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경제 파헤치는 이광재 '정冊' 국감

[국감-주목! 이 사람] 정책자료집 20여권 펴내... 조목조목 감세 비판

등록 2008.10.08 15:37수정 2008.10.08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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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광재 민주당 의원(자료사진)

이광재 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이광재 민주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독서광으로 소문난 이광재 민주당 의원(태백·영월·평창·정선, 재선)이 또 한번 '책(冊)'으로 주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국정감사를 맞아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 전반을 꼼꼼히 분석, 비판한 12권의 정책자료집을 펴낸 것. 이 의원은 국감이 끝날 때까지 10여권을 더 발간할 예정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이 의원은 이번 자료집에서 이명박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종합부동산세 완화안, 감세를 주축으로 한 '9·1 세제개편안'의 허점을 집중 해부했다.

 

또한 '강만수 경제팀'의 대표적 실책으로 꼽히는 환율정책이 결과적으로 우리 경제 민감도를 증가시켜 대외변수에 취약한 구조를 만들어냈다고 비판했다.

 

"국감 끝나도 피감기관서 피드백"

 

이 의원이 다른 의원들처럼 '질의 보도자료'가 아닌 '책'을 굳이 고집하는 까닭은 "일회성 국감을 지양하기 위해서"다. 초선이던 17대 국회 때부터 해온 일이다.

 

이 의원은 "한번 비판하기는 쉽지만 대안을 내기는 어려운 법"이라며 "문제를 지적하면서 동시에 대안을 모색하는 노력을 해야 국감이 진전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책자로 만들면 국감이 끝나도 피감기관에서 자료집 내용에 대해 피드백을 보내오기도 하고 실제 정책에 반영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국감 후에도 '정책 업데이트'가 가능하다"는 얘기다.

 

짧은 질의 시간도 자료집을 낸 이유 중의 하나다. 보통 국감에서 의원들에게 주어지는 질의시간은 답변을 포함해 7분. 이 의원은 "질의 시간이 너무 짧아서 내 주장까지 하기에 역부족"이라며 "자료집을 내면 이런 단점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이 낸 보고서의 특징은 사실에 근거한 비판을 한다는 점이다. 8권인 <9·1 세제개편안 조세 귀착도 분석>에서는 과표 규모별로 근로소득세·종합소득세·법인세의 계층별 감세 혜택 비중과 액수를 공개해 주목을 받았다.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감세'라는 정부·여당의 포장과 달리 감세의 혜택이 고소득층에 집중된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해서다.

 

이 의원은 7일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한 국감에서 이를 근거로 "정부의 세제개편안은 근로소득세를 내는 계층의 상위 10.4%가 전체 감세액의 65%, 종합소득세의 경우엔 상위 12%가 전체 감세액의 80%, 법인세는 상위 6.7%까 전체 감세액의 91%의 혜택을 보지 않느냐"고 따졌고, 강만수 장관과 윤영선 세제실장은 이를 인정했다.

 

또한 이 의원은 "기획재정부의 내년 국세세입예산안에 따르면, 서민·중산층과 관련된 세금인 근로소득세와 종합소득세는 올해 전망치에 비해 각각 3.8조원, 1.9조원이 증가하는 반면, 상류층과 관련된 세금인 양도소득세와 종부세는 각각 6.5%P, 31.4%P가 줄어든다"고 주장했다.

 

의원실은 5월부터 '국감체제'... 국감 당일 새벽까지 작업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18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펴낸 정책자료집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18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펴낸 정책자료집 12권. 이 의원은 올해 국감이 끝날 때까지 10여권을 더 내 총 20여권을 발간할 계획이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18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펴낸 정책자료집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18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펴낸 정책자료집 12권. 이 의원은 올해 국감이 끝날 때까지 10여권을 더 내 총 20여권을 발간할 계획이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18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펴낸 정책자료집 이광재 민주당 의원이 18대 국회 국정감사에서 펴낸 정책자료집 12권. 이 의원은 올해 국감이 끝날 때까지 10여권을 더 내 총 20여권을 발간할 계획이다. ⓒ 오마이뉴스 김지은

하지만, 해마다 20여권씩의 자료집을 발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도 이 의원실은 5월부터 '국감 체제'였다. 이 의원은 일주일에 3~4번씩 전문가 집단을 만나 스터디를 하면서 자료집의 주제 잡기에 고심했다.

 

본격적인 발간 작업에 돌입한 건 8월초부터. 이후 6주간 전 보좌진이 각권의 주제에 맞는 기초 데이터 찾기, 관련 보도 스크랩, 부처에 관련 자료 요구, 통계 내기에 매달렸다. 국감 전날까지 오·탈자 수정 등 최종 확인 작업을 하고 인쇄까지 마치면 다음날 새벽 1~2시를 넘기기 일쑤였다.

 

이 의원은 "경제회생을 내세워 잡은 정권이니 본 진영(경제)에서 승부를 내겠다는 생각으로 기획재정위를 지망했다"며 "이명박식 경제 패러다임의 허구성을 파헤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또 이 의원은 "전 상임위에서 '잃어버린 10년 심판'에 집중하는 한나라당을 보면 아직도 대선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김대중+노무현 정부 10년'은 과거 한나라당 정권이 저질러 놓은 IMF 구제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10년이었다"고 반박했다.

2008.10.08 15:37ⓒ 2008 OhmyNews
#이광재 #국정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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