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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사형수를 처형한 뒤에 장기를 적출하는 관행은 1980년대 중반에 시작되었다. 그때부터 사형수들이 이식 장기의 주요 공급원이 되었다는 사실은 일반적으로 인정된다. 처형된 숫자는 완만하게 증가했는데, 장기이식의 숫자는 1999년부터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차이나 데일리(中國日報)>의 보도에 따르면 장기 이식이 2005년에는 2만 건에 달했다고 한다. 그리고 1999년에 약 150개였던 장기이식센터가 2006년에 약 600개로 증가했다. (줄임)

국제엠네스티는 중국에서 매년 약 2000명의 죄수들이 처형된다고 추산한다. 다른 단체에서는 약 8000명이 처형된다고 추산하기도 한다. 이것은 대략 하루에 6~22건의 처형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간 1만~2만 건 이식된다는 것은, 매일 27~54건 이식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시대의 창 펴냄)는 '중국 정부의 생체 장기적출에 관한 보고서' 한국어판이다.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
ⓒ 시대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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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의하면 2003년부터 2009년 사이에 중국 전역에서 있었던 자발적 장기 기증은 단 130건에 불과하다. '죽은 뒤에도 신체가 깨끗이 보존되어야 한다'는 유교의 영향이 오늘날의 중국인들에게도 여전히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의 사고방식이 이렇고 보니 중국에는 효과적이고 공식적인 장기기증 프로그램이 없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해봤자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장기기증 관련 노력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오늘날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장기이식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다.

세계인들에게 중국은 언제든 쉽게, 그리고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장기이식을 할 수 있는 나라로 유명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도 중국은 장기이식을 비교적 쉽게 할 수 있는 나라로 많이 알려졌다.

실제로 "내가 아는 아무개가 중국에서 장기이식을 받았다"거나 "오래 기다릴 것이 없이 중국에 가 장기이식을 받으면 될 것"이란 말을 주변에서 그리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그렇다면 중국의 그 많은 장기들은 어떻게, 어디로부터 나오는 걸까? 장기를 기증하는 사람들도 거의 없고, 중국 정부가 장기 출처라고 공식적으로 내세우는 사형수도 장기이식 건수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데 말이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중국의 병원들이나 장기이식센터들이 '어떤 장기든 2~3주 안에 이식이 가능하다'거나, '장기이식 후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다시 이식을 해준다'는 광고까지 공식적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장기가 언제 어디서든 필요할 때마다 쓸 수 있도록 만들어 낼 수 있는 부속품도 공산품도 아닌데, 게다가 이식할 장기가 이식할 몸에 적합할 가능성도 쉽지 않을 터인데 어떻게 이런 현실이 가능할까?

만약 이 마지막 이유(기자 주: 중국이 장기출처로 내세우고 있는 사형수들은 중국에서 흔한 질병으로 중국 4개 도시 조사결과 감염률 62.6%인 B형 간염 감염률이 일반인들보다 높아 사형수로부터의 장기 이식률은 낮다)만을 독자적으로 놓고 본다면, 100명의 이식 환자를 위하여 267명의 사형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른 요소들까지 고려한다면, 그 비율은 대략 10대 1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1년에 1만 건의 장기이식이 이루어진다면, 장기의 유일한 공급처가 사형 선고를 받고 처형된 죄수들이라는 가정아래 1년에 10만 건의 처형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줄임)

내 추측으로는 중국에서 매년 1만 건의 이식이 있는데, 그중 1000건은 사형 선고를 받고 처형되는 수감자에게서, 500건은 살아있는 기증자에게서, 500건은 티베트인이나 위구르인 또는 가정기독교인에게서, 나머지 8000건은 파룬궁 수련생들에게서 나온 것이다. -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 '데이비드 메이터스'의 글 중에서

그동안 세계인들은 중국의 국가기관이 생체장기적출에 깊이 관여되어 있음을 고발, 비난해 왔다. 그럼에도 중국 정부는 계속 부인해왔다. 이에 중국의 비윤리적이며 야만적인 장기이식을 위한 장기 조달을 막고자 비정부기구인 '강제 장기 적출에 반대하는 의사들'이 설립되었다.

그와 함께 세계 곳곳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지난 몇 년간 중국에서 장기이식을 받은 사람들의 증언을 듣는다거나 중국의 현실을 반영한 다양한 조사와 연구를 하는 등과 같은 활동을 해왔다.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는 이런 결과 나온 책이다. 중국 정부가 엄연한 물증들이 있음에도 앞뒤가 맞지 않는 변명으로 계속 부인해왔던 것들을 최초로 공개한 책이다.

저자는 모두 12명. 4개 대륙의 의사와 변호사, 교육자, 정치가, 저술가, 연구자로 이뤄진 저자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중국 정부가 그동안 적극 부인해온 생체 장기 적출 그 현장 가까이로 접근해 그 실태를 고발한다.

L은 이런 야만적인 처형(기자 주 : 장기이식날짜에 맞춰 살아있는 채로 장기적출 후 처형하는)에 익숙해졌다고 한다. 처형 며칠 전에는 흰옷을 입은 남자가 와서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의 혈액샘플을 채취하여갔다. 처형 당일에는 흰옷을 입고 흰 장갑을 낀 남자들 너 댓 명이 와서 밖에 대기하고 있는 적십자 표시가 있는 흰색 앰블런스로 사형수를 데려갔다. 이 모든 것은 감옥의 창문을 통하여 볼 수 있었다. 한번은 L이 조사를 받던 도중, 사형선고를 받은 사람 중 한명이 옆방에서 목에 주사를 맞고 있었는데, 주사기에 액체가 반쯤 있었다. 한 시간 후에도 그 수감자는 계속 그 자리에 있었는데 주사기는 비어있었다. L이 조사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방장이 말하기를, 그 수감자는 장기가 적출될 때까지 장기를 보존하고 무감각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 마취제를 맞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다. 방장의 말을 듣고 나서야 L은 사형선고를 받은 죄수들의 장기가 이식을 위하여 약탈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처형 날짜는 인근의 병원과 상의하여 정해지며, 처형되는 정확한 시간은 이식이 필요한 때로 정해진다. -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에서

특히 파룬궁 수련생들의 생체 장기 적출 희생은 학살 수준에 이른다. 수감자로 중국의 여러 감옥을 거친 바 있는 L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의 중국 정부 기관이 개입된 생체장기적출 실태를 명확하게 입증해주는 증언들은 끔찍하다. 외면하고 싶을 정도로 잔인하다.

저자들에 의하면 오늘날 세계의 여러 나라에서 불법 장기 매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한다. 그 어떤 나라도 불법 장기 매매로부터 떳떳할 수 없으며, 안전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중국처럼 국가가 개입 혹은 묵인하는가. 불법으로 간주해 근절을 위한 노력을 하는가에 따라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경우 과거 한 해에 150명 이상의 환자가 중국으로 가 장기이식을 받았으나 여러 사람들의 노력 결과 중국 내 강제장기적출 사실을 알게 된 후 장기이식법을 개정했다.결과 이스라엘의 중국 원정 장기이식 환자 수는 2006년 155명에서 2011년 26명으로 크게 줄었다. 동시에 국내 장기 기증률이 68% 증가했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그리고 이 책이 더 가치 있는 이유는 중국의 불법 장기 이식과 생체강제적출 실태를 파헤치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이스라엘과 같은 실례를 들어 이를 막을 수 있는 대안과 다양한 노력 방법들을 책의 뒷 부분에 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게 되는 독자들 대부분은 그동안 사람들 입에 회자되었던 중국의 장기매매 실태 그 끔찍한 현실이 사실이며, 훨씬 심각하다는 것에 분노할 수밖에 없으리라. 아울러 이 끔찍한 현실이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과 어느 정도는 연관되어 있음을, 이제라도 우리가 주목해 막지 않으면 불법 장기 매매 그 희생으로부터 그 누구도 안전하고 자유로울 수 없으리란 생각에까지 미치리라.

파룬궁 수련생들이 생체장기적출에 많이 희생되는 이유는...
파룬궁은 불가공법에 뿌리를 둔 찐(眞(진)), 싼((善)), 런(인(忍))의 궁극적인 가치를 수련하는 고대 수련법이다. 1992년 리홍쯔가 처음 시작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파룬궁 수련이 건강 증진과 사회도덕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선전하며 적극 장려했다. 그러자 1998년에 7000만~1억 명에 달하는 중국인들이 파룬궁 수련에 참여했다. 이는 공산당원의 수를 넘는 인원이었다. 이에 공산당 지도자인 장쩌민은 당황했다. 그리하여 1999년 7월 20일 파룬궁을 진압하라고 지시한다.

당시 파룬궁 수련생 수십만을 체포함과 동시에 국가의 모든 선전 매체를 동원해 파룬궁을 사교로 묘사했다. 그와 함께 소위 '610사무실'이란 특별 기구를 만들어 행정 및 사법부를 넘어서는 초법적 권한을 부여하며 파룬궁 박해와 근절을 맡겼다. 중국 정부의 이런 조치로 잡혀 들어간 파룬궁 수련생들은 상상을 초월하는 야만적인 고문과 정신적인 학대를 당하거나 살해되었다. 그럼에도 어느 변호사도 파룬궁을 변호하지 못했다.

파룬궁 수련생들은 가족이나 동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신분 노출을 꺼렸다. 이는 가족들조차 행방을 알 수 없게 사회에서 증발해 버리는 주요한 원인이 되었다. 나아가 대규모 장기 적출의 자원이 되는데 전혀 걸림돌이 되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파룬궁 초기 선전했던 것처럼 건강 증진에 도움이 되는 수련법인지라 파룬궁 수련생들의 장기가 사형수들보다 상대적으로 건강했다. 참고로, 2012년 3월 23일 황제푸 부부장이 "사형수들의 장기가 세균에 감염되어 있는 확률이 높아 이식 장기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혹독한 고문을 당하거나 살해, 혹은 장기적출을 당해도 이제까지 그 누구도 파룬궁을 변호할 수 없을 정도로 중국 정부가 파룬궁 박해와 근절에 적극적인 것도 파룬궁 수련생들의 생체장기적출 그 희생이 많은 이유가 되고 있다. 참고로 현재 중국에선 파룬궁이 살해당하거나 장기적출을 당해도 전혀 범죄시하지 않는다. (책의 내용을 토대로 정리)

덧붙이는 글 |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 엮음:데이비드 메이터스, 톨스턴 트레이 | 옮김:이은지, 조연호, 채승우 | 시대의창 | 2013년 3월 15일| 15,000원



국가가 장기를 약탈하다 - 중국의 생체 장기 적출에 관한 보고서

데이비드 메이터스 외 엮음, 이은지 외 옮김, 시대의창(2013)


태그:#생체장기적출, #불법장기매매, #불법장기이식, #파룬궁,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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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제게 닿아있는 '끈' 덕분에 건강하고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책동네' 기사를 주로 쓰고 있습니다. 여러 분야의 책을 읽지만, '동·식물 및 자연, 역사' 관련 책들은 특히 더 좋아합니다. 책과 함께 할 수 있는 오늘,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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