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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이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금융위 제공입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 이후 기자 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 금융위 제공입니다
ⓒ 전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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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26일 오후 4시 25분]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업 구조조정에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사즉생은 죽을 각오로 임해야만 살 수 있다는 뜻이다.

임 위원장은 26일 오전 서울 중구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임 위원장은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에 대해 위법사실이 있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발언도 했다. 최 회장은 최근 미공개 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미리 손실을 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시장 일각에서 제기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과 관련, 합병 방안을 논의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합병에 대해서도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임종룡 "구조조정 총력 기울일 것"

그는 "새로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아래 기촉법)과 기업활력제고법(아래 기활법) 등 구조조정을 위한 법률체계가 정비된 만큼 정부와 채권단은 사즉생의 각오로 구조조정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기촉법에 따라 채권단은 주채무계열과 대기업, 중소기업에 대한 엄정한 신용평가를 실시했다"며 "재무구조가 취약한 주채무계열과는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했고 지난해보다 44%가 증가한 229개 기업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등을 통해 정리를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구조조정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일부 업종의 경기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그는 "산업`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며 "기업구조조정은 해당기업과 산업의 상황에 따라 3가지 트랙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제1트랙은 조선`해운 등 경기민감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임 위원장은 "정부 내 협의체를 통한 구조조정의 기본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기초로 채권단이 개별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제2트랙은 상시적 구조조정이다. 임 위원장은 "기촉법에 따라 주채무계열과 개별기업에 대해 채권단의 신용위험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경영정상화나 신속한 정리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제3트랙은 공급과잉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임 위원장은 "기활법에 따라 개별기업이나 해당산업이 자발적으로 M&A(인수합병)나 설비감축 등 구조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정부가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회의 이후 이뤄진 기자간담회에서 임 위원장은 최은영 회장 일가의 의혹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그는 "(최 회장 일가의) 위법사실이 있다면 엄정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기업과 관련된 일의 경우 법규위반이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 상황이 있다면 철저히 추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지난 25일부터 최 회장 일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주요 조사 내용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한진해운 주식을 미리 팔아 치워 손실을 회피했는지 여부다. 한진해운은 최 회장 일가가 주식을 매각한 지 이틀 만인 지난 22일 채권단 자율협약을 신청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미공개 된 내부 정보를 이용해 미리 손실을 피했다는 의혹을 받는 상태다.

"현대상선·한진해운 합병 적절치 않아"

임 위원장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의 합병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합병 방안을 논의하는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채권은행에 자율 협약을 신청하자 합병 가능성을 제기한 바 있다.

그는 "한진해운은 경영정상화를 모색해가야 하는 상황인데 이런 시점에서 양사의 합병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현시점에서 시기상조일 뿐만 아니라 적절치 않다"며 "양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이 가닥을 잡은 후 채권단을 중심으로 해운산업의 상황이나 채권회수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현대상선은 용선료(선박임대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조정, 협약채권자 조건부 자율협약 등 3개 과정을 통해 정상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조건부 자율협약은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를 포함하고 있으며 이 중 하나라도 협상이 무산되면 종료된다.

채권단은 회사 쪽이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의 채무조정에 성공하면 정상화를 지원하고, 실패하면 원칙에 따라 처리할 방침이다.

한진해운은 지난 25일 산업은행에 조건부 자율협약을 신청했다. 현대상선과 동일한 방식의 정상화 방안 추진을 내용으로 했다. 임 위원장은 "한진해운은 현대상선과 동일한 수준과 과정을 통해 채무 조정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은 세부방안 보완 협의 후 실무협의를 통해 자율협약 개시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또 현대상선과 동일한 원칙과 과정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다.

"조선3사 합병 바람직 하지 않아"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삼성중공업 등 조선 3사의 합병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소유주가 있는 대형사를 상대로 기업 간의 자율이 아닌 정부 주도로 합병을 강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또 사업부문간 통폐합을 추진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그는 이어 "조선업의 경쟁력 확보와 구조조정 추진방향의 수립을 위해 최적의 설비규모 등을 제시하기 위한 업계 공동 컨설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3사는 자구계획을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당초 계획보다 더 많은 인력 감축을 계획 중이다. 급여체계 개편과 비용 절감 등 추가적인 자구계획도 수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해양은 오는 5월 말까지 경영상황 별 스트레스 테스트(잠재적 취약성 측정)를 실시한다. 상황별로 인력·임금·설비·생산성 등 전반적인 대응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대·삼성중공업은 주채권은행이 최대한의 자구계획을 요구하기로 했다. 또 선제적인 채권 보전 차원에서 자구계획의 집행상황을 관리할 예정이다.


태그:#임종룡, #현대상선, #한진해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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