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연설, 청와대 내부논란에도 MB 강하게 밀어붙여

3차례 독회후 여민관 집무실에서 녹음

등록 2008.10.12 17:59수정 2008.10.12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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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심인성 기자 =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첫 '라디오연설'을 하루 앞두고 준비에 만전을 기울였다.

 

라디오를 통한 국민과의 첫 접촉인데다 주제가 미국발(發) 금융쇼크에 따른 경제위기인 만큼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 시장을 진정시키고 위기극복을 위한 희망의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한 것.

 

특히 현 시점에서 이 대통령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역으로 의도가 잘못 전달될 경우 오히려 파장이 커질 수도 있는 만큼 표현 하나하나에도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청와대는 그간 홍보기획관 산하 연설기록비서관실에서 만든 연설문 초안을 놓고 2차례 독회를 가진 데 이어 이 대통령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11시부터 점심을 뒤로 미뤄가며 약 3시간 동안 마지막 독회의 시간을 가졌다.

 

독회에는 박형준 홍보기획관, 맹형규 정무수석, 이동관 대변인, 정용화 연설기록비서관, 이성복 홍보2비서관, 김두우 정무기획비서관 등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독회에서 "97년 외환위기 당시와 지금은 다르다", "우리에겐 희망이 있고 대한민국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는 등 시장의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는 메시지를 강하게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오늘 독회에서 연설문을 수차례 고치고 문구를 직접 가다듬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독회를 마친 뒤 오후 늦게 여민관 집무실에서 연설문을 녹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라디오연설이 채택된 배경에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청와대 참모들의 설명이다. 연설기록비서관실이 처음 아이디어를 내고 이 대통령이 적극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초 국정을 마비시켰던 '쇠고기파동'에서부터 최근의 종합부동산세 완화 문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논란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첫 라디오연설 시기를 놓고는 내부에서 찬반논란이 적지 않았으나 이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섰는데도 시장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떠안을 부담을 고려해 시기를 좀 늦춰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이 대통령이 'MB답게' 정면돌파를 선택했다고 한 관계자는 전했다.

 

sim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2008.10.12 17:59ⓒ 2008 OhmyNews
#이명박 라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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