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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와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씨가 18일 오후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 전 대통령 생가를 둘러보고 있다.
 지난 2016년 4월 18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왼쪽)와 김대중 전 대통령 3남 김홍걸씨가 전남 신안군 하의도에 있는 김 전 대통령 생가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 문재인 의원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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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분(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명박 정권 들어서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평생 노력한 것들이 한꺼번에 다 무너져 굉장히 실망을 하셨다. (중략) 지금 광경을 보신다면... 과거 한이 조금 풀리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으실까."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지나 11년만에 열린 4.27 남북정상회담.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은 남북정상회담 생중계 장면을 지켜보면서 아버지인 고 김대중 대통령의 '한'을 떠올렸다.

평생 과업이었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가 '멈춤' 상태로 얼어붙었을 때, 김 전 대통령은 "굉장히 실망하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했다. 김 전 대통령의 우려는 그의 자서전에서도 그대로 기록돼 있다.

"한국 외교 사상 가장 최악의 실패작을 다시 되풀이할 가능성이 컸다. (중략) 앞선 두 정부에서 이룩한 10년의 공든 탑이 무너지려는가. (중략) 이 대통령은 남북문제에 대한 철학이 없다." - 고 김대중 대통령 자서전 2권 6부 <그래도 영원한 것은 있다> 일부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 상임의장.
ⓒ 허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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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상임의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서로 넘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되돌아 온 '화해의 시대'를 체감했다. 이번 회담으로 국민에게 "남북이 공존할 수 있고, 우리가 북방으로 진출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각인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남북정상회담을 '김정은의 위장 평화쇼'로 일컬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등 일부 보수 진영의 시각에는 "앞뒤가 안 맞고 무슨 이야기인지 혼란스럽기까지 하다"라면서 강하게 비판했다. 홍 대표는 최근 TV아사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여론에서 남북정상회담을 적극 지지하는 계층은 좌파뿐"이라며 색깔론 공세를 펼친 바 있다. 아래는 김 의장과 27일 나눈 전화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한 것이다. 

"군사분계선 넘는 그 모습... 새 시대 올 것이라는 예고"

군사분계선 넘는 남-북 정상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 군사분계선 넘는 남-북 정상 2018 남북정상회담이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가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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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일 오전 9시 30분을 기점으로 남북 정상이 만났다.
"생중계 장면을 봤다. 김정은 위원장이 상당히 준비를 하고 왔구나, 흔히 우리가 이야기하는 '정상국가'로 보이기 위해, 또는 이미지 변신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특히 군사분계선을 (김 위원장이) 넘었다가 다시 (문 대통령과) 오는 그 모습. 군사분계선이라는 게 옛날에는 무서운 것으로 생각돼 왔지 않나. 그런데 (그 모습으로 군사분계선은) 이제 아무것도 아니다, 쉽게 남북 교류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려고 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김대중 전 대통령은 어떻게 보셨을 것 같나.
"이명박 정권 들어서면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평생 노력한 것들이 다 무너져 굉장히 실망을 하셨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그래도 사업가 출신이고 이념에 얽매여 무리한 짓을 하지는 않을 사람으로, 실용주의자로 보셨는데... 영 기대와 다르게 대북 강경책을 쓰고. 굉장히 실망하셨다. 충격도 많이 받으셨는데. 지금 광경을 보신다면 과거 한이 조금은 풀리는 그런 느낌이 들지 않으실까.

김 위원장도 회담에서 11년이나 걸렸다고 말하지 않았나. '남쪽에서 김대중-노무현 같은 정부가 계속 있었다면 더 빨리 남북관계 개선이 이뤄질 수도 있었을 텐데 아쉽다, 또는 안타깝다'는 표현으로 본다. 사실 (지난 2월 11일 이낙연 국무총리 북 고위급 대표단 오찬 당시) 김여정 부부장을 수행한 북쪽 사람도 총리 초청 오찬 때 비슷한 말을 했었다."

- 그래서인지 이렇게 화해 분위기가 갑자기 조성되는 것에 불안을 느끼는 시각도 있다.
"북한은 엄청나게 변하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북한의 과거 모습을 생각하고 있다. 북측은 남한이나 미국 등 국제사회에 대한 전략을 펴나가고 있는데. 북한의 실체를 제대로 모르고 있으니 문제가 상당하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 시대가 완전히 바뀔 수 있고 비핵화와 평화의 시대, 양쪽이 평화 공존하며 북방으로 진출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이번 회담이 (그런 발상 전환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
"1차적으로는 북미회담을 성공시키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 하지만 그것만으로 만족할만하지 않을 것 같다. 김정은 위원장이 지금까지 한 것을 봤을 때, 상당히 파격적인 제안을 할 수도 있겠다. 획기적 발언을 할 수도 있다고 기대한다. 이번 회담으로 이제는 평화의 길을 가는 것이 돌이킬 수 없는 대세라는 것을 확실히, 또한 북미대화의 성공도 이미 기정사실이라는 분위기로 몰아가야 하지 않을까."

"주사파 보좌진이 끌고 간다? 오히려 대통령이 끌고 간다"

김정은 향해 미소 짓는 문재인 대통령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2층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 김정은 향해 미소 짓는 문재인 대통령 2018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27일 오전 문재인 대통령이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 2층에 마련된 회담장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미소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 한국공동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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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수진영에서는 정쟁을 자제한다면서도 겉모습만 신경 쓴 회담이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한국 여론에서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계층은 일부 좌파라고 발언하기도 했는데.
"그분들 보면 말하는 게 앞뒤가 안 맞다.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정상회담 환영하는 사람들이 종북 좌파라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종북 좌파라는 건가? 그렇다면 트럼프 대통령도 비난을 해야 하는데... 과거에는 한미동맹을 흔들면 종북 좌파라고 했는데, 트럼프 대통령 비난하게 된다면, 자신들이 종북 좌파가 되는 것 아닌가. 주장이 모순되는 거다."

- 남북 관련 이슈가 있을 때마다 '주사파 정권' 등의 표현으로 공세하기도 한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대표적인 공격 대상인데.
"문 대통령을 주사파 보좌진이 위험한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고 주장하는데, 내가 아는 바로는 대통령이 오히려 보좌진을 끌고 가는 형태다. 보좌진이 오히려 (남북) 개혁 작업에서 더 적극적으로 앞장서 대통령을 보좌해야 한다. 그 사람들이 거꾸로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면 어이가 없다. 보좌진이 주사파도 아닐 뿐더러. 마치 극렬 강경 분자들이 대통령을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간다고 하는데... 오히려 보좌진이 대통령을 못 따라가는 것 같다."

-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민화협 차원의 방북 등 민간교류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상하기 나름이지만, 앞으로 남북 간 어떤 차원의 교류가 진행될 수 있을까. 
"당장은 유엔(UN) 제재 때문에 큰돈 드는 것을 하기는 어렵다. 조만간 완화된다고 가정하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지금 당장도 예전과 달리 기껏해야 식량 조금, 약품 조금 주는 낮은 차원의 지원 교류가 대부분이다.

이제는 북한이 옛날보다는 개방할 여유가 있으니 인적 교류도 한 차원 높여서 사회 각 분야의 노하우로 전수하는 것도 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행정시스템 같은. 아무래도 한번 기회가 될 때 방북해 구체적으로 그쪽 현황을 파악하고 의견을 교환을 해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 이번 회담에 적용할 만한 고 김대중 대통령의 '말'이 있을까. 
"'우리가 북한과 어느 정도 관계가 개선되고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가 되면 우리의 위상도 덩달아 높아진다'고 말씀하셨는데 그게 현실이 된 거다. 군사적으로 힘을 키워서는 강대국을 압도할 수 없지만 외교만 잘 하면 우리의 위상이 높아지고 한반도 문제도 풀리고 강대국에 일방적으로 눈치 보는 상황이 아닌 이익을 제대로 챙기는 상황이 온다는 것.

지금까지 우리 외교는 미국만 신경 쓰면 되는 상황이었기에, 외교의 중요성을 잘 깨닫지 못했다. 이제는 주변 강대국 사이에서 조정자, 중재자 역할을 제대로 하는 균형 외교를 펼칠 환경이 조성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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