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08.07.07 11:05수정 2008.07.0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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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투리 가족들의 생이별 광양 가야산 등산길에 우연히 까투리 가족들의 생이별을 목격하였습니다. 새끼는 찾는 어미의 애타는 절규가 가슴을 아프게 하더군요. 새끼 찾는 까투리의 모성을 느껴보세요 ⓒ 조도춘
▲ 까투리 가족들의 생이별 광양 가야산 등산길에 우연히 까투리 가족들의 생이별을 목격하였습니다. 새끼는 찾는 어미의 애타는 절규가 가슴을 아프게 하더군요. 새끼 찾는 까투리의 모성을 느껴보세요
ⓒ 조도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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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등산길에서 까투리의 생이별이 벌어졌습니다. 어미 까투리가 새끼들과 함께 산을 내려오다 산을 오르는 등산객과 마주쳐 도망가는 길에 생이별한 모양입니다.
녹음이 우거진 숲이 아니라 외나무 길에 좌우가 모두 적벽이고 앞쪽은 나무로 만든 층층계단이 있는 곳이어서 오던 길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었나 봅니다. 이제 막 종종걸음을 배우는 새끼들이다 보니 함께 도망치지 못해 생이별을 했나 봅니다.
어미는 숲으로 도망을 가고 새끼들은 종종 걸음으로 적벽 아래 돌 틈에 몸을 숨겼습니다. 바위틈 사이 달개비의 넓은 잎을 엄폐물 삼아 꼭꼭 숨은 새끼들의 초롱초롱한 두 눈과 올망졸망하게 귀엽게 생긴 앙증맞은 모습이 카메라에 잡힙니다.
녀석들은 누구에게 배웠는지 꼼짝도 하지 않고 아무 소리도 없이 조용히 숨어있습니다. 아마도 위기 상항에서는 움직이지 말라고 어미에게 단단히 배운 모양입니다.
"삐~잇 삐~잇"
어미 새가 숲속 이곳저곳을 서성거리며 애타게 새끼들을 찾습니다.
까투리를 본 지도 오래된 것 같습니다. 어렸을 적에는 "꿩꿩" 하며 이산에서 저산으로 멋진 비행을 하며 날아가는 수꿩인 장끼를 쉽게 볼 수가 있었습니다. 꿩은 "꿩꿩" 하고 울기 때문에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쉽게 무슨 새인지 어렸을 적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빨강색, 하얀색, 검정색 등 화려한 깃을 가지고 있는 장끼에 비하여 암꿩인 까투리는 단순한 검정색이 조금 섞인 갈색에 몸도 왜소하여 볼품은 없었습니다.
까투리 산란기는 5월에서 6월이라고 합니다. 한배의 산란 수는 6∼10개 정도이고 알에서 부하되면 새끼들은 곧바로 둥지를 떠나 어미를 따라 산과 들을 다니며 어미가 가르쳐 주는 대로 곡식과 곤충을 먹이로 먹는다고 합니다.
생이별을 한 새끼를 다시 찾으려는 까투리의 모성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이런 까투리의 모습에서 숭고함마저 느껴집니다.
온 숲이 이들의 집인데 무단으로 침입한 사람들에 의해 생이별한 까투리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가고 싶으면 언제나 쉽게 숲길을 찾았고 스트레스 푼답시고 '야호' 고함을 고래고래 치던 사람들이 숲속의 주인들에게 얼마나 많은 실례를 하는지 새삼 깨닫습니다. 허락 없이 찾아가는 숲인 만큼 이 곳 주인들에게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적벽 사이 바위틈에 숨어 있는 까투리 새끼를 구조하여 어미 품에 쉽게 안겨 주고픈 마음에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고 싶었지만 구조를 하는 것보다 자리를 피하여 주는 것이 더 도움이 될 것 같아 오르던 산길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정상에 다다랐지만 개운한 마음이 들지 않습니다. 애타게 부르는 까투리 어미 목소리가 정상까지 들리는듯하여 오르던 길 반대 길로 내려갈까 생각하다 다시 생이별한 까투리 가족들이 있는 길로 내려갔습니다.
적벽 부근에 다다르자 애타게 울부짖는 까투리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고 적벽은 평화가 찾아 온 듯 조용합니다. 까투리 가족은 다시 상봉하여 이곳을 떠난 모양입니다. 발걸음이 가볍습니다.
2008.07.07 11:05 | ⓒ 2008 Ohmy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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