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걸스의 1집 앨범 'The Wonder Years'(왼쪽)와 소녀시대의 1집 앨범 'Girls` Generation'의 표지.
Jyp, Sm Entertainment
아이돌 그룹에도 이른바 '빈부 격차'(?)가 있다. 예를 들어 슈퍼 주니어 멤버 중에 소득 1위는 단연 강인이라고 한다. 더불어 강인과 함께 오락 프로그램에 단골로 등장하는 신동, 김희철, 한경 등도 소득 분야에서 수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결국 슈퍼 주니어 13명의 멤버 가운데서도 오락 프로그램에 많이 섭외되는 순위에 따라 소득이 제각기인 셈이다.
이처럼 멤버들의 개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가개맨'(가수+개그맨)으로 각광받는 멤버들은 수입이 늘어가지만, 상대적으로 오락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끌만한 역량이 부족한 멤버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이돌 그룹의 멤버 수가 3∼5명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TV 프로에 언제나 함께 출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당시는 멤버 개개인보다 서태지와 아이들, HOT, 젝스키스 등 그룹 이름이 더 부각되던 때였다. CF가 들어와도 함께 찍었기 때문에 멤버들 간의 수입도 요즘처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다. 그룹의 인기나 이미지가 멤버들의 수입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룹의 이미지나 이름보다는 개개인의 이미지나 이름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 슈퍼 주니어보다는 강인, 원더걸스보다는 소희가, 소녀시대보다는 윤아라는 이름이 시청자들에게 더 각인되어 있다.
실제로 각종 가요 프로 게시판을 보다 보면 멤버와 그룹명을 혼동하여 글을 게재하는 누리꾼들도 있다. 예를 들어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를 원더걸스로 착각하고 글을 쓰는 경우 말이다. 이는 그룹의 이미지보다 개인의 이미지가 더 강해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같은 그룹 내에서도 1인자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그룹을 통한 데뷔는 보험의 성격이 강하다. 솔로보다는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하는 것이 언론이나 10대층에게 어필하기 쉽기 때문이다. 결국 그룹 내에서의 경쟁은, 그룹 활동을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조금씩 다듬어 간 후 그룹이 해제될 무렵부터 시작되는 긴 솔로 생활을 안전하게 이끌어나가겠다는 수순으로 생각된다.
요즘 아이돌 그룹 내에서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다’라는 말이 어느새 철칙이 되어버린 듯하다. 과거처럼 동고동락하면서 인기도 함께 누렸던 아이돌 그룹 시대는 지났다. 아이돌 그룹 내에서도 경쟁을 비롯한 자본주의논리가 팽배해 있는 현실이 씁쓸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그룹 내 빈부 격차가 커지다 보면 미래에는 멤버들 간의 방송국 출연 모습도 사뭇 달라지지 않을까? 극단적으로 생각하면, 인기 없는 멤버들은 급기야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송국에 출연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데일리안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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