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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본관.
 인하대학교 본관.
ⓒ 시사인천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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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콩회항' 파문으로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전격 구속되고, 인하대 학교법인인 정석인하학원 이사직에서도 사퇴하면서 지역사회 관심은 인하대학교로 확산되고 있다.

정석인하학원은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난해 12월 30일에 첫 회의를 열었다. 총장후보자 모집 공고를 한 뒤 지원한 후보자들을 심사해 복수 후보자를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이다. 차기 총장은 2월 중 선임될 예정이다.

차기 총장, 2월 중 선임될 예정... 총장후보자추천위 구성은?

총장후보자추천위는 총 11명으로 구성됐다. 이중 5명은 학교법인 이사다. 나머지 6명 중 4명은 교수이고, 1명은 총동창회, 다른 1명은 지역사회의 몫이다. 지역사회 몫은 그동안 대한항공에서 추천했다.

그간 조양호 회장과 자녀들이 회사 안팎에서 행한 폭언과 폭행 등이 속속 드러나면서 사회적 비판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이 때문에 대한항공이 인하대 총장 선임 과정에서 변화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었다.

그러나 기대는 기대만으로 끝났다. 총장후보자추천위 학교법인 쪽 위원 5명 중 3명은 조양호 회장과 고교 동문이고, 2명은 각각 대한항공과 한진 사장이다. 대한항공은 지역사회의 몫마저 조 회장과 고교 동기 동창이자, 대한항공 사외이사인 D로펌의 이아무개 변호사를 앉혔다. 결국, 차기 인하대 총장도 대한항공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선임하겠다는 뜻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총장후보자추천위 구성에 앞서 인하대 교수회는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독단적인 결정이 아니라 대학 구성원인 교수·학생·교직원·동문의 의견을 수렴해 총장후보자를 결정해야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나아가 '재단이 새 총장에게 자율적인 학교 경영권을 줘야하고, 조양호 회장의 자녀를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배제하고 지역사회와 대학에서 존경받는 인사들로 재구성해야한다'고 했다.

인하대 총동창회 또한 총장후보자추천위 구성 시, 지역사회 몫을 대한항공의 추천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추천하는 사람으로 하자고 했다. 인하대 총학생회는 한 발 더 나아가 차기 총장을 직선제로 선출하자고 주장했다.

대한항공, 학교 구성원 또 무시하고, 총장후보자추천위 구성

이러한 대응은, 대한항공이 2012년에 학교 구성원의 의견과는 무관하게 일방적으로 총장을 선임하면서 3년 동안 학내 갈등이 쌓인 데서 비롯한 것이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학교 구성원의 의견을 또 무시하고, 총장후보자추천위를 구성했다.

평화와참여로가는 인천연대(아래 인천연대)와 참여연대는 지난달 26일 정석인하학원을 찾아가 조현아 전 부사장과 조원태 부사장의 정석인하학원 이사직 사퇴를 촉구했다. (관련기사 : "대한항공 일가, 정석인하학원에서 손 떼야")

이에 정석인하학원 쪽은 조현아 이사는 12월 12일로 사퇴했고, 조원태 이사 사퇴와 관련해선 시민단체의 뜻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그 뒤 <시사인천>이 지난 5일에 확인한 결과, 조현아 이사는 대학 홈페이지 이사 명단에서만 삭제됐을 뿐 법원 등기부 등본에는 여전히 이사로 등재돼 있었다. 그리고 조원태 이사는 사퇴할 마음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광호 인천연대 사무처장은 "조원태 이사는 사퇴할 뜻이 없다고 정석인하학원 측이 밝혔다. 인하대 총장후보자추천위는 사실상 조양호 회장의 측근과 가신들로 채워졌다"며 "대한항공이 '땅콩 갑질'을 교훈 삼아 전근대적인 경영철학과 조직문화를 혁신하는 계기로 삼기를 바랐다. 그런데 여전히 전근대시대에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무처장은 또 "대한항공 스스로 추락했다.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한진그룹 직원과 인하대 구성원, 나아가 국민들에게 보여주길 바랐다. 그리고 이번 인하대 총장 선출에 학교 구성원과 지역사회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게 신뢰 회복의 단초라 생각했는데, 눈과 귀를 막고 추락비행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인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인하대, #대한항공, #조양호, #조현아, #정석인하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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