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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홍천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졸업식(2012년 12월) 고등·대학 통합 학교인 삼일학림이 2014년 문을 연다. 삼일학림은 생명 평화의 삶을 기치 삼아 참교육의 길을 닦아 온 아름다운마을공동체가 준비하는 학교다. 고등과 대학을 하나의 과정으로 합치는 이유는 대입 편향 교육의 현실을 극복하려는 시도다.
 강원도 홍천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졸업식(2012년 12월) 고등·대학 통합 학교인 삼일학림이 2014년 문을 연다. 삼일학림은 생명 평화의 삶을 기치 삼아 참교육의 길을 닦아 온 아름다운마을공동체가 준비하는 학교다. 고등과 대학을 하나의 과정으로 합치는 이유는 대입 편향 교육의 현실을 극복하려는 시도다.
ⓒ 아름다운마을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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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대학 통합 과정 '삼일학림(三一學林)'이 2014년 개교한다. 삼일학림은 참교육의 길을 닦고자 하는 '아름다운마을공동체'에서 세워 나갈 배움터다. 고등·대학 통합 학제는 기존 초·중·고등과 대학으로 구분된 제도 속에서 굳어진 대입 편향 교육의 현실을 극복하려는 시도다. 삼일학림은 새로운 학제 속에 삶과 인문학의 순환 교육, 교과 선택제와 무(無)학년제를 구현하고자 한다.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생명을 살리는 삶의 기치 아래 10여 년간 교육 터전을 일궈 왔다. 공동체는 입시나 취업 때문에 아이들이 무한 경쟁에 빠지는 현실을 그냥 보고만 있을 수 없었기에 자체적으로 학교를 세웠다. 육아 품앗이를 시작으로 농촌(강원도 홍천)과 도시(서울 강북) 마을에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 중학교가 둥지를 틀었다. 이것이 결실을 보아 고등·대학 통합 학교를 세우는 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온 생명과 더불어 삶 공부... 학생·교사, 부모·자녀가 함께

삼일학림 설명회(2013년 10월) 삼일학림에서는 생명 평화의 삶을 교육 철학으로 삼는다. '삼일'에는 길과 진리와 생명을 향한 경외심, 온 생명과 더불어 사는 삶이 녹아 있다. '학림'은 학생과 교사,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공부하는 배움의 숲을 뜻한다.
 삼일학림 설명회(2013년 10월) 삼일학림에서는 생명 평화의 삶을 교육 철학으로 삼는다. '삼일'에는 길과 진리와 생명을 향한 경외심, 온 생명과 더불어 사는 삶이 녹아 있다. '학림'은 학생과 교사, 부모와 자녀가 함께 공부하는 배움의 숲을 뜻한다.
ⓒ 아름다운마을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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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학림이라는 이름에는 공동체의 교육 철학이 배어 있다. '삼일(三一)'은 인간이 온 생명을 자각하는 가장 원형적인 상징이다. 이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와 존재를 깨닫는 과정을 나타내는 말이다. 삼일에는 길과 진리와 생명을 향한 경외심이 녹아 있다. 이는 하늘·땅·사람의 조화 속에서 온 생명과 더불어 살고 평화를 이루는 삶으로 이어진다.

'학림(學林)'은 학생과 교사, 부모와 자녀가 함께 어우러져 공부하는 배움의 숲을 뜻한다. 학림은 학년과 과목을 분절하지 않는 통전적 배움터이다. 이곳에서는 추상적인 개념과 구체적인 삶을 연관시키고, 관념을 논리적으로 연결하고 합리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을 키우고, 자립적인 삶에 필요한 기술과 예술을 익히는 공부를 구현한다.

▲생명 순환의 삶을 위한 '농생활(農生活)' 역량 ▲주체적인 삶 속에서 피어나는 창의적 능력 ▲이웃이나 학문과 소통하는 능력 등을 육성하는 것이 삼일학림의 교육 목표다. 자립하는 삶을 위해 먹을거리와 살 집을 해결하고 자기 몸을 수련하는 법을 공부하며, 스스로 규율을 세우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학생 각자가 자기 흥미와 적성에 맞게 선택한 과목을 공부하게 해 창조성을 발현하도록 지원하고, 대안적 삶과 문명을 창의적으로 전망할 수 있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더불어 살기 위한 소통 역량과 학문을 삶과 연관시키는 능력을 배우고 훈련해 간다.

삶·인문학 순환 교육... 농생활·철학이 필수

삼일학림은 삶과 인문학이 순환하는 교육을 펼치려고 한다. 필수 교과는 생명 순환의 가치를 지향하는 농생활과 철학이고, 선택 과목은 우리말·수학·과학·영어·예술 등이다.
▲ 생동중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수업 현장 삼일학림은 삶과 인문학이 순환하는 교육을 펼치려고 한다. 필수 교과는 생명 순환의 가치를 지향하는 농생활과 철학이고, 선택 과목은 우리말·수학·과학·영어·예술 등이다.
ⓒ 임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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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학림에서 필수 과목을 이수하고 적정 학점을 취득하면 학습 과정을 마무리하는 예식을 치른다. 학림은 학년에 맞춘 고정된 과목들을 모두 들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학생이 자기 필요에 맞게 과목을 정해서 공부할 수 있게 교과 선택제와 무학년제를 도입했다. 이로써 학생들이 스스로 공부를 기획하고, 진로와 관계된 실질적인 학습을 하게 되길 교사들은 기대하고 있다.

삼일학림 교과목에는 특이할 만한 점이 있다. 학림은 국·영·수가 아닌 농생활을 중요한 필수 과목으로 내세운다. 농생활은 농촌과 농민의 삶만을 칭하는 개념은 아니다. 이는 생명 살림과 순환의 가치로 교육·문화·의료·복지 등 삶의 기본 영역을 근원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뜻한다. ▲화학비료·농약·비닐을 쓰지 않는 생명 순환 농사와 밥상 ▲흙·나무·돌로 집 짓는 생태 건축 ▲목공·에너지 관련 생활 기술 ▲몸 수련과 연관된 수신(修身)·양생(養生) 등이 농생활 교과에 해당한다. 이것은 농촌과 도시를 서로 살리는 '농도 상생(農都 相生) 마을 공동체' 토대 위에서 진행하는 교과다.

또 하나의 필수 과목인 철학 수업에서는 우주와 존재에 대한 근원적 성찰, 문명의 전환에 대한 이해, 경험과 생각을 개념화하는 능력을 다룬다. 삼일학림은 어떤 문제에 대한 획일적인 답을 전달하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이 스스로 질문하고 판별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갖추게 하는 교육을 지향한다. 이런 교육을 구현하기 위해 학림은 철학을 필수 과목으로 두었다.

"세계관·철학이나 문명에 대한 이해는 신앙하는 삶을 그 뿌리로 합니다. 인류의 모든 문명은 고유한 신앙을 기초한 다양한 철학과 제도를 낳았습니다. 신앙하는 삶은 특정한 제도적 종교나 교리 체계에 갇힐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10월 12일 열린 삼일학림 설명회에서 나온 얘기다. 신앙 교육은 추상적인 교리를 주입하는 식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학림은 다양한 동서양 경전과 고전을 접하게 해 해석하는 능력을 기르도록 하는, 신앙 교육을 펼칠 생각이다.

선택 과목은 농생활 심화, 학문 연구, 예술 등이 있다. 학문 연구 과정은 말글살이(우리말·우리글·한문·외국어), 탐구 교과(수학·과학기술·사회·정치·경제·역사) 등을 포함한다. 예술 과목으로는 음악·도예·사진·연극·춤·서예·디자인 등이 있다. 학림은 외부 학습 기관에서 공부하는 것도 열어 두고, 때때로 외부 강사를 초청해서 특별 강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삼일학림의 특이성 중 하나는 독립 학습 기간이다. 교육 과정 중간에 학생이 1년 이상 학교를 떠나 정한 곳으로 가서 스스로 학습하는 시간을 보낸다. 학림은 학생들이 이 기간에 자기가 정한 주제를 연구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세상을 다각도로 경험하는 기회를 가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일학림 학생들은 전임 교사뿐 아니라 여러 영역의 전문성을 지닌 교사들에게 배우면서, 자기에게 맞는 진로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일터에서 전문성을 쌓으며 일하고 있는, 아름다운마을공동체 생활인들이 학림 교사로 결합할 예정이다.

삼일학림에서는 학생들이 생활관에서 공동 생활을 하면서 지낼 예정이다. 학생들은 공동 생활을 통해 함께 지내는 학우·교사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생동중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학생들이 생활관에서 지내는 모습(오른쪽)과 겨울철 생활관에서 불을 떼는 모습(왼쪽).
▲ 삼일학림 생활관 삼일학림에서는 학생들이 생활관에서 공동 생활을 하면서 지낼 예정이다. 학생들은 공동 생활을 통해 함께 지내는 학우·교사들과 소통하는 능력을 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생동중학교와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 학생들이 생활관에서 지내는 모습(오른쪽)과 겨울철 생활관에서 불을 떼는 모습(왼쪽).
ⓒ 임안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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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일학림 낳은 농도 상생 마을 공동체

대안 교육은 대안의 가치를 구현하는 공동체의 삶을 낳는다. 삼일학림은 대안 교육의 책임성과 설득력이 그 가치를 구현하는 삶에 있다고 본다. 많은 대안 학교에서 교육의 가치를 구현하는 삶이 부재해 한계에 부딪치게 되어, 가르치는 것을 실제로 구현하는 공동체를 시작하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다. 삼일학림이 생명 평화의 삶, 농생활이라는 교육 철학과 가치를 구현하며 살고 있는 아름다운마을공동체를 바탕으로 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생명 평화를 일상에서 구현하고자 모인 이들이 10여 년 전 서울 강북 북한산 아랫마을에서 아름다운마을공동체를 일구기 시작했다. 첫발을 떼면서 시작한 육아 품앗이가 마을에 중요한 생활양식으로 자리했다. 공동체는 결혼·임신·출산·육아 과정을 자본에 속박당하지 않도록 함께 풀어 가면서, 생명 평화가 깃든 생활 영성과 식·의·주·락(食衣宙樂) 생활양식을 만들어 왔다. 이 과정에서 공동체는 '마을 밥상'을 만들어 밥상 공동체를 이루고,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를 세우고, 일상에서 수도적 영성을 수련하는 의미에서 '마을 수도원'을 만들었다.

공동체에서는 생명 평화의 삶과 상충되는 도시 문명을 성찰하는 과정에서 2010년에 강원도 홍천으로 귀촌·귀농을 하는 이들이 생겨났다. 농도 상생의 꿈을 머금고 농촌과 도시에서 함께 마을 공동체를 이루게 된 것이다. 홍천 아미산 아랫마을에 정착한 이들은 농생활 영성을 바탕으로 한 '농생활연구소'와 '생태건축 흙손' 사역을 하고 있다. 농생활 연구, 생명 순환 농사와 소농 연대, 흙·나무·돌 등을 사용한 집 짓기가 사역의 열매다. 또한 홍천에는 아름다운마을초등학교와 생동중학교가 자리해 공동체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농도 상생 아름다운마을공동체 교육 터전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생명을 살리는 신앙·삶·교육의 기치 아래 10여 년간 교육 터전을 일궈 왔다. 육아 품앗이를 시작으로 서울 강북 도시 마을에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강원도 홍천 농촌 마을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둥지를 틀었다. 이것이 결실을 보아 고등·대학 통합 학교 삼일학림을 세우는 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농도 상생 아름다운마을공동체 교육 터전 아름다운마을공동체는 생명을 살리는 신앙·삶·교육의 기치 아래 10여 년간 교육 터전을 일궈 왔다. 육아 품앗이를 시작으로 서울 강북 도시 마을에 공동육아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강원도 홍천 농촌 마을에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둥지를 틀었다. 이것이 결실을 보아 고등·대학 통합 학교 삼일학림을 세우는 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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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 문의 : 033-433-9290(아름다운마을공동체)
* 아름다운마을교육공동체 누리집 : cafe.daum.net/maeulschool



태그:#삼일학림, #고등대학, #아름다운마을공동체, #마을학교, #대안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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