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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선거는 안정 속 변화로 교육 선진국으로 갈 것인지, 교육 후진국으로 혼란스런 역주행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선거다. 빈번한 안전사고, 주입식 경쟁교육, 높은 교육비 부담 등 후진국형 교육을 선진국형으로 바꾸고 강원교육의 중단 없는 발전과 변화를 위해 출마한다."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후보.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후보.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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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후보가 지난 14일, 도교육청 기자실에서 재선에 도전할 것을 선언하면서 한 말이다.

민 후보는 이 자리에서 '안정 속 변화'를 이끌어, '강원교육'을 중단 없이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혼란스런 역주행' 없이, 앞으로 계속 나아가는 '변화'를 위해서는 재선이 불가피하다는 말이었다.

지난 4년, 그동안 강원도 교육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작은학교 희망 만들기, 친환경 무상급식 지원, 고교평준화 실시, 혁신 학교 운영, 학교비정규직 무기계약직 전환 등 그 예를 다 들자면 지면이 모자랄 정도다. 교육 현장의 문화가 민주적으로 변화한 것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변화 중에 하나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그저 순조롭게만 진행된 것 아니다. 강원도에 이런 변화의 바람이 부는 데는 반대도 만만치 않았다. 보수세가 강한 지역에서, 그것도 교육계에서 변화의 바람을 불러일으킨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때론 강한 역풍이 불어 한 발짝 뒤로 물러서야 할 때도 있었다.

모든 변화에는 '반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이때 중요한 게 변화를 추진하는 방법이다. 민 후보가 '안정 속 변화'를 강조하는 데는 또 그 나름의 이유가 있다. 그 방면에서, 민 후보는 지금까지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아왔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너무 멀다. 변화는 이제 겨우 그가 말하는 "교육 선진국"으로 들어서는 문턱 하나를 막 넘어서고 있을 뿐이다.

재선에 도전하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후보에게 지난 4년은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 앞으로 또 다른 4년이 주어진다면, 민 후보는 이번엔 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 그리고 2014년 6월 4일 이후에도, 강원도교육감으로서 그가 지난 4년 동안 이끌어 온 변화의 바람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강원도민들은 또 어떤 변화를 원할지, 이제 선택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민병희 후보는 입술이 부르튼 상태로, 오늘도 강원도 전역을 돌며 그 누구 못지않게 바쁜 유세 일정을 보내고 있다.

다음은 민 후보와 나눈 인터뷰 내용이다. 인터뷰는 28일과 29일 사이에 서면으로 진행됐다. 사진은 29일 유세 현장에서 촬영했다.

"공약이행률이 98.1%, 강원교육 위해 최선 다했다"

- 재선에 도전한다. 2010년 교육감 선거에 나섰을 때와는 달리 선거에 임하는 마음이 조금은 다를 것 같다.
"4년 전 강원교육을 떠올려 보면, 고교서열화, 일제고사 교육 파행, 전시행정, 권위주의, 과도한 행정업무로 교육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많았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 많은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은 이제 다시는 4년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정책이 자주 바뀌면 학교는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교육 선진국으로 가야 한다고 주문한다.

그렇기에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 안정 속 변화로 교육 선진국으로 갈 것인지, 교육 후진국으로 혼란스런 역주행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선거이다. 교육 선진국으로 가는 그 길을 도민 여러분과 함께 저 민병희가 걸어가겠다. 강원교육의 현재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가 되도록 애쓰겠다."

14일 6.4지방선거 강원도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14일 6.4지방선거 강원도교육감 선거 출마를 선언하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 성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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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네거티브 선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에 김선배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검찰에 고발했다. 무엇이 문제인가?
"교육감 선거는 교육자들의 선거이기에 교육적이고 품위 있게 진행되기를 바라면서 선거에 임했다. 도민들께 강원교육의 발전적 방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동시에 학부모들과 소통하고, 학생들과 눈높이를 맞추는 선거, 모든 정책을 학교 현장의 입장에서 고민하는 선거가 되기를 정말 바랐다.

하지만 막상 선거가 시작되자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무차별 비방으로 인해, 교육감선거에 대한 도민들의 관심이 떨어지고 있다. 수차례 '정책 선거를 하자'는 공개 호소에도 불구하고 변화가 없다. 더 이상 허위비방 공격을 방치하면 앞으로 전례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그리고 앞으로라도 품위 있는 교육감선거를 위해 아픈 결정을 했다."

- 지난 4년 동안 강원도 교육 현장에 상당한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변화들이 있었는지 설명해 달라.
"지난 4년 강원교육은 우리 학생들이 가슴에 씨앗을 품으면 앉음새가 달라질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리고 자신과 이웃을 바라보는 눈도 한층 따뜻해지기를 바라며 지원했다. 이를 위해 '서로를 존중하는 학교', '가르침과 배움이 즐거운 학교'가 될 수 있도록 애썼다. 양적 접근보다는 교육 선진국이 추구하는 질적 접근을 강원교육에 접목하려고 노력했다.

구체적 정책과 관련해서는 도민께 약속한 친환경 급식, 고교균형 발전, 학교혁신 기반구축, 교원업무정상화를 위한 교무행정사 제도 도입, 학교인권 개선, 교원 전문성 향상,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중심으로 한 '모두를 위한 강원교육'을 이루어내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 결과 '교육감 공약 주민참여평가단'이 평가한 공약이행률이 98.1%였다. 앞으로도 학교가 학생들에게는 배움터, 선생님들에는 일터로서 즐거운 공간이 되도록, 그리고 그 어느 곳보다도 행복한 공간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가도록 노력하겠다."

"강원도 학생들의 학력이 하락했다고? 오히려 그 반대"

- 그런데, 그 사이 도내에서는 강원도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일명 일제고사라고 부르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 비춰 강원도 학생의 학력이 하락했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가 그동안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는 언론에서 많이 보도를 했기에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다. 일부 시도에서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잘 받으려고 문제풀이 수업, 토요일 일요일 강제등교, 나머지 공부 등의 교육과정 파행으로 학생, 교사, 학부모의 반발을 많이 샀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박근혜 정부도 수용해 초등학교는 폐지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과목 수를 줄였다.

그런데 이를 기준으로 학력저하 운운은 교육자로서의 바른 자세가 아니고 평가척도로도 적절하지 않다. 그리고 사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에 비춰보더라도 강원도의 기초학력은 향상되었다. 2010년 이전 3년과 2011년 이후 3년 동안의 기초학력 미달비율학생 비율은 중학생이 5.9%에서 4.4%로, 고등학생이 4.4%에서 3.1%로 줄었다.

학력을 측정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하고 정확한 비교 자료는 대입 결과이다. 강원도는 교직원들의 노력으로 최근 3년 동안 4년제 대학 진학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2013년 대입 결과 4년제 대학 진학률은 61.9%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7위이고, 도 단위로는 3위의 성과를 보였다. 그렇기에 결코 학력이 하락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린다."

- 그리고 공약 이행률 면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학교인권조례' 같은 사안은 결국 공약을 이행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지난해 3월, 강원도교육청이 제출한 학교인권조례가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계류 결정이 났다. 계류결정이란 의결하거나 부결하지 않고 여전히 묶어놓는 것이기에 도의회 교육위에서 재상정하여 논의하지 않으면 도교육청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사실 교사의 교권이나 학생들의 인권은 서로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인 관계이다. 또한 학부모의 학교 참여권과 같은 권리와 반드시 지켜야 할 의무도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기에 학교인권조례에는 학생, 교직원, 학부모의 권리와 의무를 담았다.

하지만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는 시각보다는 서로 상충하는 것으로 보는 기류가 강했다. 학교인권조례가 제정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권친화적인 학교문화를 조성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생각으로 앞으로도 서로를 존중하는 학교문화가 형성되도록 노력하겠다."

- 올해는 또 친환경 무상급식을 고등학교로 확대하는 문제를 놓고, 일부 시군 지자체장들과 갈등을 빚었다.
"재작년에 유·초등학교, 지난해에 중학교까지 친환경무상급식이 이뤄졌고, 올해는 고등학교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의회 예결위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됐던 급식 예산이 본회의에서 삭감되면서 결국 이뤄지지 못했다. 더구나 우리 강원도교육청이나 강원도 그리고 도내 (18개 시군 중) 12개 시군에서 찬성했었기에 그 아쉬움이 더욱 컸다. 하지만 꼭 실패만은 아니라고 본다. 그만큼 사회적 의제로 형성됐고 훨씬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기에 앞으로 좀 더 노력하면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직장인의 50% 이상이 월 200만 원 이하의 급여를 받고 있다는 통계를 봤다. 그리고 자녀가 고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학부모님의 교육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고 한다. 학부모들의 교육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상급식 고교확대가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고교무상급식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기도 한 고교무상교육이 빠른 시일 안에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

29일 강원대 후문에서 부인 김경숙씨(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한림대 대학생들과 함께 길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30일, 31일 사전투표'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후보.
▲ 투표는 '으리'. 29일 강원대 후문에서 부인 김경숙씨(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한림대 대학생들과 함께 길을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30일, 31일 사전투표'에 참여할 것을 호소하고 있는 민병희 강원도교육감 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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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한 학교, 즐거운 공부, 돈 안 드는 교육을 위해

- 때가 때니 만큼, 안전 문제를 따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떤 견해와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듣고 싶다.
"세월호 침몰 참사를 생각하면 할수록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가슴이 아프다. 이번 참사는 대표적인 후진국형 재난이다. 사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사회안전망 없는 개발주의, 성장주의에 매달려 왔다. 그러다보니 재난관리체계의 허술함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의 안전에 너무나 무심한 우리 사회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도교육청은 그동안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어느 시·도보다도 많은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미흡하다고 보고, 한층 강화된 학생안전 강화방안을 시행해 나가려 한다. 이를 위해, 100명 이하의 소규모 테마형 수학여행 실시, 현재 운행하는 유·초등 통학차량에 천사날개(통학보호기) 설치, 통학안전 도우미 배치, 산사태, 폭설 관련 시설 안전 점검과 기준 강화, 학원차량 안전을 위한 도학원연합회와 협약 체결, 고등학생들의 안전귀가 지원, 급식재료 농약 잔류검사와 식중독 예방 매뉴얼 강화, 방사능 오염 식재료 공급 차단, 안전강화학교 확대 등을 추진해 나가려 한다."

- 공약이 계속 발표되고 있다. 그 중에서 강원도민들이 꼭 알아야 할 '대표 공약' 몇 가지를 소개해 달라.
"지난 2010년 교육감 선거에서 제가 도민들께 약속한 대표공약이 친환경 무상급식, 고교평준화, 교원전문성 향상 등이었다면 이번 2014년 선거에서 약속드리는 대표공약은 '안전한 학교, 즐거운 공부, 돈 안 드는 교육'이다. '안전한 학교'와 관련해 말씀드리면, 교육기관의 가장 중요한 책임은 학생들에게는 안전한 학교에서 즐겁게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학부모에게는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강원교육 현장은 지난 4년, 다른 시도와는 달리 학생들의 교통사고나 자살, 학교폭력 등이 현저히 낮았다. 그 외 교통안전을 비롯한 여러 부분의 안전예방과 사안 발생 시 대처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했다. 앞으로 4년, 더욱 안전한 학교를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두 번째는 즐거운 공부이다. 학교는 학생들에게는 배움터로, 선생님들에는 일터로서 즐거운 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국·영·수 과목별 맞춤형 정책 도입을 위해 협력교사 200명을 배치하고, 기초학력 책임교육을 위해 '학부모 기초학습 지원단' 600명을 육성 배치할 계획이다. 또한,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행복성장 평가제를 안착시키고, 중·고등학교는 핵심 종합사고력 위주의 평가를 강화하겠다. 아울러 학습 흥미도와 학업 주도성을 포함하는 피사형 국제수준 학력 평가체제를 도입하겠다.

세 번째로는 돈 안 드는 교육이다. 강원도교육청은 지난 4년 학부모의 교육비 경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공립유치원 160여만 원, 초등학교와 중학교 83만 원, 고등학교 35만 원가량의 학부모 교육비 경감을 이뤘다. 돈 안 드는 교육은 박근혜 정부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방과후 학교, 돌봄교실, 고교무상교육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

- 선거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교육감 후보로서 강원도민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4년 교육감을 하면서 늘 저 자신에게 던졌던 질문은 '나는 왜 교육감을 하고 있는가?'였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아이들이 주었다. 그것은 아이들이 저에게 붙여줬던 이름, 바로 '교육감 선생님'이었다. 앞으로도 '선생님'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 교육감이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인 교육 선진국을 지향하는 비전, 책임의식, 학생, 학부모, 선생님들과 소통하는 능력, 권위주의를 타파하려는 의지를 바탕으로 강원교육의 현재가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가 되도록 하겠다. 안전한 학교, 즐거운 공부, 돈 안 드는 교육을 이루어 가겠다.

'가장 좋은 교사란 아이들과 함께 웃는 교사이며, 가장 좋지 않은 교사는 아이들을 우습게 보는 교사이다(A.S 닐)'란 말이 있다. 이 말처럼 선생님, 아이들이 함께 웃는 학교를 만들어 가겠다. 많은 성원 부탁드린다."


태그:#민병희, #강원도교육감, #강원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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