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풍경
김강임
드디어 바다왕궁 같은 등대 앞에 섰다. 고즈넉하게 누워있는 제주도가 또 하나의 섬으로 보인다. 서귀포 풍경과 산방산과 어우러진 한라산 능선이 그림 같다.
마지막 도착한 곳이 애기업개당, 전설이 흐르는 곳에는 여지없이 섬사람들의 민간신앙이 깃들어 있다. 옛날에 마라도는 금(禁)섬이라 불리웠다 한다. 이곳에 다녀만 가면 흉년이 든다 하여 출입을 금했는데, 사람들이 몰래 와서 해산물을 도채하였다 한다.
근데 대정읍에 사는 부부가 애기업게 처녀까지 데리고 와 일을 마치고 가려는데, 꿈에 처녀를 두고 가지 않으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라 했다 한다. 그래서 그 처녀를 떼어놓고 섬을 빠져 나오니 배는 무사했다는데 그 처녀는 애절하게 주인을 부르다 그 자리에서 죽었다 한다. 그 넋을 위로하기 위하여 당을 만들어 제사를 지낸 곳이 바로 애기업게당(처녀당)이라니 애절한 전설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전설도 알고 보면 그 지방의 문화인 것 같다.
때로는 해안선, 때로는 천연잔디를 밟고 1시간 30분 정도 걸었을까. 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은 풍경 머리에 남을 테지만, 발품을 팔아가며 다니는 기행은 역사와 문화는 물론 그곳 사람들의 숨소리까지 들을 수 있다.
마라도 기행 역시 구릿빛 섬사람들의 얼굴을 만나며 짭짤한 바람을 안고 걷다보니 자연에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인 마라도, 바라만 봐도 가슴 설레는 대한민국의 최남단. 그 섬에서의 도보기행은 늘 시간에 쫓기는 나를 자유롭게 만들었다.
덧붙이는 글 | 마라도 뱃길은 유람선과 도항선이 있다.
산이수동 포구에서 출발하는 유람선은 오전 10시, 11시 30분,오후 1시, 오후 2시 10분이며, 승선료는 해양군립입장료를 포함 왕복요금 15,000원이다.
모슬포항에서 출발하는 도항선은 오전 10시, 11시, 12시,오후 2시, 3시, 4시가 있다. 왕복요금은 15,500원.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바람이 많이 불면 배가 결항을 하니 출발전에는 미리 전화하고 떠나면 된다.( 유람선은 794-6661. 도항선은 794-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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