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술목 안개바다, 나목에 걸린 태양

[사진] 무술목의 아침

등록 2008.01.09 20:00수정 2008.01.1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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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목에 걸린 태양 무술목 안개바다, 나목에 걸린 태양
나목에 걸린 태양무술목 안개바다, 나목에 걸린 태양조찬현



무술목의 태양 시간이 흐를수록 해의 모습은 또렷하다.
무술목의 태양시간이 흐를수록 해의 모습은 또렷하다. 조찬현


안개바다 무술목. 한 무리의 철새 떼가 지나간다. 안개로 뒤덮인 포근한 바다 위에 눕고 싶다. 금방이라도 안기면 아늑하게 나를 감싸 안을 듯 바다는 보드라운 안개양탄자를 깔아놓았다.

몽돌 위에 헐벗은 겨울나무 한 그루 겨울바람에 마음을 씻고 있다. 한 발짝 발걸음을 옮길 때면 몽돌은 내게 말을 걸어온다. 그들만의 언어로. 갯완두콩의 푸른 잎은 누렇게 변해간다. 무술목의 바다가 서서히 선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몽돌 밭에는 인천의 사진 동아리에서 왔다는 김경배(65)씨 일행이 무술목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그는 안개바다에서 뭘 찍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무술목 지킴이 한창호(59)선생에게 다가와 질문을 한다. 한 선생은 사진은 자신이 보고 느끼는 대로 찍으면 되는 거라고 답한다. 그는 형제섬 사이에서 해가 떠오르는 3월에 다시 오겠다며 일행에게로 무심히 돌아간다.

무술목의 몽돌 사진에 대해 설명하는 한창호 선생
무술목의 몽돌사진에 대해 설명하는 한창호 선생조찬현



몽돌 밭 몽돌 밭에는 인천의 사진 동아리에서 왔다는 김경배씨 일행이 무술목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몽돌 밭몽돌 밭에는 인천의 사진 동아리에서 왔다는 김경배씨 일행이 무술목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조찬현


날이 밝아온다. 새벽녘에 쿨럭 대던 파도는 철썩철썩 몽돌을 집어삼키며 해안가로 달려든다. 한 선생은 날마다 꼭두새벽이면 무술목을 찾는다. 일출을 담기에는 안개가 희미하게 낀 날이나 옅은 구름이 있는 날이 좋다고 한다.


아마추어가 몽돌의 아름다움을 잡으려면 노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며 희미하게 여명이 밝아올 때 느낌이 살아 있는 돌멩이가 잡힌다고 말한다. 또한 바닷가의 풍경을 담으려면 물때를 잘 알아야 하는데 물때와 사진 찍기에 좋은 날을 알고 싶으면 그에게 전화를 하면 기꺼이 알려주겠다고 한다.

8시가 다 되어도 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한 선생이 해가 보인다고 한다. 안개와 옅은 구름 속에서 발그레한 모습으로 떠 있는 태양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무술목의 바다위에 떠 있는 어선과 수많은 몽돌, 해의 어우러짐은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해의 모습은 또렷하다. 천진난만한 아가의 토실한 볼처럼 싱그럽다. 해는 나의 가슴을 가득 파고들며 차오른다. 무심하게 떠오르던 해가 나목의 나뭇가지에 걸렸다. 바다에는 어선이 오가고 오리 떼들은 자맥질을 하며 먹이를 찾고 있다. 햇살이 부서지는 무술목의 바다가 금빛으로 일렁인다.

안개바다 무술목의 안개바다
안개바다무술목의 안개바다조찬현


한창호 선생 일출을 담기에는 안개가 희미하게 낀 날이나 옅은 구름이 있는 날이 좋다고 한다.
한창호 선생일출을 담기에는 안개가 희미하게 낀 날이나 옅은 구름이 있는 날이 좋다고 한다. 조찬현


나목과 태양 나목의 나뭇가지 너머로 해가 떠올랐다.
나목과 태양나목의 나뭇가지 너머로 해가 떠올랐다.조찬현


황금빛 햇살 물결 넘실대는 몽돌 해안에도 황금빛 햇살이 반짝인다.
황금빛 햇살물결 넘실대는 몽돌 해안에도 황금빛 햇살이 반짝인다. 조찬현


일출 설치 미술작품에 떠오른 태양
일출설치 미술작품에 떠오른 태양조찬현


몽돌 황금빛 햇살이 비추는 무술목의 몽돌
몽돌황금빛 햇살이 비추는 무술목의 몽돌조찬현


한 선생과 자판기 커피 한잔을 나누며 이야기를 했다.

“사진은 스스로 느껴야 됩니다. 그리고 어떻게 촬영하느냐 하는 사진에 대한 생각을 배워야합 니다. 항상 배우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신선한 감각으로 사물에 가까이 다가가 자신을 생각을 담아야 합니다.”

항상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그는 쉼 없이 생각하고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자신의 사진에서 느낌을 받아 다른 분야에 접목한 사진을 보면 흐뭇하다고 한다.

무술목의 아침 안개가 포근하다. 수평선에 금빛이 부서진다. 물결 넘실대는 몽돌 해안에도 황금빛 햇살이 반짝인다. 무술목의 아침이 황금빛 햇살 따라 가슴 벅차게 밝아온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무술목 #안개바다 #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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