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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자 재능교육지부장은 용역업체의 폭력은 "기억조차 하기 싫은, 다시 되뇌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고 밝혔다.
 유명자 재능교육지부장은 용역업체의 폭력은 "기억조차 하기 싫은, 다시 되뇌고 싶지 않은 경험"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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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시위하는 여성조합원 한 명을 용역 7~8명이 둘러싼 채 한쪽은 몸싸움 하고, 한쪽은 채증하고, 한쪽은 욕설을 해댔습니다."

용역경비업체 직원들로부터 당했던 숱한 폭행 등의 행태를 전하면서 유명자 학습지노조 재능교육지부장은 끝내 눈물을 보였다. 지난 5일 오후 3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용역폭력 노조파괴 규탄 및 투쟁사업장 문제해결 촉구 결의대회'에서였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를 비롯해 금속노조, 서비스연맹, 공공노조 등의 투쟁사업장 조합원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은 용역업체의 폭력문제에 대해 고용노동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최근 '노사분쟁 전문 경호경비 법인'을 표방한 용역업체 CJ시큐리티가 유성기업, 재능교육, 수원여자대학 등 노사갈등이 심각한 사업장들에 개입해 노조 조합원 채증, 미행, 몸싸움 등을 하면서 '노조 파괴'를 일삼아 온 자료가 공개되면서 사회문제화됐지만 해당 업체는 별다른 처벌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해당 자료 중 '고객사 선물 배송 현황(양주)'에 언급되기도 한 고용노동부나 경찰 당국이 용역업체와 사용자들을 비호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유성기업 뺑소니... 용역 폭력은 곳곳에서 현재 진행 중"

최근 한 언론에서 밝힌 용역업체 CJ시큐리티 관계자 자료에 따르면, 신은정 경산삼성병원 분회장 등의 처리방안에 대해 '성매매, 강간, 교통사고 위장' 등이 거론돼 있었다.
 최근 한 언론에서 밝힌 용역업체 CJ시큐리티 관계자 자료에 따르면, 신은정 경산삼성병원 분회장 등의 처리방안에 대해 '성매매, 강간, 교통사고 위장' 등이 거론돼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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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일 넘게 투쟁하면서 용역들로부터 무수한 성희롱, 폭행에 시달렸다고 한 유명자 지부장은 "처음엔 기억조차 하기 싫은, 다시 되뇌고도 싶지 않은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유 지부장은 CJ시큐리티 직원에게서 "최소 1년 계약 갱신을 목표로 들어왔다"고 들었다면서, "용역업체의 장기 고객인 재능교육은 결국 1년은 작정하고 용역을 투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 과정에서 1인시위조차 힘들어서 1인시위를 하기 위해 수백 일씩 노숙을 하면서 집회신고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용역업체 자료에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던 신은정 공공노조 경산삼성병원 분회장은 "유성기업 현장에서 입수됐다는 그 문건에 따르면, 경산삼성병원 노동자 처리방안으로 성매매, 강간, 교통사고 위장 등이 적혀 있었다"면서 "하지만 재능에서는 용역들의 폭력이 있었고, 유성에서는 뺑소니 사건이 일어나는 등 해당 문건은 단지 계획이 아닌, 현재 실행 중인 상태로 볼 수밖에 없다"고 분노했다.

경산삼성병원은 병원 파산 후 인수 사업자가 노조측과 맺었던 고용승계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노동자 10여 명이 400일 넘게 '고용승계 약속 이행'을 요구하면서 투쟁하고 있다.

신 분회장은 "사용자가 노동자들과의 약속은 지키지 않고 대화도 중단한 채 버티기를 하면서 용역깡패에게는 몇 억이라도 아깝지 않은 것 같다"며 "하루일과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용역에게 몸싸움을 당하는 건데 경찰은 그걸 그대로 지켜보고 있고, 노동청은 이름은 고용노동청으로 바뀌었지만 고용문제에 관여를 못한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여성노동자 폭행 모습 본 경찰, "112에 신고하세요" 말뿐

김성금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사무국장은 "경륜, 경정장에서 수천, 수억원을 잃은 고객들이 온갖 욕설을 해도 참을 수 있었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파괴된 아픈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다 참다 못참고 '우리도 인간'이라고 외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더니 해고가 됐다. 그런데 이제 아들뻘되는 용역들로부터 똑같은 성희롱과 폭행을 당하고 있다. 우리도 인간이고 싶다"고 토로했다.
 김성금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사무국장은 "경륜, 경정장에서 수천, 수억원을 잃은 고객들이 온갖 욕설을 해도 참을 수 있었다. 그들은 정신적으로 파괴된 아픈 사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참다 참다 못참고 '우리도 인간'이라고 외치기 위해 노조를 만들었더니 해고가 됐다. 그런데 이제 아들뻘되는 용역들로부터 똑같은 성희롱과 폭행을 당하고 있다. 우리도 인간이고 싶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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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역업체의 여성 조합원들에 대한 성적 폭력은 그 심각성이 더하다.

김성금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사무국장은 "저희 조합원들 나이가 대부분 53, 54세쯤 되는데 자식들 나이가 대체로 용역보다 많거나 비슷하다. 다들 내 자식 같아서 용역 애들을 나쁘게 보지 못한다. 그런데 내 자식 같은 그 애들이 입만 열면 나오는 소리가…. 'XX년'은 기본이고 나는 '니 XX를 찢어버리겠다'는 소리까지 들었다. 1인시위를 하면 위아래로 훑어본다"면서 "고객님들한테도 그런 경험을 많이 당해서 노조를 만들었는데, 그래서 해고도 됐는데 내 자식 같은 아이들한테서 또 그런 소리를 들으니 최소한의 인간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다"고 울먹이면서 "정말 인간으로 살고 싶다"고 외쳤다.

김 사무국장은 얼마 전 용역업체 직원에게 매다 꽂혀 디스크를 다치기도 했다. 조합원들이 당시 현장에 있던 관할 경찰서 경찰에게 현행범이니 잡아달라고 하자 경찰은 "112에 신고하세요"라고만 했단다. 김 사무국장은 지나가다가 아들 같은 사람한테 폭행당하는 여성을 보고 "이유 먼저 묻겠습니까? 하지 말라고 말리겠습니까?"라고 되물었다.

투쟁사업장 노동자들은 이런 용역업체의 폭력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아무리 근로감독을 요구해도 묵묵부답"이라면서 유명자 지부장 등 대표자들이 노동청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고 했지만 고용노동청의 문은 굳게 닫힌 채 경찰병력에 막혀 무산됐다.

"노동자가 노동부 간다는데 왜 막아요?"라는 노동자의 질문에 고용노동청 관계자는 아무런 답도 하지 않았다.

지난 5일 오후 3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용역폭력 노조파괴 규탄 및 투쟁사업장 문제해결 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
 지난 5일 오후 3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용역폭력 노조파괴 규탄 및 투쟁사업장 문제해결 촉구 결의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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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삭감하지 말라고 요구한 게 1300일 넘게 투쟁할 일인지, 용역들로부터 그렇게 성희롱, 폭행당할 일인지 모르겠다"고 발언한 유명자 재능교육지부장은 결의대회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임금 삭감하지 말라고 요구한 게 1300일 넘게 투쟁할 일인지, 용역들로부터 그렇게 성희롱, 폭행당할 일인지 모르겠다"고 발언한 유명자 재능교육지부장은 결의대회 내내 눈시울을 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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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대회 주최측이 '노조파괴공작' 당사자이자 비호세력으로 꼽은 '창조컨설턴트, 노동부, 경찰, CJ시큐리티, MB정부'에 대한 상징의식.
 결의대회 주최측이 '노조파괴공작' 당사자이자 비호세력으로 꼽은 '창조컨설턴트, 노동부, 경찰, CJ시큐리티, MB정부'에 대한 상징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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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결의대회 대표단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접수하려고 했던 '용역업체 폭력에 대한 노동청의 대책과 투쟁사업장 현안 해결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은 경찰에 막혀 전달되지 못했다.
 이날 결의대회 대표단이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접수하려고 했던 '용역업체 폭력에 대한 노동청의 대책과 투쟁사업장 현안 해결을 촉구하는 항의서한'은 경찰에 막혀 전달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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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CJ시큐리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재능교육, #국민체육진흥공단, #경상삼성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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