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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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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에 가까운 회사 생활을 통해 확실히 얻은 개념은 '값 지불'이다. 한마디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뜻이다.

작년 가을,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던 전원주택으로 이사 와서(그것도 아주 싼 가격에 전세로) 주변의 부러움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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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값 지불이 필요했다. 얼마 전 새벽 2시경, 나는 주방에서 미키마우스(쥐)와 조우했다. 아파트, 빌라에서 평생을 살아온 나였다. 아주 어릴 때 동네에서 죽은 쥐를 본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생생한 현장은 처음이었다.

내가 발견했기에 망정이지 만일 아내였으면 그 자리에서 기절했을 것이다. 천만다행이었다. 미키마우스는 0.5cm도 안 되는 틈으로 통과하여 도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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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후 100일도 안 된 아들도 있기에 서둘러 세스코를 불러 집안 곳곳을 진단했다. "쥐는 머리가 들어갈 틈만 있다면 어디든 침투할 수 있어요"라는 방역 업체 직원의 말에 경악하였다.

예상 침투로로 의심이 되는 틈을 비롯해 곳곳에 쥐약을 설치했다. DMZ가 된 주방을 보며 일단 한숨 돌렸다. 아내에게 상황 보고를 마치고 대화를 나누던 중 다음과 같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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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틈만 있어도 침투한다? 그렇다, 우리의 죄도 마찬가지다. 상한 감정으로 인해 마음 속에 약간의 틈만 있어도 죄가 파고든다. 그리고 곧 온 마음을 헤집고 다닌다.

'쥐'라는 단어와 '죄'라는 단어도 묘하게 비슷하다. 틈으로 파고드는 것도 기가 막히게 닮았다. 끔찍한 쥐의 깜짝 출현으로 인해 무참한 죄의 비참한 속성을 곱씹어 볼 수 있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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