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립서비스 아니다, 심대평 돌아오라" 읍소

대전에서 기자간담회... 당원 200여 명 "이 총재 중심으로 뭉치자" 연호

09.09.03 16:05l최종 업데이트 09.09.03 16:17l

장재완(jjang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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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대평 전 대표 탈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이회창 자유선진당 총재가 "심 대표가 돌아와 주기를 진정으로 바란다"며 "이는 결코 립서비스가 아니"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3일 오후 대전을 방문, 기자간담회를 열고 "립서비스가 아니다, 입으로만 하는 게 아니다, 진정으로 돌아와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러한 발언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한 심 전 대표가 이 총재의 공개 복당 요구를 "충청인들에게 들어 달라고 한 립서비스 정도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 발언에 대한 답이다.

이 총재는 "심 대표의 탈당소식은 너무 갑작스러워서 우선 가서 만나 뵙고 이야기를 해 보자고 당 3역이 시도했지만 잘 안됐다"면서 "지금은 전화연락도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오라는 말은 단순히 립서비스가 아니다, 누구나 자기주장이나 명분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당을 탈당해서 당을 분열시키는 것은 어느 모로 보나 타당하지 않다"면서 "다시 돌아오셔서 당을 추스르고 함께 가는 모습을 보여주시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호소했다.

이 총재는 또 "지난 총선에서 보여 준 충청인들의 지지는 우리 당이 제3당인 야당으로서 국민과 지역을 위해 열심히 뛰라는 지엄한 명령이었다"면서 "이 명령을 가장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작은 지역에서 분열하고 갈라져서 이러한 지엄한 명령을 거스르는 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라며 "뭉치고 화합하고, 튼튼히 제자리에 서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것이 제일 먼저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일부에서는 심 전 대표가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넜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정치에서 돌아오지 못할 강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어려울 때, 눈물 젖은 빵을 먹으면서, 비바람을 맞으며 창당했던 그 초심으로 돌아가 함께 뭉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심 전 대표를 따라 탈당한 몇몇 기초단체장 및 지방의원들에게도 "우리 당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다, 여러분들을 포용할 자세가 되어 있다"면서 "다시 돌아오라, 그러면 쌍수 들어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집스럽다는 말에 가슴 아팠다"

질의응답에 나선 이 총재는 '총재 일선 후퇴 주장'에 대해 "당초 당을 창당할 때 나는 이러한 이중체제를 원하지 않았는데, 심 대표 측에서 제안해 이렇게 된 것"이라며 "우리 당의 특수한 구조상 그러한 체제를 가져왔지만, 제 생각으로는 체제가 문제가 아니라, 당 운영에 있어서 서로 소통하고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가 과거에는 좀 제왕적이다, 총재 노릇한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이번처럼 아집스럽다는 말까지 들은 바는 없었다, 매우 가슴이 아팠다"면서 "이런 말이 나오게끔 한 저 자신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저는 그동안 모든 일을 철저히 회의를 거치고, 토론해서 결정했지 일방적으로 하지 않았다"면서 "특히 심 대표도 최고위원으로서 회의도 직접 주재하고 매일 있는 당5역 회의도 저와 같이 참여했다, 그런데도 '모든 당무를 제가 일방적으로 했다'고 하는 그런 말은 듣기 거북하다"고 말했다.

심 대표가 '세종시 원안 추진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총리에 들어가서 총리직을 걸고 추진하고 싶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그렇게 들어가면 세종시를 팔아먹는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말해줬다"며 "설령, 총리가 되어서 원안보다 더 좋은 방법으로 추진한다고 하더라도 심 대표가 먼저 원안추진이 바뀔 수 있다고 표명하고 들어가야지, 계속해서 원안대로 추진한다고 하면서 총리로 가는 것은 정부의 세종시 처리에 동의해 주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또 이날 오전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세종시 특별법을 원안대로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한나라당이 그 동안 세종시를 원안대로 한다고 했다가 안한다고 했다가 왔다 갔다 한 것이 한 두 번이 아니"라면서 "이제 와서 저쪽의 말을 믿을 수 있겠느냐"고 일축했다.

기자간담회를 마친 이 총재는 이날 오후 대전 서구 '대전시니어클럽'을 찾아 '일자리 창출을 위한 국회의원 세비기금 전달식'에 참석했다. '세비기금 전달'은 올해 2월 선진당 의원총회에서 국민과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소속 의원 세비의 10%를 반납해 마련한 기금이다.

한편, 이날 이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연 오페라웨딩 입구에는 200여 명의 자유선진당 당원들이 나와 이 총재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들은 '심대평 대표님 돌아오세요', '뭉치자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를 중심으로 똘똘 뭉치자',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들고 나와 분열위기에 처한 자유선진당의 단합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