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돌 밭몽돌 밭에는 인천의 사진 동아리에서 왔다는 김경배씨 일행이 무술목의 풍경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조찬현
날이 밝아온다. 새벽녘에 쿨럭 대던 파도는 철썩철썩 몽돌을 집어삼키며 해안가로 달려든다. 한 선생은 날마다 꼭두새벽이면 무술목을 찾는다. 일출을 담기에는 안개가 희미하게 낀 날이나 옅은 구름이 있는 날이 좋다고 한다.
아마추어가 몽돌의 아름다움을 잡으려면 노출에 대한 공부를 많이 해야 된다며 희미하게 여명이 밝아올 때 느낌이 살아 있는 돌멩이가 잡힌다고 말한다. 또한 바닷가의 풍경을 담으려면 물때를 잘 알아야 하는데 물때와 사진 찍기에 좋은 날을 알고 싶으면 그에게 전화를 하면 기꺼이 알려주겠다고 한다.
8시가 다 되어도 해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한 선생이 해가 보인다고 한다. 안개와 옅은 구름 속에서 발그레한 모습으로 떠 있는 태양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답다. 무술목의 바다위에 떠 있는 어선과 수많은 몽돌, 해의 어우러짐은 보는 이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해의 모습은 또렷하다. 천진난만한 아가의 토실한 볼처럼 싱그럽다. 해는 나의 가슴을 가득 파고들며 차오른다. 무심하게 떠오르던 해가 나목의 나뭇가지에 걸렸다. 바다에는 어선이 오가고 오리 떼들은 자맥질을 하며 먹이를 찾고 있다. 햇살이 부서지는 무술목의 바다가 금빛으로 일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