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광명 고속도 건설 추진 '충돌' 위기

사업단, 환경영향평가 설명회 강행 vs 시민단체, 강력 저지하겠다

등록 2008.08.13 12:14수정 2008.08.13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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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고속도로 건설반대 1인 시위에 나서 군포의제21 사무국장

고속도로 건설반대 1인 시위에 나서 군포의제21 사무국장 ⓒ 최병렬

고속도로 건설반대 1인 시위에 나서 군포의제21 사무국장 ⓒ 최병렬

 

경기도 수리산을 관통하는 수원~광명간 수도권서부고속도로 건설에 반대하는 군포시민환경단체들이 13일 오후 수원-광명고속도로건설사업단 측이 개최하는 환경영향평가 초안 설명회 중단을 요구하며 저지할 움직임에 나서는 등 자칫 충돌 우려를 보이고 있다.

 

수원~광명간 고속도로를 민자로 추진하는 수도권서부고속도로 사업단측이 오는 29일까지 도로가 통과하는 광명, 안산, 화성, 의왕, 시흥, 군포, 수원 등 관련 7개 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환경·교통영향평가서 초안에 대한 공람과 설명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민환경단체들로 구성된 수리산 관통반대 군포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사업단이 2007년 5월에 체결한 1차 합의서 약속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도로 건설의 공식 수순을 밟는 환경영향평가 설명회를 개최하고 있다"며 "강력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범대위는 설명회 시작 전인 13일 오후 2시 설명회 장소인 대야동사무소에서 평가서 초안 철회 및 설명회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갖고, 설명회 저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범대위에 따르면 지난 11일 군포시와 사업단을 방문, 합의 파기 부당함에 항의하고 12일에는 군포시청에서 범대위, 사업단, 시청 관계자들이 만난 자리에서 환경영향평가 설명회 중단과 초안 철회를 요구했으나 사업단은 예정대로 설명회를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a  시민단체와 사업단의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 1차 협약서 체결

시민단체와 사업단의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 1차 협약서 체결 ⓒ 최병렬

시민단체와 사업단의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 1차 협약서 체결 ⓒ 최병렬

범대위와 사업단 콘소시엄을 대표하는 고려개발측은 2007년 5월 21일 '환경영향평가 공동조사'를 갖기로 1차 합의에 서명한 후 2차 합의서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 왔다.

 

양측은 당시 1차 합의서 협약 체결에서 환경·교통·재해 등에 관한 영향평가법 및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등에 관한 규정 등 관련법.규정에 따라 수도권서부(수원~광명) 고속도로 군포.의왕구간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조사 및 보고서 작성을 공동 수행키로 했다.

 

군포환경자치시민회 이대수 공동대표는 "환경영향평가 설명회는 법에 규정된 공식 절차로서 공동조사키로 한 당초 합의를 어기고 사업단이 이를 진행한다는 것은 자신들의 애초 구상에 따라 사업을 강행는 오만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와함께 군포 387개 단체들도 11일 성명을 내고 "군포의 심장이자 시민들 휴식처인 수리산에 터널을 뚫고 흉물스런 교각을 건설하는 기존 노선 추진을 즉각 중단할 것과 대안으로 수리산을 전혀 훼손하지 않는 우회노선을 채택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우회노선안이 기존 노선에서 700m 밖에 연장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구간사업비도 4.1% 증가된다"고 주장하며 "수리산을 자연 그대로 지켜줄 것과 시민들의 요구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사업추진이 진행될 경우 강력히 저지하겠다"고 경고했다.

 

대책위원회 강봉석 사무총장은 "하계휴가철과 올림픽 기간에 열리는 주민설명회는 시민들의 관심을 따돌린 채 일방적으로 당초 계획을 강행하려는 뜻이 있어 보인다"며 "설명회를 철회하고 9월께 시민공청회 등을 통해 합리적인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말했다.

 

a  수리산을 관통하는 수원-광명간 고속도로 이미지

수리산을 관통하는 수원-광명간 고속도로 이미지 ⓒ 범시민대책위

수리산을 관통하는 수원-광명간 고속도로 이미지 ⓒ 범시민대책위

 

경기 광명시 소하동에서 화성시 봉담읍 수영리를 연결하는 수도권서부(수원~광명)고속도로는 길이 27.6㎞, 폭 23.4∼30.6m(왕복 4∼6차선)로 2013년까지 민간투자사업으로 건설할 계획으로 2005년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고려개발컨소시엄을 선정 추진중이다.

 

국토해양부는 지난 1월 8일 고속도로 건설을 위한 구체적 실행단계로 '고속국도노선지정령'을 개정 고시하면서 수원~광명간 민자고속도로 26.4km를 제17호로 지정하고 2008년말 착공예정임을 발표한바 있다.

 

고속도로 노선으로 지정되면, 도로법상의 고속국도의 법적지위를 갖게되며 고속도로로서의 기능과 설계기준을 부여함과 동시에 사업시행을 위한 도로구역결정 등 제반 절차진행이 가능하게 되며 민자도로에 대해서도 고속도로의 지위와 기능을 갖게 된다.

 

이와관련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열린 제2차 민간투자사업심의위원회에서 수원~광명간 수도권서부고속도로 등 총 1조4천억 규모의 신규 민자사업을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건설계획에 따르면 군포시 대야미동에서 영동고속도로, 시흥시 목감동에서 제3경인고속도로, 화성 수영리에서 서수원∼의왕 고속화도로, 서수원∼오산∼평택 고속도로(38.5㎞)와 연결되고 광명시 소하동에서 강남순환고속도로, 소하지구도시계획도로와 접속된다.

 

또 금곡, 입북(이상 수원), 대야미(군포), 목감(시흥), 남광명(광명) 등 5곳에 요금소(IC)가 설치된다.

 

이와관련 국토해양부와 경기도는 수원-광명 민자고속도로는 포화상태에 있는 국도 1호선과 경부고속도로를 대체하는 도로임을 강조하며 수원ㆍ안양ㆍ안산 등 수도권 서부지역 교통정체 해소와 교통량을 분산시키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크게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수원~광명간 수도권서부고속도로는 안양·군포·안산시를 품고있는 청정구역 수리산을 4개의 도로 터널과 교량들이 관통할 예정으로 있어 이미 2개의 터널이 뜷려 환경 훼손이 심각한 상황에서 심각한 환경 파괴와 문화재 훼손이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리산에는 이미 1990년대 말 건설된 도시외곽순환도로가 북단을 동-서로 관통하면서 계곡사이로 수리터널(1,880m)과 수암터널(1,850m) 지나가고 병목안 계곡 500m구간에 교량이 설치된 이후 수리산 계곡에는 소음 및 매연으로 인한 환경 파괴가 심각한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산본2동 노랑바위 계곡과 안양9동 병목안 계곡에서 물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안양천 지천인 산본천, 수암천 등이 건천화돼 수원~광명고속도로가 건설될 경우 갈치저수지 수맥 단절과 향후 수리산 도립공원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매우 높다.

 

더욱이 도로 예정지 수리산 남단은 경기도가 추진중인 '제3도립공원' 예정지로 반월저수지 물줄기의 근원임과 동시에 인근에는 각종 문화재들도 산재하고 있어 직간접적인 파괴와 더불어 도심속의 허파와 같은 휴식공간을 잃게 됨에 따라 그 폐해는 불보듯 뻔하다.

 

이에 군포,의왕시와 시민들은 "수리산 관통 고속도로 건설은 결국 시민들의 가슴을 뚫는 일이다. 기존 안산을 거쳐 수원까지 이어지는 산업도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데도 정부가 현실을 무시한 채 밀어붙이기식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해당 자치단체와 지방의회도 반발, 군포시가 2007년 3월 20일과 5월 29일 건설교통부 및 환경부에 고속도로 건설 재검토를 요청한데 이어 군포시의회가 2007년 6월 4일, 의왕시의회도 7월 5일 고속도로 건설 추진반대 결의안 채택하는 등 반대하는 입장이다.

덧붙이는 글 |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2008.08.13 12:14ⓒ 2008 OhmyNews
덧붙이는 글 최병렬 기자는 안양지역시민연대 대표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군포 #수원-광명 #민자고속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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