에서도 흐트려지지 않고 시원하게 꼬불꼬불 쌓이는 일명 "프리미엄똥"을 보면 구린내도 나지 않고 속도 편안하면서 마음도 상쾌, 유쾌하다.

나는 오늘 새벽에도 아름다운 '프리미엄똥'을 보면서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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