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주승 기자
양주승
예상했던 대로다. 그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느꼈던 강한 이미지 그대로였다. 기자들에게 똥물을 뿌린 배경에는 그의 강건함이 자리하고 있었을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
지난 6일 오후 5시, 경기도 부천시에 있는 <부천 타임즈> 본사에서 양주승(56) 대표기자를 만났다. 양 기자는 펜이 아닌 '똥물'로 부천지역 언론의 실상을 세상에 알렸다. 양 기자가 똥물을 뿌린 이유는 이렇다.
"똥물이 필요했어요. 기사보다는 똥물로 응징하는 것이 낫겠다 싶었어요. 부천시청 일부 출입기자들 만행을 기자회견장에서 똑똑히 보여주는 것이 기사보다 더 큰 파문을 일으킬 것이라 생각했습니다.""기자는 기사로 말해야 하지만, 이들은 똥물로 응징 할 수밖에 없었다"지난 3월 17일 오후 2시, 경기도 부천시청 브리핑룸에서 한 인터넷 신문기자가 시청 출입기자들에게 똥물을 뿌린 사건이 있었다. 사건 발단은 "이번 총선기간 동안 편파 불공정 보도를 한 신문들에 대해 미디어 비평을 할 거냐"는 질문이었다. 그날은 '2008총선 부천시민연대' 출범 기자회견이 열린 날이었고, 질문을 던진 사람은 양주승 기자다.
이를 지켜보던 모 신문사 기자가 "상관없는 질문은 하지 말라"며 방해하고 나섰다. 양 기자가 "왜 질문에 답할 상대도 아닌 기자가 나의 질문을 제지하느냐"고 따지자, 옆에 있던 C 기자가 멱살을 잡으면서 양 기자를 구석으로 끌어냈다.
C 기자는 발과 무릎을 이용해 양 기자 옆구리를 가격했다. 양 기자는 준비했던 1.5리터 페트병을 꺼내서 자신을 공격하는 기자들에게 내용물을 뿌렸다. 페트병에는 기자실 회장이라는 사람에게 뿌리려고 준비한 '똥물'이 담겨 있었다.
양 기자가 똥물 사건을 통해 알리려 한 '부천 지역 언론의 실상'을 직접 들어보았다.
"부천에는 '출입기자단'이라는 사조직이 있습니다. 이들은 관과 유착관계에 있습니다.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공보실에 압력을 넣어 그들에게 동조하지 않는 기자들에게 보도자료 배포 금지 및 행정 광고 집행 금지 등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시청 공보실은 이들 눈치 보기에 급급합니다. 이 같은 행태에 대해 저는 수차례 기사를 통해 비판하고 개선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습니다. 기자는 글로써 말한다고 하지만, 이들은 똥물로 응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