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철거를 당할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부업에 몰두하고 있는 부개지부 세입자들
한만송
이들은 부평구 부개주거환경개선지구 세입자 30여명이다. 대한주택공사 인천지역본부에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부개동 S빌라에서 옥상 투쟁에 돌입한 세입자들이다.
인천 부평구 부평6동 643번지와 부개1동 445번지 일원 8만3788.5㎡(2만5346평)의 부개지구가 오는 12월 부분적인 철거작업을 시작으로 본격 개발에 들어갈 전망이다.
9일 주공 인천본부에 따르면, 현재 부개지구는 토지보상 95%, 건물보상 90%가 이루어진 만큼 늦어도 12월부터는 비어 있는 집부터 철거작업에 착수할 방침이다.
부개지구는 지난 2002년 1월 2일 주거개선환경사업지구로 지정, 2003년 9월 주공이 사업시행자로 선정됐다.
주공 인천본부는 2003년 12월 사업승인을 얻어 2005년 10월 28일 보상계획 공람공고를 실시하고, 그 이듬해 9월까지 토지와 건물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10월부터 보상협의에 들어갔다. 주공 인천본부는 내년 4월 공사에 착수해 오는 2010년 말까지 공동주택 1062호를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는 빠듯한 계획으로 준공시점은 더 늦춰질 수 있다.
이곳은 부평의 마지막 남은 주거환경개선 사업지구로, 40년 전부터 정착한 낡은 가옥들이 많은 곳이다. 그렇다보니 월세 보증금 100, 200만원에 자신의 지친 몸을 맡기는 맞벌이 부부들과 나이든 노인들이 많이 정착해 살고 있다.
옥상 투쟁에 나선 세입자들은 주공 보상 기준일인 2001년 10월1일 이후에 개선지구로 이주했다는 이유로 보상 대상자에서 제외됐거나 주공이 짓는 임대주택에 들어갈 형편이 되지 않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옥상 투쟁에 돌입한 한기남 부개지구 주민대책위원장은 2남 1녀의 아버지다. 건축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이마저도 4일 옥상투쟁이 시작되면서 포기해야만 되는 처지가 됐다.
당장 이들이 갈 곳은 없다. 주공에서 보증금 4~5천만 원 하는 임대 아파트를 제안하기는 했지만, 가진 돈이라고는 고작 몇 백 만원이 전부인 이들에게는 보증금 4, 5천만 원은 턱없는 돈이다. 또한 30, 40만원하는 월세와 보증금까지 감수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거기다 자녀들의 전학과 생계 터전에서 멀어지는 임대 아파트는 그들에게는 그림의 떡으로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