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우유쪽 반박 "분신 아닌 방화다"

등록 2007.11.01 08:41

수정 2007.11.01 08:48

▲서울우유 운송차를 몰던 고철환(52·화물연대 서울우유 지회)씨가 31일 새벽 자신의 냉동탑차에 불을 붙이고 자신도 화상을 입는 사건이 벌어졌다. 화물연대 서울우유지회 제공

운수노조 화물연대 서울우유지회 소속인 고철환(52)씨가 31일 새벽 경기 안산공장 정문 앞에서 자신의 냉동탑차에 불을 붙이고 자신도 화상을 입은 사건에 대해 서울우유측은 "분신이 아닌 방화"라고 주장했다. 고씨는 화물연대본부 서울우유지회 소속이다.

서울우유쪽은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문 앞에 설치한 CCTV 녹화 내용을 관찰한 결과, 고씨는 냉동탑차에 시너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며 "분신을 시도한 것이 아니라 방화를 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홍보팀 관계자는 "CCTV 녹화 내용은 이미 안산단원경찰서에 넘어갔고, 경찰이 내용을 분석중"이라고 밝혔다. 고씨와 함께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진 박아무개씨는 현재 방화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홍보팀 관계자는 "회사와 화물노조와의 사태가 원만히 해결돼서 방화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텐데, 이런 사건이 일어나고 사상자가 발생해서 난감한 상태"라고 말했다.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단체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해 그는 "운송차주는 개인 사업자로, 노조로 인정해달라는 요청은 잘못된 것"이라며 "그들은 서울우유와 계약하는 것이 아니라 운송 자회사와 계약을 하기 때문에 우리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운송 자회사에서 운송 물량을 배정하고 운임료를 결정하고 있다"면서 '서울우유의 직접 지시를 받고 있다'는 노조쪽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노조쪽에서 운임료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데, 서울우유 운송차들은 프리미엄이 붙을 정도로 다른 업체에 비해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며 "서울우유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우리 회사 운송차들의 평균 수입이 다른 업체에 비해 확실히 높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운송차들이 파업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는 각 대리점들이 각자 보유하고 있는 냉동차량을 공장으로 들고 와서 우유 등을 실어가고 있다"며 "언제든지 운송차주들과 협상의 문은 열어뒀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우유를 향한 노조의 불신은 깊다. 전국공공운수노조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사측은 화물연대 서울우유지회의 노조활동을 철저히 탄압했다"며 "화물운송 노동자에게 '화물연대 가입시 불이익을 받겠다'는 각서를 쓰게 하고, 공중까지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화물연대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노조원 4명을 무연고지로 전출시켰고, 화물의 과적을 강요하는 등 화물운송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했다"고 서울우유쪽을 비난했다.

파업 목적을 운임료 인상으로 둔 사측과는 달리 노조는 "화물운송 노동자들은 ▲화물연대 가입 및 활동보장 ▲조합원에 대한 불이익 금지 ▲단체협약 체결 등을 촉구하고 있고, 사측은 이를 수용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씨의 동료들은 "고씨가 전날 밤 노조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 '밤 11시 냉동탑차를 서울우유 안산공장 앞으로 끌고가서 서울우유 협동조합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겠다, 나오지 않으면 휘발유를 끼얹고 죽어버리겠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고씨가 회사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분신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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