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 손수건시장에서 사온 면 손수건을 펼쳐 보았다.
정명희
요즘은 생리대 값도 무시 못하게 비싸다.
생리대는 여성의 필수품이고 자궁의 건강과도 직결되기에 관련 업체들은 질 좋은 생리대를 만드는 데 많은 열의를 보이고 있다. 질 좋은 생리대는 매출에 당연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이 또 그만큼 오르니 구입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부드럽고 피부에 좋고 흡수력 뛰어나고' 등 갖은 기능을 얘기하지만 막상 써보면 그만큼 좋지는 않다. 생리가 여러 날째 되다보면 결국 보통 생리대를 사용했을 때와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즉, 아무리 천연에 가깝게 만든다고 해도 한계가 있는 것이다. 종이는 종이일 뿐 천이 될 수 없다.
대안생리대? 생리대 만들기? 다 귀찮아나는 지난 5~6년 동안 큰애의 기저귀를 생리대 대용으로 사용하였다. 원래 기저귀가 한 스무 장 정도 있었는데 긴 기저귀를 반으로 잘라서 접어서 사용하였다.
그렇게 한 5~6년 쓰다 보니 기저귀 면이 닳고 가장자리가 헤어지고 올이 풀리는 등 수명이 다해서 더 이상 쓸 수가 없게 되었다. 이 일을 어쩐다? 그러나 사실 속으로는 '마침 잘 됐다, 이젠 기저귀 빠는 일에서 벗어나겠군, 호호' 해가며 해방감을 느꼈다.
허나 해방감도 잠시, 두 가지가 문제였다. 첫째는 물론 시중의 생리대가 너무 비싸다는 것, 그리고 둘째는 아무리 좋다고 해도 피부에 100% 좋지는 않다는 것이었다.
대안생리대를 파는 곳도 있고 생리대를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는 곳도 있다지만 내겐 그 두 가지 다 귀찮았다. 그래서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하고 머리를 굴리다가 옳거니, 아기들에게 사용하는 '면 손수건'을 떠올렸다.
'그렇지. 면 손수건을 접어서 쓰면 되겠구나. 기저귀를 접어쓰나, 면 손수건을 접어쓰나 그게 그거 아닌가.'생각난 김에 시장에 가서 면 손수건을 구경했다. 면 손수건은 무늬가 없는 것과 있는 것 두 종류가 있었다. 무늬가 없는 것은 10장에 2000원. 무늬가 있는 것은 10장에 3300원이었다.
가격차이는 무늬가 있는 것이 좀 더 두꺼워서 그런 것이었다. 생리대로 하자면 오래 써야 되니 아무래도 두꺼운 것이 나을 것 같아 무늬가 있는 것으로 우선 세 봉지를 샀다. 사용해 보고 부족하다 싶으면 더 사기로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