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깨스·바닥돌리기·받대기'를 아십니까

국가인권위, 전·의경 구타 및 가혹행위 직권조사 결과

등록 2008.09.18 17:43수정 2008.09.18 17:46
0
원고료로 응원
의경들이 후배를 무자비하게 구타하는 동영상이 공개된 가운데, 국가인권위가 전·의경 부대 내에서 일어나는 구타와 가혹행위 유형들을 공개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가인권위는 18일 이러한 내용이 담긴 직권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경찰청 지휘부와 전·의경 관리 담당자들에게 전·의경 인권 개선을 위한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듣도 보도 못한 가혹행위 유형들...

국가인권위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의경 부대 내부의 왜곡된 조직문화, 형식적 부대관리 등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이 구타·가혹행위의 주요 원인이다. 

특히 국가인권위는 ▲전·의경을 관리하는 간부들의 잦은 인사이동 ▲부대관리를 최고참 기율경(질서유지 임무를 수행하는 고참대원)에게 일부 위임하는 관행 ▲후임 대원에 대한 업무지시와 폭언이 일부 묵인되는 점 ▲사고 발생 시 자체적으로 처리하려는 경향 등을 구타·가혹행위가 줄지 않은 원인으로 지적했다. 

국가인권위는 직권조사를 통해 여러 가지 구타·가혹행위를 밝혀냈다.  

먼저 '잠깨스'가 있다. 기동버스 안에서 휴식 중 선임병들은 등과 머리를 의자에 바치고 편하게 휴식하는 반면 후임병들은 등과 머리를 의자에 붙이지 못하고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대기하는 유형이다. 


또 샤워장에서 샤워하고 내무반으로 들어오는 후임병을 침상에 눕게 한 후 뒤에서 성행위를 흉내 내는 것과 후임병 바지를 강제로 벗게 한 후 사타구니에 여자 성기를 그린 행위도 발견됐다.

그 외에도 내무실 바닥에 쪼그리고 앉게 한 후 한손으로 걸레를 들고 30분간 바닥을 닦게 하는 '바닥돌리기', 수경 중에 대원들 간의 문화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면 내무반에서 눕지 못하게 하고 책도 못보게 하는 '받대기' 등의 유형도 있다. 


국가인권위는 "전·의경 인권 개선을 위해서는 경찰청 지휘부, 전·의경 관리 담당자 및 관계자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경찰청장에게 구타 및 가혹행위 예방을 위한 모니터링 할 것, 전·의경 및 관리자에 대한 인권교육을 정례화 할 것, 가혹행위를 했던 관계자에 대해 징계조치 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3개월간 7개부대 방문 구타·가혹행위 직권조사 실시

한편 국가인권위는 지난 4월 전·의경 구타 및 가혹행위에 대한 직권조사를 결정하고 5월부터 7월까지 서울경찰청 3개 부대, 대구경찰청 2개 부대, 충남경찰청 1개, 경기경찰청 1개 등 7개의 부대를 방문해 설문·면담·서면 조사 등을 실시했다.

국가인권위는 "2007년 3월 국가인권위가 경찰청장 등에게 전·의경 인권상황 개선을 위한 정책 권고를 했지만 전·의경 부대 내 가혹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 직권조사를 하게 된 것"이라고 직권조사 배경을 설명했다.

덧붙이는 글 | 정미소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덧붙이는 글 정미소 기자는 <오마이뉴스>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 #전의경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인턴기자 활동을 통해 '기자'라는 꿈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싶습니다. 관심분야는 사회 문제를 비롯해 인권, 대학교(행정 및 교육) 등에 대해 관심이 있습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일타 강사처럼 학교 수업 했더니... 뜻밖의 결과
  2. 2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유럽인들의 인증샷 "한국의 '금지된 라면' 우리가 먹어봤다"
  3. 3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얼굴 창백한 계산원을 보고 손님이 한 행동
  4. 4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꼭 이렇게 주차해야겠어요?
  5. 5 쿠데타 막다 옥살이, 63년 만에 무죄 받아든 아들의 한탄 쿠데타 막다 옥살이, 63년 만에 무죄 받아든 아들의 한탄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