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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10시 40분 안철수 무소속 후보가 긴급 기자회견을 한다는 정보를 얻었다. 기다리는 동안 <한겨레>와 가진 15일의 인터뷰와 9월 16일 출마를 선언하며 밝힌 '출마선언문'을 찬찬히 일고 또 읽어본다. 

잠시 뒤 예정된 시간, 카메라와 녹음기를 준비하고 컴퓨터 모니터를 겸해 사용하는 TV를 켰다. 지상파에서는 중계할 예정이 없었던 모양이다. 평소 그대로의 방송만 보여주고 있다. YTN으로 채널을 돌리자 기자회견장으로 카메라를 옮기겠다는 아나운서의 말이 들린다.

기자회견장으로 들어선 안철수 후보의 표정은 여느 때와는 다르게 굳어 있다. 평소라면 얼굴에 미소가 보이는데 전혀 그런 기색을 찾을 수 없고, 곧장 단상으로 올라 준비된 기자회견문을 꺼냈다.

18대 대선 후보단일화협의 잠정중단에 대한 긴급기자회견을 하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YTN 화면을 촬영했다.
▲ 안철수 무소속 후보 긴급기자회견 18대 대선 후보단일화협의 잠정중단에 대한 긴급기자회견을 하는 안철수 무소속 후보를 YTN 화면을 촬영했다.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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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당의 확고한 쇄신 실천의지만 보여주면 바로 만나서 새 정치 실현과 얼마 시간, 남은 단일화 방식 의논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중 준비된 원고를 보는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를 YTN 화면을 촬영.
▲ 안철수 무소속 후보 긴급기자회견 기자회견중 준비된 원고를 보는 안철수 무소속 대통령 후보를 YTN 화면을 촬영.
ⓒ 정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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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으로 보아서 기자회견은 방송국이 아닌 공평동에 있는 안철수 후보의 진심 캠프에서 진행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기자회견은 15일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사옥에서 임석규 정치부장과 단독으로 가진 인터뷰 내용에 비해 짧게 진행됐다. 또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별도의 질의응답은 가지지 않고 회견장 밖으로 나가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됐다.

이제 다시 많은 유권자의 시선은 문재인 후보와 민주통합당으로 쏠리게 됐다. 기자회견에서 안철수 후보는 민주통합당이나 문재인 후보에게 무엇이 문제점인지를 분명하게 짚어주지는 않았다. 어떤 부분을 고쳐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되는지에 대해 스스로 해답을 찾으라는 선문답처럼 들린다.

"정치혁신은 낡은 구조와 방식을 깨는 것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고 한 뒤 "진정으로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어제 문재인 후보께서는 잘못된 것이 있다면 사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진심을 저는 믿습니다"라 했다. 잘못된 것이 어떤 부분인지를 문재인 후보가 안다면 해결은 쉽다. 문제는 안철수 후보가 강조한 "그 진심을 믿는다"는 의미다. 문재인 후보의 진심과 안철수 후보가 원하는 진심이 일맥상통해야 가능한 이야기다.

"문 후보께서 낡은 사고와 행태를 끊어내시고 인식의 대전환을 이끌어주시길 바랍니다, 국민이 요구하고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당혁신 과제를 즉시 실천해주시기 바랍니다"고 밝힌 뒤 "문재인 후보께서 직접 단일화 과정의 문제점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실 때입니다, 지금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재발방지책을 마련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제기된 당의 혁신'과 '단일화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확인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면 당장 단일화협상을 재개하겠다고 했다. 요지는 모두 이것뿐이다. 이제 다시 단일화 논의가 전개되는 일은 문재인 후보의 민주당에 대한 혁신으로 바통이 넘겨졌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다음 뷰 ‘한사의 문화마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철수, #후보단일화, #협상재개, #긴급기자회견, #18대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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