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주민과 자원봉사자 건강을 위한 제안

등록 2007.12.15 11:17수정 2007.12.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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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안 기름유출 사고현장에는 하루 약 2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찾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현장에는 하루 약 2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찾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심규상
태안 기름유출 사고현장에는 하루 약 2만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찾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심규상

자원봉사를 하러간 분들과 현지 주민들 중에는 두통과 구토 등을 호소한 분들이 많다 합니다. 그런데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공기 중에 떠도는 발암물질로 인한 추가질환이라 합니다. 이는 몇 년의 잠복기간을 거친 후 언제 나타날지 모른다는 것이 의료계의 지적입니다.

 

따라서 저는 현지 주민은 물론 많은 자원봉사자들 중 1명이라도 이로 인한 문제가 생기면 국가나 보험사 등에서 분명한 책임을 지고 치료해 주거나 치료비를 일부라도 부담해 줘야한다 보고 이를 위한 몇 가지 제안을 다음과 같이 하고자 합니다.

 

① 자원봉사 확인증을 발급해야합니다


이를 주장하는 것은 자원봉사 몇 년 후 태안에서의 사고가 원인이 될 것으로 유력히 추정되는 질환이 발병했을 경우 이 분들이 증거로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일 하고 나서 이로 인해 병이 생겼을 때 아무런 보상조차 받을 수 없다면, 그 누가 자원봉사를 하려 하겠습니까. 따라서 저는 분명한 근거 자료를 남길 수 있어야 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아울러 그리 어렵지도 않은 일입니다. A4용지에 이름과 봉사기간(날짜) 등을 적어 태안군청 등의 관리기관 도장을 찍어주면 불과 몇 분이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단체로 온 분들은 더욱 수월할 것이라 봅니다.

 

② 현지주민이나 장기 자원봉사자에 대한 기초검사를 실시해야 합니다


사고 현장에는 현지 주민들이나 공무원·군인 등은 물론이고, 자원봉사자 중에도 일주일 내내 계신 분들이 있는 걸로 압니다. 앞으로 이 분들이 얼마나 더 현장에 계실지 모르고 건강이 얼마나 어떤 식으로 영향을 받을 지 아무도 모릅니다.

 

따라서 의료진과 상의하여 적절한 기간을 정한 후 일정기간 이상 계신 분들을 보건소를 통한 기초검사를 하고 그 근거를 분명히 남기면 좋겠습니다.

 

③ 태안 사고로 인한 질병에 대해 치료보장을 공개선언해야 합니다

 

현지 주민은 물론 자원봉사자의 건강이상이 생겼을 때 이것이 태안사고와의 연계성이 확인된다면 분명한 치료를 해주겠다는 확실한 약속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주민대표와 의료진, 정부 관계자, 보험사, 시민단체 등의 대표가 모여 공동으로 합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④ 현지 주민들에 대한 정기검진을 실시해야 합니다


적어도 1년에 한번씩은 검진을 해서 추가 질환예방에 만전을 기했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 분들은 대자연 속에서 건강하고 착하게 살 분들인데 해수부와 삼성 측의 어이 없는 실수 때문에 지금의 고생은 물론 향후 몇 년이 될지 모르는 곤란과 건강 위협을 받게 되었습니다.

 

허나 보험사에서는 대개 일시에 상당한 금액을 제시하여 합의를 종용하는 경우가 일반적임을 생각해보면 당장 형편이 어려워진 현지 주민들께서 쉽게 합의하셨다 몇 년 후 중대한 질병이 발병하였을 때 속수무책으로 어려움을 당하셔야 할 것이 염려됩니다.

 

보건소 등의 정기검진은 그리 어렵지도 않으니 꼭 실시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⑤ 충분한 환경영향조사 및 연구를 꾸준히 "지속적"으로 해야 합니다


지금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향후 보상 문제와도 직결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꾸준히 장기간의 안목을 갖고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사고의 영향 자체가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고 그 피해가 어느 정도일지 가늠이 되지 않고 있습니다.

 

따라서 경제적, 의학적, 환경적 측면 등 여러 분야를 충분히 조사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자원봉사자와 현지 주민의 건강을 위한 '체류기간별 건강영향 조사연구'를 심도 있게 해줄 것을 건의합니다.

 

이번 태안 사고 자원봉사자의 중요성은 ① 앞으로 태안 지역 복구기간이 몇년이 될지 모른다는 점, ②결국 이 모든 걸 사람의 수작업으로 해야한다는 점, ③ 자원봉사자에 대한 의존이 계속 높을 수밖에 없다는 점, ④ 추가질환이 몇 년의 잠복기간을 가지고 발생할지 모른다는 점, ⑤다른 여러 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해지기 쉬운 부분이라는 점, 6) 앞으로 이런 문제가 생겼을 때를 위해서라는 점 등을 고려해보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라 봅니다.

 

따라서 이 분들에 대한 대우는 매우 중요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아울러 현지 주민들은 이미 망가져버린 생계의 터전과 지역경제 때문에 향후 수년간 어려움을 겪으며 질병의 고통 앞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습니다.

 

물론 정부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많은 전문가들이 향후 방향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겠지만아직까지 아쉬운 부분이 많은 것 역시 사실입니다. 더욱 노력해주시길 바라며 아무쪼록 부족한 제안을 잘 참고하여 주시어 적극 반영해주실 것을 당부하는 바입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 블로거 뉴스와 본인의 블로그에도 함께 실었습니다.

2007.12.15 11:17ⓒ 2007 OhmyNews
덧붙이는 글 다음 블로거 뉴스와 본인의 블로그에도 함께 실었습니다.
#태안반도 기름유출 #태안 현지주민 #태안 기름유출사고 #태안 자원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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