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경 작가
솔지미디어
- <영웅 고선지>는 15년만에 내놓은 작품이다. 고선지의 어떤 점이 매력으로 다가왔나?“세계사에 명성을 떨친 고선지의 업적을 우리가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오래 전부터 작품 구상을 했었다. 알프스를 넘었던 나폴레옹보다 파미르고원을 가로질렀던 고선지 장군이 더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고구려의 황손으로 광활한 대륙을 호령한 고선지 장군을 세계에 자랑하며 우리 국민의 자긍심을 높이고 싶었다.”
- 집필을 앞두고 가장 고민스러웠던 점이 있다면?“출생 연도도 모를 정도로 고선지에 대한 자료가 많지 않았던 점이다. 아무리 소설이라도 (그것이 역사소설일진대) 역사적 사실과 근거가 있어야 하는데, 고선지의 역사 기록에 빈 공간이 많아 상상력만으로 어떻게 채울까 고민이 많았다.”
- 충분한 취재가 필요했겠다“그런 점에서 하트코리아의 문화원형콘텐츠 자료가 도움이 많이 됐다. 우선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역사 해석이 가장 큰 도움이 됐고, 고선지는 물론이고 그 외 등장인물의 성격분석을 포함한 줄거리, 그밖에 실크로드 관련 사진과 동영상 자료 등도 작품을 구상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전문 교수들이 정리한 자료라 믿고 작업할 수 있었고.”
- 어떤 자료가 가장 인상적이었나?“고선지에 대한 정확한 역사자료들을 두툼한 책이 아니라 컴퓨터를 통해 한눈에 볼 수 있게 정리해 놓았다는 점이다. <신당서> 등 많은 역사서들에서 고선지의 활약상을 연도별로 뽑아내 정리한 자료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혼자 수집하고 연구했다면 몇 년이 걸릴지 모를 정도로 방대한 분량이기 때문이다.”
- 소설 <영웅 고선지>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구현하고자 한 것은 무엇인가?“‘덕장 고선지’였다. 당나라 장수냐, 고구려인이냐는 구분보다는 수많은 전투를 치르며 광활한 서역 72개국을 점령하면서도 무자비한 폭력과 약탈을 일삼지 않은 고선지의 인물됨을 부각시키려 했다. 당나라 사람들의 숱한 질시를 묵묵히 이겨내고 고구려 유민은 물론이고, 점령지 백성들까지 덕으로 다스렸기에 실크로드를 실질적으로 지배할 수 있었다.”
- 집필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나?“고선지의 죽음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당 현종의 명에 의한 죽음을 맞이하는 게 역사 기록이기는 한데, 중국 역사서라 그대로 믿기에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역사 기록을 무시할 수는 없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밖에 없었다.”
-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물이어서 부담스럽진 않았나?“고선지에 대한 기록은 지난 1978년 우리나라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30년 남짓 지났는데도 아직까지 고선지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했다는 게 정말 고민스러웠다. 아마도 당나라 장수로 살다 죽었기 때문인 것 같은데, 인류 최초로 파미르고원을 넘은 사람이 고구려 유민이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고선지의 역사적 과업을 평가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 독자들에게 한 마디?“요즘 역사 드라마는 항상 고정 시청자를 갖고 있지만 끝나고 나면 쉽게 잊혀진다. 하지만 역사소설은 언제든 다시 읽을 수 있어 독자들과 늘 함께 할 수 있는 것 같다. 세계화 시대인 지금일수록 역사의식이 더욱 분명해야 한다. 독자분들이 적극 격려해주신다면 ‘고선지’가 이룬 업적처럼 우리도 소설로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