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역 간 발전격차 및 분위계층 소득유형별 격차.
기획재정부
쓰촨 대지진으로 드러난 '유전무해, 무전유해'5월 13일 일어났던 리히터 규모 8.0의 원촨 대지진은 직접적 경제손실이 8451억 위안(한화 약 135조2160억여 원)에 달한다. 지진으로 쓰촨성 일대를 중심으로 약 1만2000여건의 지질학적 재난이 발생했고, 지금도 8700여 곳이 위험하며 30개 이상의 호수가 붕괴 위험에 놓여 있다.
지진으로 인한 인명피해만 사망자 6만9000여 명에 실종자 1만8000여 명으로, 전체 사망자수는 8만7000여 명을 넘는다. 특히 지진 당시 학교 수천 채가 무너져 어린 학생들의 피해가 컸다.
쓰촨성에서는 지진의 악몽이 계속되고 있다. 올림픽이 갓 끝난 지난달 30일 쓰촨 남부 판즈화(攀枝花)시에서는 규모 6.1의 지진이 일어났다. 현재까지 발굴 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38명이 죽고 12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판즈화 지진은 원촨 대지진의 여진이 아닌 새로운 지진이다.
지진으로 부모를 모두 잃은 지진 고아는 532명에 달한다. 그중 아무도 돌볼 사람이 없는 아이들만 88명. 지진 후 수만 개의 가정이 지진 고아 입양 의사를 밝혔지만, 입양된 아이는 단 두 명에 그쳤다. 대부분 6살 미만의 비장애 아동을 선호해, 연령대가 10~13살이고 장애를 안고 있는 지진 고아를 외면했던 것.
8월 내내 중국 전역은 베이징올림픽으로 떠들썩했지만, 지진 이재민은 열악한 환경의 천막 속에서 찌는 듯한 더위와 싸워야 했다. 살아남은 이재민이 겪어야 할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생활이다. 중국정부는 이재민들을 위해 임시 도시를 건설, 이들을 수용하고 있다. 전기와 상수도 시설을 갖춘 임시 막사는 주거 환경이 훨씬 개선됐다. 이재민 중 사망자 가족에게는 5000위안(약 80만원)의 위로금과 보조금이 전달됐고, 부상자에게는 일정 기간 동안 무료 치료의 혜택이 주어졌다.
겉으로 봐서는 사는 데 문제가 없을 듯싶지만, 지진 피해 지역은 먹고 살아갈 경제적 기반이 철저히 붕괴됐다. 특히 이번 쓰촨성 지진에서는 '유전무해(有錢無害), 무전유해(無錢有害)'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빈부격차가 생사를 판가름했다. 강도가 센 철근과 콘크리트를 사용한 대도시 건물은 지진 피해가 적었지만, 날림 건물이 많은 농촌 지역은 인명 피해가 막대했기 때문이다.
원촨 대지진 진앙지의 건물은 80% 무너졌고, 원촨에서 160㎞ 떨어진 베이촨도 건물의 70% 이상이 파괴됐다. 반면에 진앙지에서 90㎞ 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쓰촨성 수도 청두(成都)시 건물은 대부분 온전했다. 원촨 대지진은 소득수준과 주거조건이 지진 피해의 차이를 낳게 한 대표적인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