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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밭 청보리가 익어갑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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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찔레꽃 하얀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 조찬현
해마다 5월이면 여수의 바닷가 갯마을 달천마을에 갑니다. 청보리 밭과 여자만의 바다 풍경을 만나러.
5월에 찾아간 달천마을은 하얀 찔레꽃이 피어나고 청보리가 익어갑니다. 해질 무렵 노을이 질 때면 그 풍경이 빼어나게 아름다운 곳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달천의 동구 밖 산자락에는 연분홍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어찌된 일인지 아무리 살펴봐도 찾을 길이 없었습니다. 내년에는 연분홍 찔레꽃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내심 기대하면서 마음을 다독여봅니다.
가슴을 헤집는 고혹적인 황금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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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밭 갯바람에 넘실대는 보리밭 길을 갑니다. ⓒ 조찬현
여자만에서 봄바람이 갯내음을 가득 싣고 옵니다. 간간한 바다냄새가 너무나 좋습니다. 팔을 활짝 벌려 온몸으로 갯바람을 맞이합니다. 여자만의 바다는 날물입니다. 드러난 갯벌위로 물새 한 마리 겅중거리며 먹이를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올망졸망한 섬들 사이로 어선이 한가롭게 지나갑니다.
달천의 산자락에는 청보리가 익어갑니다. 어느새 황금 옷으로 갈아입고 넘실넘실 파도타기를 합니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구불구불한 고샅길을 따라 오르다보면 산 능선 양쪽으로는 보리밭입니다. 마을 풍경을 멀리서 바라보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옵니다.
이따금씩 바람이 보리밭을 스치고 지날 때면 일렁이는 물결은 고혹적입니다. 알 수 없는 그리움이 가슴을 헤집고 지나갑니다. 보리밭의 황금물결에 홀려서 정신을 차릴 수가 없습니다.
산밭에는 늙은 어미와 아들이 완두콩을 따고 있습니다. 아비는 밭 자락을 오가며 잡초를 뽑아냅니다.
초롱초롱한 눈망울 닮은 하얀 찔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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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찔레꽃 하얀 찔레꽃은 초롱초롱한 아이의 눈망울을 닮았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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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찔레꽃 순백의 하얀 꽃잎만큼이나 그 향도 맑고 곱습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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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찔레꽃 찔레꽃 하얀 꽃은 밤하늘에 별빛처럼 초록의 숲속에서 반짝입니다.
ⓒ 조찬현
하얀 찔레꽃이 피었습니다. 달천마을 언덕배기에 하얀 찔레꽃이 무리지어 활짝 피었습니다. 하얀 찔레꽃은 초롱초롱한 아이의 눈망울을 닮았습니다. 찔레꽃 하얀 꽃은 밤하늘에 별빛처럼 초록의 숲속에서 반짝입니다.
순백의 하얀 꽃잎만큼이나 그 향도 맑고 곱습니다. 하얀 꽃잎에 샛노란 꽃술이 앙증맞게 예쁩니다. 풀숲에 반짝이는 하얀 눈망울, 밤하늘에 별만큼이나 수많은 하얀 찔레꽃이 총총히 떴습니다. 건너편 산자락의 찔레꽃은 햇살을 한가득 머금고 환한 빛으로 반짝거립니다.
보리밭 사이 길을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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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예배당 마을 언덕배기의 보리밭 너머에는 교회 예배당이 보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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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보리 푸른 탈을 다 벗어던지고 노란 빛깔로 지극히 곱고 단정하게 채색을 한 보리 ⓒ 조찬현
갯바람에 넘실대는 보리밭 길을 갑니다. 청보리 밭은 어느새 황금물결입니다. 청보리를 뽑아 보리피리를 만들어 불며 오가던 게 엊그제였는데. 참 세월이 빠르기만 합니다.
낟알이 여물어 가는 보리는 고개를 살포시 숙이고 있습니다. 푸른 탈을 다 벗어던지고 노란 빛깔로 지극히 곱고 단정하게 채색을 한 채. 달천의 보리밭 길에 서면 얼굴 없는 화가가 문득 그리워집니다.
보리이삭의 속살대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봅니다. 보리이삭의 속살대는 소리가 참 아름답습니다. 먼 바다의 뱃고동소리, 마을을 지나가는 경운기 소리도 한데 뒤섞여 있습니다. 마을 언덕배기의 보리밭 너머에는 교회 예배당이 보입니다.
산 능선에는 하얀 뭉게구름 둥실 떠있습니다. 능선으로 치닫는 길은 하나같이 S라인입니다. 자연미에 곡선미가 더해졌습니다. 달천의 보리밭은 황금물결입니다. 보리밭 위로 제비 떼가 날아다닙니다. 스칠 듯이 낮게 비행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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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리밭 달천의 보리밭은 황금물결입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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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천마을 마을 풍경을 멀리서 바라보면 한 폭의 수채화처럼 다가옵니다. ⓒ 조찬현
덧붙이는 글 | [찾아가는 길]
여수시청- 죽림 삼거리- 현천마을- 풍류삼거리- 신흥마을 좌회전- 달천마을
이기사는 U포터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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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해보다 먼저 떠서 캄캄한 신새벽을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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