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한전, 접대비는 공기업 1등

이혜훈 의원, 정부 출자·투자기관 접대비 현황 공개... 지난해 총 176억원 지출

등록 2008.09.05 08:47수정 2008.09.0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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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고정미

ⓒ 오마이뉴스 고정미

 

정부 출자·투자기관 등 이른바 공기업들이 지난해 접대비로 약 176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정부가 누적 적자 보전을 위해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추진 중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가스공사는 접대비로 모두 약 30억원을 썼다. 한전은 전체 공기업 중 접대비 지출액이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사실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인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최근 국세청·기획재정부·금융감독원으로부터 기업들의 재무제표·손익계산서 등을 제출받아 분석한 결과 드러났다.

 

한전, 기은, 산은 순으로 접대비 많이 써

 

이 의원이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공기업 34곳 중 접대비를 가장 많이 쓴 기업은 한전이다. 2007년 한해 동안 총 21억400만원을 접대비로 지출했다(그래프 참조). 중소기업은행·한국산업은행·한국감정원·한국가스공사의 접대비 규모도 각각 17억7700만원, 17억4300만원, 8억9100만원, 7억8200만원이었다.

 

이 가운데 접대비 지출액 1위 한전과 5위 가스공사는 정부가 1조2000억원의 추경예산을 들여 적자를 보전해 주기로 한 곳들이다. 정부가 나서서 이들의 손실금을 지원해 주려는 데 대한 법적 근거를 놓고 국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상태다.

 

정부의 공기업 민영화 계획으로 통·폐합이 추진 중인 대한주택공사와 한국토지공사는 5억6200만원, 3억7800만원씩 접대비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지출 규모로 보면 전체 공기업 중 주공은 6위, 토공은 8위다.

 

분석 결과, 전체 공기업 34곳의 접대비 지출액수는 모두 176억원이었다. 세법이 규정한 접대비 한도를 62억원 넘긴 액수다.

 

지난해 일반기업 37만2141곳도 접대비로 총 6조3647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접대비 지출 순위는 KT가 50억2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SK네트웍스(43억4900만원), 포스코(38억5600만원), 현대자동차(32억5800만원), 에스오일(23억55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일반기업들의 접대비 한도 초과액수는 2조3765억원이었다.

 

접대비 사용한도 62억원 초과... "공기업 접대비 내역 공개돼야"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분석한 공기업 매출액 및 접대비 지출 현황 자료(2007년 기준)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분석한 공기업 매출액 및 접대비 지출 현황 자료(2007년 기준) ⓒ 유성호

이혜훈 한나라당 의원이 분석한 공기업 매출액 및 접대비 지출 현황 자료(2007년 기준) ⓒ 유성호

공기업들의 접대비는 공기업 비리가 대두될 때마다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검찰 수사 결과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가 지난 2006년부터 2년간 유흥주점·골프장에서 법인카드로 23억9000여만원 어치의 접대비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검찰에 따르면, KRX의 임직원들은 유흥업소 등에서 업무회의를 했다며 법인카드를 썼다. 접대비 한도 초과액 손금을 부인하는 방식으로 탈세를 하기도 한다.

 

이혜훈 의원은 "현재로선 감사원 감사가 아니고선 국민이나 국회가 공기업들의 접대비 지출 내역을 상시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다"며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종훈 공인회계사도 "공기업의 성격상 접대비는 주로 정부 고위관료나 정치권 인사들을 상대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접대비 감사제도 등을 만들어 내역이 투명하게 드러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2008.09.05 08:47ⓒ 2008 OhmyNews
#공기업접대비 #이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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