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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심 깊고, 요즘 세대 한국여성과 다르다" 주위 칭송 자자

"우리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거에요" 판티디엔 씨가 남편 백남수 씨와 사랑의 하트를 표시하고 있다.
 "우리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거에요" 판티디엔 씨가 남편 백남수 씨와 사랑의 하트를 표시하고 있다.
ⓒ 유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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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베트남에서 온 판티디엔이에요. 잘 부탁합니다."
서투른 우리말로 우리나라로 시집와서 행복하게 생활하며,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처음 맞는 베트남 여성을 만나 보았다.

강림면 부곡1리에서 남편인 백남수(49세)씨와 시부모를 모시고 단란하고 행복한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는 베트남 여성은 판티디엔(28세)씨로, 지난 5월 베트남 호찌민에서 횡성으로 시집와서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다.

남편인 백남수씨는 부 백학승(65세)·모 박옥희(69세) 씨와의 사이에 1남5녀 중 장남이며,  판티디엔씨는 5남4녀 중 막내로, 취재진이 백남수·판티디엔 부부의 집을 처음 찾던 지난 23일, 판티디엔씨는 서툰 우리말로 "안녕하세요"라며 반갑게 인사말을 건넨다.

거실에 들어서자 비디오, 시계, 액자, 안방 등 종이에 한글로 적혀 있다. 횡성군 다문화가족 지원센터에서 1주일에 2회 강사가 판티디엔씨 가정을 방문해 한글을 가르쳐 주고 있지만, 판티디엔 씨는 욕심을 부리며 하루라도 빨리 배우기 위해 복습하고 또 복습을 한다는 것.

우리나라로 시집 온 판티디엔 씨가 칼국수를 만들기 위해, 손수 만든 국수를 들어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로 시집 온 판티디엔 씨가 칼국수를 만들기 위해, 손수 만든 국수를 들어 보이고 있다.
ⓒ 유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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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티디엔씨를 만나기 위해 취재진이 방문하던 날, 마침 판티디엔씨는 칼국수를 끓이기 위해 국수를 정성스럽게 자르고 있었고, 잠시 후 한상 차려진 칼국수가 나와 시장한 요기를 판티디엔씨 시댁 가족들과 함께 맛있게 먹었다.

판티디엔씨가 남편인 백남수씨를 만나게 된 것은, 올해 3월로, 남편 친척이 소개해서 남편이 베트남으로 와서 가족들에게 인사를 하고, 베트남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남편을 따라 한국으로 왔다는 것.

"처음 남편을 만났을 때는 나이 차이가 나서 망설였지만, 너무 자상해 보여 결혼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판티디엔씨는 "한국에 와 보니, 남편의 가족들이 딸처럼 이뻐해 주고, 또 남편 역시 너무 잘해주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판티디엔 씨 가족의 화목한 모습 (사진우측으로부터 남편 백남수, 베트남 판티디엔, 이모 박순옥, 시아버지 백학승, 시어머니 박옥희 씨)
 판티디엔 씨 가족의 화목한 모습 (사진우측으로부터 남편 백남수, 베트남 판티디엔, 이모 박순옥, 시아버지 백학승, 시어머니 박옥희 씨)
ⓒ 유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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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버지 백학승씨는 "언어와 생활 문화권이 다른 나라에서 시집온 며느리가 어른을 공경하는 예절이 한국 젊은 사람들과 비교하지 못할 정도로 예의가 바르다"며 "매일 저녁마다 이부자리를 깔아주고, 아침에는 다시 깐 이부자리를 개어서는 정리한 후, 손수 서툴지만 식사를 차려줘서 너무나 고맙고, 며느리 덕에 호강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또한 가족은 판티디엔씨가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시집와 처음 맞는 추석인 만큼 며느리에게 송편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고, 각종 차례 음식을 가르쳐 주면서 한국의 문화와 추석에 대한 의미를 알려주기 위해 요즘, 며느리와 함께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이와 함께 "생활문화가 다른 나라에 와서 시어른 모시려면 음식부터 어려운 게 한두 가지가 아닐텐데"라며 이모 박순옥(강림면·57세) 씨는 "눈썰미가 좋아 호박과 감자로 만드는 한국 반찬을 어깨 너머로 보고도 곧잘 만들고 간도 잘 맞춘다"며 "추석 음식도 이번에 배우면 다음에는 프로처럼 잘 만들 것 같다"며 칭찬했다.

남편 백남수씨와 함께 결혼 앨범을 보고 있는 판티디엔씨
 남편 백남수씨와 함께 결혼 앨범을 보고 있는 판티디엔씨
ⓒ 유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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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백씨도 "아내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인 김치찌개, 된장찌개 등을 만드는 법을 빨리 배웠다"며 "마음이 너무나 예쁘다"고 자랑한다. 판티디엔 씨의 명랑하고 부지런한 성격탓에 마음주민들은 "효심 깊고, 착한 며느리로 요즘의 한국여성과 다르다"고 칭송이 자자하다.

판티디엔씨는 "한국에서 생활은 4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처음에는 한국 음식을 잘 못 먹어 고생이 많았는데, 이제는 남편이 좋아하는 요리는 조금 만들 수 있다"며 한바탕 웃음을 자아내며 작은 목소리로 취재진에게 말을 건네기도 했다.

한국에서 살면서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버지, 어머님이 너무나 사랑해 주고, 남편이 이해하고 사랑해줘서 힘든 것 없어요. 행복해요"라고 말하고 활짝 웃는다. 

옆에서 지켜보고 있던 시아버지 백학승씨는 "이제는 손자 손녀를 빠른 시일 내에 안겨주면 더이상 소원이 없겠다"며 취재도중 살며시 아들과 며느리에게 말을 건네며 "화목하고 건강을 유지하면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집 가훈"이라며 언어는 잘 통하지 않지만 며느리에게 자세히 설명한다.

남편 백남수씨와 판티디엔씨가 다정스런 모습으로 정원에 탐스럽게 열린 감을 가리키며 활짝 웃고 있다.
 남편 백남수씨와 판티디엔씨가 다정스런 모습으로 정원에 탐스럽게 열린 감을 가리키며 활짝 웃고 있다.
ⓒ 유재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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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티디엔씨는 "그동안 어머니와 이모님에게 배운 솜씨로 이번 추석 차례상을 차릴 거예요"라며 "이번 추석이 처음 맞지만 각종 튀김, 전 등 우리음식 조리법을 배워 내년에는 추석 차례상도 혼자서 차려보고 성묘도 함께 하고 싶다"고 말한다.


태그:#다문화가정, #횡성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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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1993년부터 지역신문 기자로 활동하면서 투철한 언론관으로 직업에 대해선 자부심과 긍지를 느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국가와 지역사회 발전을 위해 정론직필 통해 바르고 깨끗한 사회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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