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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 별미김치로 우선 떠오르는 것이 갓김치입니다. 지역특산품인 여수 돌산갓김치 때문에 이제는 전국 각지의 사람들, 특히 서울내기들에게도 웬만큼 친숙한 이름이 됐지요. 사철 나오는 김치이기는 하지만 겨울에도 싱싱하고 향이 진한 돌산 갓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계절별미의 이미지까지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입니다.

돌산의 잘 생긴 갓을 써서 막 담근 갓김치. 알싸하면서도 깊은 맛이 매혹적이다.
▲ 돌산갓김치 돌산의 잘 생긴 갓을 써서 막 담근 갓김치. 알싸하면서도 깊은 맛이 매혹적이다.
ⓒ 강상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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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쏘는 알싸한 맛과 진한 향의 독특함'(전남대 생명산업공학부 최명락 교수) 때문에 갓김치는 오래 전부터 고들빼기김치와 함께 '전라도 이색 김치'의 대표 격으로 꼽혔답니다. 씁쓸한 맛이 일품인 고들빼기김치는 아직 갓김치만큼 일반적인 품목은 아니지만, '입맛 좀 다신다'는 이들에게는 이미 상식이 되어 있지요.

아름다운 섬 돌산도에서 좋은 갓이 잘 자라기 때문에 이곳 갓김치가 유명하답니다. 햇빛 좋고 따뜻한 데다 토질이 비옥해 이 섬은 채소재배의 최적지라고 여수시 특산품유통과의 한 관계자는 설명합니다. 1950년대 중반부터 돌산도에서 갓을 많이 재배하였는데 그 이름이 알려지면서 품종개량이 거듭돼 돌산 갓만의 특징을 갖추게 됐다는군요.

여수 시내에서 멋진 다리로 연결된 섬 돌산도나 여수에는 갓김치 등을 만드는 공장이 많습니다. 또 '우리집 별미김치'식의 가내(家內) 작업으로 전통을 쌓고 있는 군소 김치업체들도 많지요.

보통 배추나 무처럼 집에서 김치로 담가 먹어도 무난합니다. 사실 갓은 이제 남해안뿐만 아니라 거의 전국에서 재배되는 채소가 됐고, 돌산 갓과 다르기는 하지만, 구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무게를 기준으로 다듬어 절인 갓 85~90%에다 고춧가루(2.5%), 마늘(1%), 생강(0.5%), 젓갈(3%) 파(2%) 소금(3%) 정도의 비율로 버무립니다.

젓갈은 멸치젓 새우젓 까나리액젓 중 하나를 선택합니다. 젓갈에 따라 맛의 깊이나 풍미(風味)가 달라진다고 하네요. 새우젓은 시원하고 깔끔한 맛, 멸치젓은 무게가 좀 나가면서 진한 맛을 낸다고들 합니다.

갓 담근 갓김치도 그 맛이 좋지만 잘 익은 상태로도 훌륭한 별미 대접을 받습니다. 여수 사람들은 섭씨 4도 정도에서 1~2주 숙성한 것을 '적당한 맛'으로 치며, 돼지고기나 홍어요리에 곁들이는 것을 즐겨합니다.

숙성되는 과정에서 다소 질긴 느낌인 섬유질이 부드러워집니다. 포기김치 대신 곰삭은 갓김치를 생선조림에 넣으면 맛이 훨씬 강하지요. 찌개로도 좋고요. 다음 별미로는 말 나온 김에 고들빼기김치의 참 맛을 보여 드릴게요.


태그:#돌산갓김치, #여수 , #남해바다, #계절별미, #배추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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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등에서 일했던 언론인으로 생명문화를 공부하고, 대학 등에서 언론과 어문 관련 강의를 합니다. 이런 과정에서 얻은 생각을 여러 분들과 나누기 위해 신문 등에 글을 씁니다. (사)우리글진흥원 원장 직책을 맡고 있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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