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밭여수 소라면 달천의 청보리밭
조찬현
어떤 시인이 노래했습니다. 봄은 황소의 뿔이라고.
봄이 질긴 땅거죽을 두 개의 뿔로 뚫고 나옵니다. 황소의 누런 등가죽 같은 황토 흙을 뚫고 봄이 여기저기서 마구 뛰쳐나옵니다. 한겨울의 긴 아픔을 뒤로 한 채 희망으로 파릇파릇 솟구치는 따스한 봄날입니다.
인생은 한바탕 봄에 꾸는 꿈(一場春夢)이라지만 헛된 꿈일지라도 가끔씩 꿈을 꾸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로또에 당첨된다면?' '나에게 1억이 생긴다면?' 그런 기대감에 부푼 순간은 행복을 느낄 겁니다.
기사를 송고해놓고 '어디에 배치될까? 독자들이 이 글을 얼마나 볼까?' 이렇게 소박한 꿈을 꾸는 것도 괜찮습니다. 라디오에 사연을 보내놓고 그 사연을 기다리는 설렘도 즐겁습니다. 내가 보낸 사연이 좋아하는 DJ를 통해서 전파를 탔을 때의 그 짜릿함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쁨입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용기가 없어서 전하지 못하고 가슴에 담아두었던 이야기, 축하해주고 싶은 사연, 기쁜 일이나 기념일에 라디오 전파를 타고 전해져 오는 사연은 그 기쁨이 배가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기사로 출고 되었을 시의 기쁨 또한 그렇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