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도 이젠 디지털로 해야죠"

농진청에서 6억원 받아 '디지털 상담 시스템' 구축 나선 익산농업기술센터

등록 2008.03.01 10:26수정 2008.03.0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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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 농업기술센터(소장 류문옥)가 농촌진흥청 정보화 선도농업 기술센터 육성계획에 따라 시범센터로 선정돼 내년까지 6억원의 지원비를 받아 ‘디지털 상담 시스템’ 구축에 들어간다.

 

대한민국 최초로 농업인들에게 제공할 정보화사업. 익산시 함열읍에 있는 기술센터를 찾아가 목소리를 들어봤다.

 

먼저 류문옥 소장으로부터 농업기술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류 소장은 “농진청으로부터 정보화사업 시범센터로 국내 최초로 선정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이외에도 고가인 농기계를 구입해 필요한 기계를 저렴한 대여비를 받고 농업인에게 빌려주는 사업도 전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 소장은 “농가부채에 큰 영향을 주는 고가 농기계다보니 1년에 한 두번 사용하고 또한 보관조차 쉽지 않아 농업인들에게 고민거리였다”고 말했다.

 

또한 농업인대학 설립, 읍면동에 있는 설치하고 있는 상담소를 통해 좀 더 다양한 서비스 제공 등 변화하는 농업환경에 대처하고자 하고 있다는 것.

 

a  익산농업기술센터는 10여 년 전부터 컴퓨터를 갖추고 인터넷 교육을 했다.

익산농업기술센터는 10여 년 전부터 컴퓨터를 갖추고 인터넷 교육을 했다. ⓒ 오명관

익산농업기술센터는 10여 년 전부터 컴퓨터를 갖추고 인터넷 교육을 했다. ⓒ 오명관

디지털 상담 시스템 올 하반기부터 가동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디지털 상담시스템이다.

 

예전에는 농업인들이 전화를 걸어 상담을 의뢰하거나 직접 방문해야 하는 번거러움이 많았다. 더구나 담당자가 자리에 없다면 많은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불필요한 시간낭비와 효율적인 상담을 위해 농진청으로부터 사업비를 받아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효율적인 상담 기대

 

이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될까?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시나리오를 재구성해 풀어보겠다.

 

익산시 오산면에 벼농사를 짓고 있는 오인상씨. 오늘 아침 본답에 이양한 벼에 이상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집으로 달려간다.

 

오산면에서 함열읍까지는 차로 이동하더라도 최소 30분에서 1시간 거리다. 그래서 전화를 걸었는데 담당자가 없다는 것이다.

 

찾아가자니 담당자가 없고 답답하기 그지 없던 오인상씨는 전에 배웠던 사이버 상담실을 이용하기로 하고 인터넷에 접속한다.

 

이미 오래 전부터 교육을 받은 터.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다. 먼저 다른 농업인이 이와 비슷한 상담을 의뢰했는지 확인해 다행히도 바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디지털카메라로 찍은 사진과 함께 내용을 입력하고 전송하니 농업기술센터 상담실에 콜메신저가 뜨면서 직원은 바로 확인에 들어간다.

 

일단 직원은 유사한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는 한편, 담당자에게 연락을 취해 확인해 줄 것을 통보했는데 담당자가 상당히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 바로 들어올 수 없다고 한다.

 

그런데 올 수 없다던 그 담당자는 어느새 문제점을 확인했고 상담결과를 올려 놓은 게 아닌가?

 

이게 어찌된 일일까?

 

그건 바로 각 읍면동에 설치되어 있는 상담소였다. 담당자가 가까운 상담소를 방문해 인터넷으로 확인하고 바로 그 내용을 알린 것이다.

 

a 농업인 상담소 각 읍면동에 있는 상담소에서 상담하고 있는 농업인과 상담소장. 이 사진은 황등에 있는 곳으로 현재 리모델링 중에 있다.

농업인 상담소 각 읍면동에 있는 상담소에서 상담하고 있는 농업인과 상담소장. 이 사진은 황등에 있는 곳으로 현재 리모델링 중에 있다. ⓒ 오명관

▲ 농업인 상담소 각 읍면동에 있는 상담소에서 상담하고 있는 농업인과 상담소장. 이 사진은 황등에 있는 곳으로 현재 리모델링 중에 있다. ⓒ 오명관

사이버 상담으로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

 

위와 같이 가상으로 본 사이버 상담시대가 금년 하반기부터 전국 최초로 익산에서 시범적으로 구축이 돼 관내 모든 농업인들에게 서비스될 예정이다.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고 농업인들에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이번 사업은 2007년도에 있었던 농촌진흥청 기술정보화 담당관실에서 전국을 상대로 과제를 공모한 결과를 토대로 익산 농업기술센터가 선정된 것이다.

 

이에 김유열 파트장은 “사실 본 기술센터에서는 10여년 전부터 농업인을 상대로 인터넷교육을 실시했었다”며 “현재까지 1,200여명의 농업인들에게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도록 기초교육을 다 마쳤다”고 말했다.

 

이를 토대로 병원에서 쓰고 있는 진료카드처럼 데이터베이스를 통해 한번이라도 상담하게 되면 그 내용이 모든 직원 컴퓨터를 통해 알려지고 같은 상담내용일 경우에는 어느 직원이라도 알려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예전에는 전화 상담이 오면 담당자가 아니면 알려줄 수 없거니와 담당자가 퇴직하면 그 자료는 그대로 묻히게 돼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상담이 많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자면, 한 농업인이 3월말 경에 1차 못자리에 대한 상담을 했고 또한 6월경에 2차 상담을 했는데 직원은 1차 상담내용에 대한 정보가 없어 처음부터 못자리는 무엇이냐? 종자는 무엇이냐라는 등 중복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으나 상담했던 이력이 컴퓨터에 남아 있기 때문에 신속 정확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어 농업인이나 직원이 불필요한 상담을 피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a 디지털 상담 시스템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한 시스템에 관한 내용

디지털 상담 시스템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한 시스템에 관한 내용 ⓒ 오명관

▲ 디지털 상담 시스템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한 시스템에 관한 내용 ⓒ 오명관

병원 진료카드와 같은 시스템, 중복 상담 피할 수 있어

 

그러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고령의 나이로 인해 컴퓨터에 익숙치 못한 농업인은 어떻게 대처하라는 것인가?

 

이에 대해 김유열 파트장은 명쾌한 답을 준다.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 각 읍면동에 상담소를 설치해 가까운 상담소를 찾으면 상담소장이 대신해 내용을 적고 컴퓨터에 입력시켜주는 일을 하게 된다”며 “이곳에는 각종 정보제공 장비를 설치해 대형 LCD모니터, 일체형 컴퓨터, 각종 사이버 상담시스템이 있어 교육을 받을 수 있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즉, 이곳 상담소는 상담기능을 넘어 최신농업기술 및 정보를 받을 수 있고 디지털 농업정보를 제공하는 사랑방 역할도 수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스템 도입을 통해 직원들의 효율적인 상담 자질을 높일 수 있는 반면, 농업인들도 유선을 비롯 인터넷 등 다양한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토대가 되어 향후 농업인들의 소득증대와 새로운 농업정책의 페러다임이 바뀌는 획기적인 일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영농도 이젠 디지털시대

 

이러한 시스템을 처음 도입하고 준비했던 김유열 파트장은 이런 말을 했다.

 

“이제 영농도 디지털 시대입니다. 차별화된 영농상담 서비스를 제공해 FTA로 인해 농산물 자유 무역환경이 변화는 시대에 맞춰 이에 대응할 준비가 필요합니다.”

 

이어 그는 “아울러 지역농업인들의 자생력을 향상시키고 소득증대를 위해 편리하고 이용하기 쉬운 디지털 영농상담 시스템을 더욱 노력해 개발해 나갈 것입니다”라고 밝혔다.

 

실제적으로 컴퓨터를 통해 자신이 재배한 쌀을 판매한 농업인인 윤길중(용안면)씨는 “농업은 정년이 없기 때문에 자신이 신념을 가지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도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2008.03.01 10:26ⓒ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익산시민뉴스, 서울방송 유포터
#익산농업기술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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