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머리를 맞대고 한입 베어먹는 냉면의 맛. 그런데 이들의 냉면은 어디서 나타난 것일까?
정영현
창원 시민들이 자주 찾는 꽃놀이 장소인 창원 올림픽 공원. 4월 중순이 되면서 벚꽃은 많이 떨어졌지만 그곳을 명랑한 고등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채우고 있었다.
그런데 봄향기 가득해야 할 이곳에 불판에서 고기 익어가는 소리와 느끼하면서도 고소한 고기 굽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고기 굽는 주인공들은 바로 경일여고 3학년 학생들. 삼삼오오 모여 앉아 집에서 싸온 음식을 먹거나 고기를 구우며 그동안 친구들과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삼겹살 파티와 함께하는 경일여고 3학년들의 이색 봄소풍은 올해로 3년째.
김해룡(41) 경일여고 3학년 학생부장 교사는 "이전 소풍은 단체로 영화 한 편 보고 사진 찍고 헤어지는 걸로 끝이었다. 삭막한 도시와 답답한 교실에서 벗어나 봄의 기운을 만끽하는 소풍을 생각하다가 마련된 행사"라고 밝혔다. 1, 2학년들은 이 흥겨운 삼겹살 파티에 동행하지 않고 테마여행을 간다고.
김 교사는 "당장 내일 모레가 수능이긴 하지만 명목적인 소풍이 아니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장소와 시간이 마련되어 아이들과 학부모들이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사의 말에는 창원 최초이자 유일의 고3 소풍에 대한 자부심이 묻어나왔다.
교실에서 벗어난 학생들은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고기를 구워 먹으면서 해방감을 한껏 느겼다. 사실 아침도 먹지 않아 출출했던 터라 학생들이 주는 고기쌈을 넙쭉 받아들고는 함께 자리를 잡았다.
"우리 학교 소풍이요? 킹왕짱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