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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가 끝이 났는지 작열하는 태양이 우리의 가는 길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비가 오던 때에는 빨리 날씨가 개어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렇게 더워지니 더 걷기가 힘이 든 것 같습니다.

섭씨 30도를 웃도는 기온. 거기에 더해진 아스팔트의 열기. 우리의 걸음도 조금씩 더디어져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를 보듬으며 조금씩 조금씩 앞을 향해 걷고 있는 것은 혼자가 아닌 4명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입니다.

<15일차(19일) 도보 일정>

05시 30분 기상. 아침식사 후 07시부터 도보 시작. 11시 오전 도보 종료. 점심 식사 후 휴식. 16시 도보 재개. 18시 도보 종료.

총 도보시간 5시간. 이동거리 약 23km.

귤 건네던 경찰 아저씨 "33도인데 걸어 가려고?"

아침 일찍부터 걷기 시작하였는데도 일찍 뜨는 태양이 가는 길을 막아 섭니다. 빨리 걷지 않으면 더 뜨거워질 것을 알기에 이 정도의 태양은 무리가 되지 않습니다.

오전 10시가 넘어설 무렵부터 그 뜨거움이 더욱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차드'의 발 상태가 나빠졌습니다. 차드는 세번째와 네번째 발가락 사이 통증을 호소했습니다. 지금까지 함께 잘 왔는데 조금씩 뒤쳐지기 시작합니다. 더이상 빨리 걷는 것은 무리일 것 같아 속도를 늦추고 휴식을 취하기로 했습니다.

휴식을 취하기로 한 곳은 어떤 경찰 아저씨께서 검문을 하시던 곳 바로 옆 정자. 경찰 아저씨는 수원에서 걸어 왔다는 우리들 말에 참 대단하다며 차 안에 있던 귤을 건넵니다. 하나 뿐이 없다고 미안하다며. 그리고는 날이 너무 덥다며 이 온도에서 걷는 건 무리니 차에 타라고 권합니다.

약간의 고민이 들었지만 우리도 더이상 걸을 수 없는 상태가 되었고 점심도 먹어야 하기에 경찰차에 타기로 결정했습니다. 우리는 다들 처음 타보는 경찰차에 신기해 하며 무안읍내 까지 조금 편안하게 올 수 있었습니다. 친절을 베풀어 주신 이름 모를 경찰 아저씨께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16일차(20일) 도보 일정>

06시 30분 기상. 08시 도보 시작. 점심 휴식 없이 18시 까지 도보 강행. 18시30분 숙소 정한 후 도보 종료

총 도보 시간 9시간. 이동거리 약 29km.

노래로만 듣던 '목포는 항구다'...정말일까? 눈으로 직접 확인 하리라

목포 초입. 하지만 여기서 부터 시내까지도 10여km를 더 가야 합니다.
 목포 초입. 하지만 여기서 부터 시내까지도 10여km를 더 가야 합니다.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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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했습니다. 과연 '목포는 항구다'의 노래처럼 정말 목포는 항구인 것인지. 그래서 확인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무안에서 목포까지의 거리는 약 30km 정도. 평소대로 휴식을 취한다면 갈 수 없을지도 모르는 거리였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낮잠없이 목포까지 걷기로 결정했습니다.

찌는 날씨 때문에 매우 힘들었습니다. 목포 초입에 들어 와서도 시내까지 약 10km 정도를 더 가야 했기에 '목포시'라는 표지판을 보고도 '앞으로 갈길이 멀군…'이라는 생각이 들었으니 말이죠.

평소보다는 조금 느리게 걸었지만 그래도 꾸준히 걸어서 목포 시내까지 도착했습니다. 시간이 늦어져 우리가 궁금해 하던 '목포는 항구인가?'에 대한 해답은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

21일 도보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항구에 들러 그 답을 두 발과 두 눈으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덕사의 여승'이라는 노래 제목처럼 정말 '수덕사에는 과연 여승이 살고 있는가?'에 대한 해답을 찾지 못했기에 '목포는 항구인가?'에 대한 답이 더욱 궁금해 집니다.

오랜만에 하루를 정리하는 사진을 게재 하자면 아마도 이 사진이 될 것 같습니다. 30도가 넘는 기온이지만 천천히, 그리고 즐겁게 우리는 가고 있습니다.

매우 덥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갑니다.
 매우 덥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갑니다.
ⓒ 송병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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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도보여행, #청춘불패, #자취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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