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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시간대 서울 광화문 거리. ⓒ 김대홍

▲ 출근시간대 서울 광화문 거리. ⓒ 김대홍

"4월 말부터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면 고속도로 통행료를 50% 줄일 수 있다. 승용차로 서울에서 수원까지 고속도로를 탈 경우 편도 1700원씩 왕복 3400원이 들지만 오전 5~7시나 저녁 8~10시에는 절반에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5일 출퇴근할 경우 한 달에 3만4000원 정도를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국토해양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유료도로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다음달 20일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은 이명박 정부가 물가안정을 위해 내놓은 서민생활 안정화 정책에 따른 것이다."-<경향신문>(2008년 3월 12일)

정부는 지난 5일 '제1차 서민생활안정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한국도로공사가 운영하는 고속도로 통행요금을 출퇴근시간대 최대 50%까지 내리는 정책을 4월 20일경에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인 녹색교통운동이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녹색교통운동은 24일 낸 성명서를 통해 "고속도로 통행료 인하 정책은 에너지 소비를 부추기는 정책으로 시대 상황에 역행하는 유감스런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녹색교통운동에 따르면 수도권을 포함한 대도시 주변 고속도로 구간은 이미 상습정체구간이다. 경기도가 밝힌 자료에선 출퇴근 시간대 교통량이 많은 68개 구간은 통행속도가 시속 20km 이하에 불과하다. 심지어 시속 3km인 구간도 있다.

정부는 아침 5-7시 출근시간대, 저녁 8-10시 퇴근시간대 통행료 감액 정책을 통해 통행량을 분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로 인해 교통량 집중현상이 다소 누그러져 교통체증이 줄어들 것이라는 것.

이에 대해 녹색교통운동은 어이없는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사람들 행동 습관이 통행료를 낮춘다고 쉽게 바뀌진 않을 거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아침 5-7시에 출근하는 사람 중에서 새로 승용차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이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녹색교통운동 송상석 교통팀장은 "7시에 출근하던 사람이 통행료 낮춘다고 6시에 출근하겠냐"면서 "신규수요를 만들어 오히려 교통체증이 심해질 것"이라고 비판했다. 송 팀장은 분산 정책을 하더라도 전체 승용차 이용량을 줄이면서 분산해야 하는데, 이번 조치는 오히려 전체 수요를 늘리면서 분산한다고 어이없어했다.

"미국, 일본, 싱가포르, 덴마크 등은 출퇴근시간 때 통행료를 높여서 통행량을 조절합니다. 작은 차이 같지만 우리와는 접근방식이 다릅니다. 승용차 이용을 억제한다는 게 바탕에 깔린 반면 우리는 권장한다는 분위기입니다. 많이 다른 거죠."

녹색교통운동측에서 밝힌 문제점은 더 있다. 고속도료 통행료를 내렸을 때 생길 부족분을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들이 대신 부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녹색교통운동측이 밝힌 대안은 승용차 이용 억제와 버스체계 정비다. 아무리 '버스를 타라'고 말해도 시간이 많이 걸리면 출퇴근시 꺼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송 팀장은 "고속도로 연간 통행시간을 분석했을 때 승용차 비율이 85%, 그 중 나홀로 차량이 85% 정도"라면서 이들 차량을 대중교통으로 돌릴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스 급행차로를 확대하고, 승용차에 대해선 영국 런던처럼 도심 안으로 들어올 때 벌금을 매기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더불어 "기업주 입장에서도 승용차 출퇴근자가 많으면 주차장 임대 비용이 많이 든다"면서 "대중교통이나 자전거 출퇴근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면서 주차장 임대 비용을 줄이는 생각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