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공기업관련대책특별위원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유성호
강 장관은 24일 열린 국회 공기업특위에서 '이명박 정부가 공기업 사장들에게 일괄 사표를 내라고 종용하지 않았느냐'는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정치적 재신임이 필요하다는 정치적 판단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정치적 재신임의 기준'에 대해서도 강 장관은 "인사권자가 바뀌었으니 재신임을 묻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것"이라며 "업무 성과, 전문성, 앞으로의 경영자로서 역량 등을 참작해 유임 여부를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기획재정부가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일부 위원들에게 사실상 사퇴를 압박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조영택 민주당 의원은 특정 공공기관 운영위원들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우리가 들은 바에 따르면 지난 5월 21일 기획재정부의 관련 공무원이 A, B 등 아직 임기가 남은 세 사람에게 전화를 걸어 사표 제출을 요구했다고 한다"며 "사실이 맞느냐"고 따져 물었다.
배국환 기획재정부 2차관은 이들에게 자신이 직접 전화로 사퇴 의사를 물었음을 인정했다. 배 차관은 "의원이 언급한 세 사람 중 두 사람에게는 전화를 걸어 '임면권자가 바뀌었는데 재신임 절차를 밟겠느냐'고 물었다"며 "그러나 (의원의 주장처럼)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정부가 사실상 사퇴 압박한 것... 청문회 열어 진상 규명해야" 민주당 의원들은 "사실상 정부가 사퇴를 압박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박영선 의원은 "대통령이 정치적 재신임을 위해 공공기관장들에게 사표를 받는다는 것은
권력 남용"이라며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공공기관장 중 해임된 사람들은 모두 경영성적 1, 2위를 한 이들"이라며 "해임의 기준이 무엇이냐. 청와대에서 유임·해임 여부를 지시했느냐"고 추궁하기도 했다.
조영택 의원은 "(공공기관 사퇴압력 논란은) 앞으로 법적 분쟁으로 갈 수도 있는 사안"이라며 "앞으로 청문회가 있을 걸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주승용 의원도 "왜 (공공기관장들에게) 안물어봐도 될 것을 물어봐 오해를 사느냐. 왜 한꺼번에 사표를 받아서 (공공기관장이나 감사 자리를) 3~4개월씩 공석으로 놔두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석현 공기업대책특위 위원장은 "재신임 절차를 밟을지 여부를 물어만 봤다면서 이것이 사표를 요구한 건 아니라고 주장하는 건 말이 안된다"며 "(기획재정부에서) 정직한 답변을 해달라"고 꼬집었다.
강 장관 "민간은행과 경쟁관계에 있는 은행, 민영화 필요" 한편, 이날 강 장관은 '금융권의 민영화와 관련해 장관의 개인적인 의견을 밝혀달라'는 김성식 한나라당 의원의 질의에 "민간은행과 경쟁관계에 있는 은행의 경우에는 민영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이어 "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은 (민간은행과) 상당 부분 경쟁관계에 있기 때문에 민영화 얘기가 나왔다"며 "정책 금융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생각하는 바가 있지만 더 이상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덧붙였다.
[1신 : 24일 오후 5시 18분]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국회에서 또 혼쭐이 났다.
24일 국회 공기업대책특위에 참석한 강 장관은 "기획재정부가 자료 제출을 터무니없이 부실하게 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지적에 쩔쩔 맸다. 회의 내내 그의 표정은 펴질 줄 몰랐다.
강 장관은 전날(23일)에도 국회 긴급현안질문 답변에 나섰다가 '삼겹살값'을 몰라 곤욕을 치렀다.
민주당 "자료제출 요구에 달랑 두 문장짜리 답변 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