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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충북 제천지역 저층 주공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최근 들어 충북 제천지역 저층 주공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 제천인터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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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충북 제천지역 저층 주공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입주 40년 안팎인 이들 아파트는 지난 1년 새 최고 3.7배가 오르는가 하면 주변 아파트는 이달에도 27%가 오르는 등 매매가 폭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을 타고 외지인들의 투자용 매입이 증가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달고 있다.

여기에다 부동산 규제로 인한 '풍선효과' 에 따라 매매가 1억 원 이하의 '소액투자'가 가능한 지방의 노후 아파트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이유라고 분석하고 있다.

청전 주공1차아파트, 가격·거래량 급등... 재건축 기대감에 '들썩'

급등세 중심에 선 아파트는 청전 주공1차다.

국토교통부의 아파트 매매가 공시 자료에 따르면 1년 전인 지난해 6월 12평형(전용면적 41.56㎡) 기준으로 평균 1800만 원~2천만 원선에서 거래되던 가격이 올해 1월에는 3천만 원대에 이어 이달에는 7천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제천지역 아파트 가격이 4~5년을 주기로 등락을 거듭해 왔지만 이런 폭등세는 처음이라는 게 부동산업계의 설명이다.

이 기간 매매건수도 급등했다. 지난해에는 월 평균 10건 안팎에 불과했으나 올해 1월에는 한 달 간 거래가 100건까지 치솟았고, 5월까지 월평균 36건이 거래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최근 1년 동안 전체 640세대 중 약 절반 정도가 매매된 셈이다.

이 아파트는 최근 재건축추진위원회 명의로 제천시에 예비안전진단(현지조사)을 의뢰했고, 제천시는 'D등급' 판정을 내렸다.

안전진단은 A~C등급 유지·보수(재건축 불가), D등급 조건부 재건축(공공기관 검증 필요), E등급(재건축 확정)으로 구분된다.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 이후 민간 정비업체에서 정밀안전진단을 수행할 수 있다.

청전동과 고암동에 위치한 시영아파트와 고암주공아파트의 매매가도 들썩이고 있다.

100세대 규모인 시영아파트(40년차)는 17평형 기준 올해 초 4천만 원대에서 이달에는 6천만 원대까지 치솟았다. 부동산업계에서는 시영아파트 역시 제천시에 예비안전진단을 의뢰하면서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진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인근의 고암 주공아파트 매매가도 초강세다. 500세대에 입주 36년차인 이 아파트는 13평형을 기준해 1년 전 2천만 원대에서 이달에는 5700만 원~5천8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고암아파트 역시 재건축의 첫 번째 단계인 예비안전진단을 위해 주민 1/10 동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천인터넷뉴스>가 재건축 붐이 일고 있는 한 아파트의 매매동향을 조사한 결과 올해 거래된 200여건 중 77%가 제천시민이 아닌 외지인들에 의해 이뤄졌다.

부동산중개인 A씨는 "인터넷상의 한 부동산 스터디 카페에서 제천의 주공아파트가 소개됐고, 이때부터 재건축 기대감과 함께 매물 증가에다 가격 상승이 시작됐다. 심지어 이들은 현지 방문도 없이 인터넷상에서 회원 간 상호 거래를 하는 정황도 포착됐다. 즉 타지인끼리 거래가 이뤄지는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재건축 성사 가능성은 '글쎄'
 
최근 들어 충북 제천지역 저층 주공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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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체적으로 환영하는 분위기다.

기자가 만난 한 주민(78)은 "지은 지 40년을 넘기면서 수도나 배관 등 설비 고장도 잦고, 시설 자체가 매우 열악하다. 심지어 도시가스도 들어오지 않는다. 재건축 이야기가 돌면서 가격도 오르고 새 집에 살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으니 현지 주민으로서는 나쁠 게 없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지방 중소도시의 오래된 아파트를 중심으로 일고 있는 재건축 열기는 제천뿐이 아니다.

인근 충주시의 경우 재건축이 추진 중인 한 주공아파트는 지난해 13평형대 가격이 3천만 원 대였지만 불과 1년여만인 최근에는 1억5천만 원 정도로 무려 4~5배 오른 가격에 매매가가 형성되고 있다.

원주시의 '단계주공아파트' 전용면적 54.12㎡는 지난해 말 기준할 때 직전년도 대비 세 배 가까이 급등했다. 해당 단지는 1984년 준공한 5층 주공아파트로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지방의 오래된 저층 아파트 단지가 주목받는 이유는 도심 내 주요 주거지역이라는 입지적 장점과 대지 지분이 넓어 매력도가 높다는 평가에서다.

하지만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지역민들의 추격 매수 자제를 권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공인중개사 B씨는 "실제 재건축이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수없이 많다. 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비구역으로 지정돼도 이후 추진위원회 구성, 소유자 3/4의 동의에 의해 조합설립인가 등 주민 스스로 법률적 사업 시행자의 지위를 취득해야 한다. 이후 절차도 상당하다. 결론적으로 제천지역 아파트 시장이 재건축을 해야 할 여건인지 곱씹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 C씨는 "제천에서는 재건축 지식이 전무한 상태로 외지인이 중심이 된 주도자들이 하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지금처럼 가격이 치솟을 경우 외지 투기세력들은 차액을 챙긴 후 빠지게 되고 결국에는 실제 아파트에 입주해야 하는 지역민들만 높은 가격에 아파트를 사야 한다.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다"라고 조언했다. 

태그:#부동산, #아파트, #제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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