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박한 연행 상황에 펼쳐진 아름다운 멜로디

[촛불 현장인터뷰]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한 엄광현·김정은 부부

등록 2008.08.06 20:56수정 2008.08.06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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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한 엄광현·김정은 씨 부부   이들 부부는 지난 5일 저녁 11시 서울 종로3가 주변에서 경찰의 촛불시위대 진압 연행이 한창인 위험한 상황인데도 기타와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한 엄광현·김정은 씨 부부 이들 부부는 지난 5일 저녁 11시 서울 종로3가 주변에서 경찰의 촛불시위대 진압 연행이 한창인 위험한 상황인데도 기타와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 김철관

▲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한 엄광현·김정은 씨 부부 이들 부부는 지난 5일 저녁 11시 서울 종로3가 주변에서 경찰의 촛불시위대 진압 연행이 한창인 위험한 상황인데도 기타와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 김철관

“음악이 필요한곳이라면 어디든지 가 연주를 하고 싶다.”

 

지난 5일 밤 11시 서울 종로3가 주변. 경찰의 촛불시위대 진압이 한창인 위험한 상황인데도 기타와 아코디언을 연주하는 부부가 눈길을 끌었다.

 

마포에서 촛불시위에 참여한 엄광현(34·기타)·김정은(39·아코디언)씨 부부는 한 달 전 청계광장에서 YTN까지 거리행진을 하면서 촛불시위를 하는 시민들의 무료함을 달래주는 방법을 자신들이 직접 공연을 하는 데서 찾았다.

 

남편 엄광현씨가 먼저 말문을 열었다.

 

“촛불집회에 나와 3차례 걸쳐 연주를 했다. 과거 젊은 시절 락 밴드로 활동한 경험이 있어 연주하는 것이 즐겁다. 참된 일을 하는 촛불시위자들에게 연주를 해 주면 재미도 있고 보람도 있을 것 같다.”

 

그는 이명박 정권 임기 5년간 힘들 것을 예상했지만 막무가내 촛불시위 연행자를 보면서 실망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촛불연행자 중 자발적인 연행자까지 벌금형을 내게 했다. 국민을 겁내지 않고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힘을 보태려고 악기를 가지고 나왔다.”

 

이어 “힘들고 긴 싸움이 되겠지만 국민의 정당한 목소리를 외면한 정권에 대항해 싸워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도 강조했다.

 

부인 김정은씨도 말을 이었다.

 

“아코디언을 배운 지 일년 반 정도 됐다. 기타나 아코디언은 부피가 작기 때문에 어디서든지 연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는 21세기에도 평화시위를 한 국민들에게 무자비하게 탄압을 일삼은 정권이 존재하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a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한 엄광현·김정은씨 부부 이들 부부는 “음악이 필요한 소박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공연을 하겠다”면서 “편안하게 크지 않는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한 엄광현·김정은씨 부부 이들 부부는 “음악이 필요한 소박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공연을 하겠다”면서 “편안하게 크지 않는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 김철관

▲ 기타와 아코디언 연주한 엄광현·김정은씨 부부 이들 부부는 “음악이 필요한 소박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공연을 하겠다”면서 “편안하게 크지 않는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 김철관

 

이들 부부는 이구동성으로 보수언론 조중동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냈다.

 

“10여 년 동안 안티조선운동이 꾸준히 펼쳐졌는데도 왜곡편파보도를 일삼은 보수언론은 굳건하게 버텼다. 하지만 촛불시위를 통해 조중동의 본질을 알게 됐고, 그들이 누린 권위도 많이 무너졌다.”

 

김씨는 삶이 무료할 때 가끔 <조선일보>를 본다는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이들은 촛불시위 가장 많이 부른 ‘님을 위한 행진곡’, ‘광야에서’, ‘아침이슬’, ‘헌법 제1조’ 등을 주로 연주했다.

 

특히 이들 부부는 “음악이 필요한 소박한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가 공연을 하겠다”면서 “편안하게 크지 않는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엄씨는 현재 요리사로, 부인 김씨는 손뜨개질로 모자를 만드는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2008.08.06 20:56ⓒ 2008 OhmyNews
#엄광현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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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와 미디어에 관심이 많다. 현재 한국인터넷기자협회 상임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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