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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오는 9월 23일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앞서 19일 이뤄진 금융노조의 총파업 찬반투표는 95%를 넘는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된 바 있다.

금융노조는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해고연봉제 저지·관치금융 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열고 파업 이유를 밝히고 투쟁 의지를 다졌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것은 10만 금융노동자가 금융노조에 보내는 명령"이라며 "성과연봉제와 관치금융이 계속된다면 9월 총파업 이후에도 11월, 12월에도 총파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전체 조합원 9만5168명 중 87%인 8만2633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95.7%인 7만9068명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일방적 성과연봉제 방안 용납 못해"

금융노조가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해고연봉제 저지?관치금융 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금융노조가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해고연봉제 저지?관치금융 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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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융노조는 "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내 해고연봉제와 쉬운 해고를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가 전면에 나섰고 금융산업 사용자 단체까지 적극적으로 성과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기상 금융노조 부위원장은 "은행연합회는 지난주에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공개했다"면서 "일방적으로 만든 성과연봉제 방안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저성과자를 강제로 퇴출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금융노조는 이 같은 점을 들며 성과연봉제는 사실상 '해고 연봉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금융권이 다른 산업에 비해 높은 임금을 받고 있지만 생산성은 낮다며 성과연봉제 도입을 굽히지 않고 있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면 조직 전체의 생산성을 올릴 수 있다는 생각이다.

서성학 SC제일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밀실에서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통과를 시켜달라고 하는데 생존권이 위협을 받는 만큼 죽을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는 "해고연봉제 가이드 라인으로 뒤통수를 제대로 맞았다"며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을 항의 방문하니까 뒤늦게 금융노조와 합의하려고 했다"고 분노했다.

"성과연봉제는 노동자를 노예로 만드는 것"

금융노조는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해고연봉제 저지?관치금융 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금융노조는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해고연봉제 저지?관치금융 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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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용 외환은행지부 노조위원장은 노동자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사측은 노동자들이 일을 하지 않고 인건비가 높아 성과연봉제를 도입을 한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최근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 수출입은행이나 산업은행 등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직원들이 월급을 많이 받아서 은행이 어려워 진 것이냐"며 "경영진이 경영을 잘못해서 생긴 일"이라고 분노했다.

김 위원장은 "그런데 왜 노동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희생을 강요하느냐"며 "여기서 우리가 무릎을 꿇는다면 우리의 후배들에게 노예제라는 신분제를 선물로 주게 되는 것"이라고 개탄했다. 그는 "성과연봉제는 노동자를 노예로 만드는 것"이라며 "성과주의 속에서는 저성과자가 양산될 수밖에 없고 그러면 퇴출을 당하는 수순을 밟는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신입직원 초임 삭감에 대해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나 부위원장은 "2016년 산별교섭에서 사측은 신입직원 초임 삭감을 제시했는데 이를 반대한다"고 했다.

그는 "과거 MB정부 때도 신규 일자리를 창출한다며 신입 직원의 급여를 깎았지만 결국 인턴만 양산했고 삭감된 급여분은 은행의 수입으로 들어갔다"며 "이번에 사측이 제시한 안건은 MB정부의 것을 모방한 것"이라고 했다. 나 부위원장은 "다만, 아직 초임을 얼마나 낮출 지에 대해서는 정해진 것이 없으며 논의를 통해 조정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결의대회에는 SC제일은행·외환은행·NH농협은행·신한은행·수협·씨티은행 등 산하 지부 조합원 200여명이 참석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해고연봉제 저지?관치금융 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2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해고연봉제 저지?관치금융 철폐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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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이날 대회 현장에서 배포된 결의문 전문.

박근혜 정부는 임기 내내 노동법안 개악과 2대 지침 등 포괄적인 노동 탄압과 해고연봉제 및 쉬운 해고를 강압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어 기재부와 고용노동부, 금융위원회가 전면에 나섰고, 이윽고 금융산업 사용자단체가 적극적으로 성과 문화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올 산별 교섭에서 사용자측의 성과연봉제 도입과 호봉제 페지를 주장하는 요구 안건은 그간 지속되어온 산별교섭 관례를 부정하는 작태였다. 더욱이 최근 사용자측이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작성하고, 이를 시중은행에 배포하여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지난 55년간 이어온 집단적 노사관계를 부정하는 행위임에 틀림없다.

더불어 정권의 끊임없는 관치금융으로 금융노동자들이 실적 경쟁으로 내몰리거나 산업의 부실화로 인하여 고용과 임금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이에 우리 15만 금융노동자들은 9월 총파업을 배치한 하반기 총력투쟁에 나설 것을 아래와 같이 결의한다.

1. 우리는 2016년 산별교섭에서 사용자측이 요구하고 있는 임금동결, 성과연봉제 도입과 호봉제 폐지, 저성과자 퇴출과 신입직원 초임 조정 등 안건이 철회될 때까지 총파업을 포함하여 총력 투쟁한다.

1. 우리는 그동안 지속되어온 집단적인 노사관계를 무시하고 사용자측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은행권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폐지와 금융공기업의 불법적 이사회 의결을 통한 성과연봉제 도입 무효화를 위해 총력 투쟁한다.

1. 우리는 금융노동자에게 실적 경쟁을 부채질하여 노동강도를 높이고 금융산업을 부실화하는 관치금융 철폐 및 낙하산 인사 저지, 고용 안정과 양성 평등 등 조합원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총력 투쟁한다.

1. 우리는 오늘 총파업 1차 결의대회를 기점으로 금융노동자를 노동지옥으로 몰아넣는 모든 세력에 대하여, 35개 지부 총력 결의로 9월 총파업을 포함하여 하반기에 총력 투쟁을 강력 추진한다.

2016. 7. 20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전체 상임간부 일동


태그:#금융노조, #성과연봉제, #노예, #반대, #은행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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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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