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등법원 앞에서 김완섭씨 사건의 속행공판 결과를 성토하며 서 있는 독립 운동 관련 단체 회원들
송주민
"독도를 일본에게 돌려줘라"는 등의 거침없는 '친일' 발언으로 유명한 작가 김완섭씨의 항소심 결과가 오는 28일 나온다.
김씨는 <친일파를 위한 변명>이란 책과 인터넷 칼럼 등을 통해 일본의 식민지 통치를 옹호해온 인물이다. "조선총독부가 없었으면 지금 한국의 발전도 없었다" "이토 히로부미는 한국인들의 증오의 대상이지만 그의 공적은 크다" 등의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다. (아래 박스기사 참조)
김씨의 항소심 선고는 최근 뉴라이트 계열 지식인들이 출간한 <대안교과서 한국 근현대사>가 한국 근현대사를 둘러싼 논쟁을 촉발하고 있는 가운데 내려지는 것이라 그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아마추어들이 독립투쟁사를 완전히 뒤집었다"26일 오전 서울고등법원의 김완섭씨 속행공판에 참석한 '백범 김구 선생 기념사업회', '유관순 열사 기념사업회', '김좌진 장군 기념사업회' 등 단체들은 뉴라이트 교과서 논란이 재판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웠다.
이들은 28일 선고될 재판 결과가 '솜방망이' 처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한편 지난 23일 출간된 뉴라이트 교과서를 강하게 성토했다.
'효창원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김용삼 부회장은 "분위기를 등에 업고 이런 일이 터지는 것 같다"고 우려하며 "김완섭은 일본의 식민통치가 혁명이고, 축복받은 것이라고 공공연히 주장했는데 이것은 일본인들이 경제를 발전시켰다는 뉴라이트 지식인들의 '식민지 경제론' 주장은 이와 같은 맥락이 아니냐"고 비난했다.
이어 김씨는 "건국 헌법 전문을 보면 3·1운동의 법통을 이어받았다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고, 87년에 개정된 헌법에서도 분명히 임시정부의 법통을 이어받았음을 밝히고 있다"면서 "27년 임시정부를 이끈 김구 선생을 '건국 당시 참여하지 않았다'고 격하하는 것은 헌법 정신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시정부가 27년간 존재했던 것이 남북의 분단된 현실을 용인하자고 했던 것입니까. 그리고 해방 후 친일 세력들이 실권을 장악하여 출범하는 모습을 용인하자는 것입니까. 이런 모습을 위해 임시정부가 피어린 투쟁을 한 거냐 이겁니다. 김구 선생은 이렇게 임시정부의 정신이 부정되는 현실을 부인했던 것입니다. 김구의 정신을 부인하는 것은 임시정부를 부인하는 것이고, 동시에 헌법 정신을 부인하는 것인데 헌법은 또 인정한다고 하고…. 뉴라이트 지식인들은 참 이율배반적인 것이 아닙니까?"
김씨는 뉴라이트 교과서가 동학농민운동을 동학농민봉기로 격하시킨 것에 대해 "일본과의 투쟁 자체를 부인하는 친일 세력들의 논리와 같다"고 전제한 뒤, "동학운동이 성공했더라면 우리가 일제한테 나라를 빼앗기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동학운동은 근대를 넘어서려는 반봉건적인 움직임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데 일제는 이것을 철저하게 압살했다"며 "역사가 발전하는 단계에서 성공하지 못한 미완의 혁명인데 그것을 부인하는 것은 자기부정을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공판에 참석한 한 회원은 "비역사학자들의 개인적인 주장인데 교과서란 이름을 함부로 붙였다"면서 "아마추어들이 피어린 독립투쟁사를 완전히 뒤집어 버렸다"고 개탄했다.
한편, 이들 단체들은 향후 뉴라이트 교과서 대응과 관련 "학자들과 함께 대응 방안을 마련해 빠른 시일 안에 강하게 문제제기를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