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후드 예산안'을 보도한 호주 국영 abc-TV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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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2008~2009 예산안은 서민과 노동계층의 승리해마다 5월 중순이 되면 호주는 돈 얘기로 시끌벅적하다. 향후 1년 동안 국가 살림을 꾸려갈 연방정부 예산안을 놓고 전 국민이 열띤 논쟁을 벌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호주 회계연도는 7월 1일부터 다음해 6월 30일까지다. 물론 논쟁을 이끌어가는 그룹은 정치권과 언론이지만 국민의 반응 또한 아주 진지하고 정밀하다.
"국가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느 계층으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둘 것인가? 국가 예산을 어느 계층에 더 많이 배정할 것인가"라는 구체적인 주제를 놓고 각계 각층이 한마디씩 거드는 형국이다. 다시 말해 경제 성장 지상주의를 내건 신자유주의와 노동계층 처우 개선을 우선시하는 정책이 한판 승부를 벌인다.
흥미로운 건 예산안 발표와 동시에 승자와 패자가 결정된다는 점이다. 내친 김에 승패의 결과부터 밝히자면, 2008~2009 회계연도 호주 연방예산안의 승자는 서민과 노동계층이다. 중·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이 대폭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복지 예산 및 공교육 예산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 해 가계 소득이 15만 호주달러(약 1억2천만 원) 이상인 부유층의 경우, 출산 보너스 등의 각종 복지 혜택에서 제외시켰다. 또한 5만7000 호주달러 이상의 고급 승용차를 구입하면 33%의 높은 세금을 물게 만들었고 국민보험제도 등의 의료예산도 고소득층에 불리하게 편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