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신문 모두 박근혜 전 대표의 사진까지 실었고, 특히 중앙일보는 대통령 후보로 뛰고 있는 문국현, 권영길, 이인제 후보 기사에서는 각 후보를 캐리커처로 처리하면서도, 박 전 대표 기사에서는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고 있는 박 전 대표의 사진을 대문짝만 하게 실었다.
이명박 후보 지원 활동 중인 박근혜 전 대표 보도를 부각시키는 것은 편파적 행태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라도 되는 것인가? 그것도 지지율이 높은 매우 유력한 후보라도 되는 것인가? 이들 신문을 보면 마치 박 전 대표가 ‘기호 13번’으로 대통령 후보에 출마했나 싶은 착각까지 들 정도다. 문국현, 권영길 등 다른 후보들 관련 기사는 작게 한 모서리에 배치한 이들이 박 전 대표의 이명박 후보 지원 유세는 큼직하게 다루고 있다. 정책과 공약은 사라지고 박 전 대표의 대중적 인기에 편승한 이명박 후보 돕기 캠페인이라도 하는 듯하다.
박 전 대표가 한나라당 내에서 이명박 후보 측과 어떤 역학 관계에 있든지 상관없이, 현재 박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위한 유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그런 박 전 대표의 유세 소식을 따로 떼어 내 적지 않은 비중의 기사로 다룬다는 것은 곧 다른 후보들에 비해 이명박 후보 기사가 한 건 이상 더 많아진 것과 마찬가지다.
이는 단순히 양적인 문제만이 아니다. 보도 내용도 심각하게 편파적이다. 이명박 후보를 띄우는 박근혜 후보의 발언과 유세내용을 여과 없이 그대로 전달함으로써 이명박 후보에 유리한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것이다. 사진과 지면배치 등 편집상으로도 눈에 잘 뜨이도록 하고 있다. 조·중·동은 아래와 같은 내용을 이명박 후보의 기사와 분리해 별도의 기사에 담고 있다. 아무리 이명박 후보에게 줄을 선 신문들이라지만 이 정도로 뻔히 눈에 보이는 ‘수작’까지 동원해 이 후보를 유리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이제 결단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며 ‘과거로 가느냐, 미래로 가느냐, 이 정권에 계속 나라를 맡길 것이냐,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할 것이냐가 여러분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동아일보)
“‘이명박 후보에게 기회를 주신다면 그동안 준비한 많은 것을, 야당이라서 실력 발휘하지 못한 것을 여러분에게 쏟아서 기대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조선일보)
“박 전 대표는 과거 당대표 시절 총선이나 지방선거 때 전국 순회 유세를 펼친 것처럼 강행군 유세를 하고 있다. 유세 횟수가 많을 뿐 아니라 유세 때마다 이명박 후보라는 이름을 두세 차례 거론하고 있다. 동행한 의원들이 ‘언제 이명박-박근혜 경선을 치뤘나 싶다’고 말할 정도다.”(중앙일보)
선거기사 심의기준에의 공정성·형평성 명백히 위반
조·중·동의 이 같은 보도행태는 불공정 편파보도 그 자체다. 선거기사심의위원회는 심의기준 제1조에서 ‘공정성’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며 ‘선거에 관한 사안을 공정하게 다루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제2조에서 ‘형평성’을 제시하며 ‘언론사는 선거기사의 편집 및 기사배열에 균형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조·중·동의 이번 기사는 이러한 심의기준을 알고 있다면 나올 수 없는 것이지만, 그들은 분명 “우리가 무슨 편파보도를 하고 있냐”고 뻔뻔스럽게 우길 것이다. 아니 조·중·동 정도의 ‘무대포’ 기질이라면 이명박 후보가 당선될 거라고 믿고 아예 심의기준을 무시하고 확실한 줄서기를 보여주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어떤 심산으로 이런 보도들을 하는 것이든 우리 단체는 조·중·동에게 경고한다. ‘어차피 이번 대선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될 건데, 이 같은 보도로 무슨 탈이 나겠냐’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큰 오산이다. 조·중·동이 이명박 후보와 박근혜 전 대표에게는 사랑을 받을지 모르지만, 이처럼 명백한 편파보도까지 자행하면서 언론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식마저 내팽개친 조·중·동의 추태를 독자와 시민들은 결단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무서운 독자들의 엄중한 심판이 부메랑으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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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박근혜 전 대표가 대통령 후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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