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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뽕의 양도 푸짐하고 국물 맛이 좋다.
 짬뽕의 양도 푸짐하고 국물 맛이 좋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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뭍에 가면 자장면을, 바다에 인접한 곳에 가면 짬뽕을 먹으라고 했다. 그 지역에서 풍부하게 나는 산물을 두고 이르는 말이다. 아무래도 산골마을에 가서 짬뽕을 먹는 거 보다는 바다가 인접한 지역에서 먹으면 해산물의 양도 푸짐하고 싱싱한 것은 당연지사.

포털사이트 다음에 '면발러버 면식기'라는 블로그가 있다. 그는 '늘푸른'이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며 면이 있는 음식점이면 전국 어디든 한달음에 달려가곤 한다. 그의 면 타령을 한번 들어보자. 그의 면 타령을 듣고 있노라면 문득 면이 그리워진다.

"밥아~~~ 네가 아무리 맛있어봐라~~ 내가 면 사먹지 밥 사먹나~~~~ㅎㅎ"

은혜반점의 짬뽕이다.
 은혜반점의 짬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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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소개하는 면으로 유명한 집을 찾아가기에는 너무 멀다. 그래서 주변을 살펴봤다. 소문난 집 몇 곳을 돌아봐도 그저 그렇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더니 뭐~ 그 짝이다. 오늘 다녀온 이곳 역시 인근에서는 제법 입소문이 자자한 집인데 뭔가 좀 달랐다.

여수 공화동의 골목길에 있는 조그마한 중국집이다. 근처를 지나면서도 쉬 지나치기 십상이다. 마을 주민의 안내를 받아 찾아갔다.

안주인에게 이 집의 대표음식 하나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더니 딱히 내세울만한 게 없다며 빙그레 웃는다.

"음식 잘한다고 소문났던 걸요."
"아저씨가 잡솨 보고 평가해야죠?"

중국집 운영 25년, 면발에서 그 세월의 진득함이 묻어난다.
 중국집 운영 25년, 면발에서 그 세월의 진득함이 묻어난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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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블 5개, 실내는 아담하다. 허름한 겉모습과는 달리 깨끗하게 정돈이 잘되어 있다. 여느 중국집과 달리 주방이나 주변도 청결하다. 허걱~짬뽕의 양이 장난 아니다. 해산물도 푸짐하고 짬뽕국물 맛은 깔끔하다.

"제아무리 맛있게 해도 손님 입에 맞어야 맛있는 겁니다. 채소와 새우, 반지락, 석화, 오징어, 돼지고기가 들어갔어요."

면발은 약간 굵은 편이다. 기계면이라는데도 밀가루 반죽을 잘해서일까 면이 수타면에 가까운 수준이다. 공화동에서만 25년, 면발에서 그 세월의 진득함이 묻어난다.

"면은 반죽하기에 매였어요."

개운한 국물에 면발 당기는 짬뽕이다.
 개운한 국물에 면발 당기는 짬뽕이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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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일은 사장 내외분이 번갈아 가며 한다. 그래서 한결같은 맛을 오롯이 유지할 수 있다. 이를테면 둘 다 주방장인 셈이다.

"식당을 오래 해 논께..."

일반 중국집은 배달이 주를 이루는데 이집은 특이하게도 점심시간에 배달을 않는다. 식당이 한가한 오후 시간에만 배달을 한다고 한다.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다. 오랜만에 면발 당기는 집을 만났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짬뽕, #자장면, #중국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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