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창간 7주년 기념 동영상’을 제작하고 부상으로 받은 캠코더. 아주 잘 쓰고 있다.
한나영
"엄마는 <오마이뉴스>에서 저 캠코더 안 받았으면 절대로 캠코더 안 샀을 거야."짠순이 엄마를 비난하는 두 딸이 이구동성으로 내뱉는 말이다. 나는 지난해 <오마이뉴스> 창간 7주년 기념 동영상을 제작하고 캠코더를 선물로 받았다. 아주 잘 쓰고 있다. 이 캠코더를 가지고 버지니아텍 총기 사건도 취재했고 엊그제 우리 동네에 온 오바마 유세도 취재했다. 또한 아이들의 학교 행사가 있을 때면 어김없이 이 캠코더를 들고 간다. 고마운 캠코더다.
그런데 이 캠코더가 부상으로 걸렸던 '창간 7주년 기념 동영상'을 제작할 때 있었던 일을 다시 소개하고자 한다. 재미라는 양념과 관련지어서. 내가 생각했던 콘티는 아래와 같이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었다.
Ⅰ. 시작: 오마이뉴스 취재원으로부터 창간 7주년 축하 인사를 받는다.Ⅱ. 본문: ① 시민 기자로서 어떻게 생활하는가. ② 기사 소재를 어디에서 찾는가. ③ 기사로 소개되었던 취재원들을 다시 만나 기사 후 반응을 들어 본다. Ⅲ. 맺음 : 오마이뉴스는 내게 어떤 의미인가. 이런 단순한 콘티였다. 정석에 충실한 대본이었다. 이 대본대로 한다면 내 작품은 그런대로 괜찮을 것 같았다. 하지만 뭔가 2% 부족한 밋밋한 대본이었다. 그래서 그 2%를 채울 맛깔스러운 양념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렇지!'바로 이 동영상에 재미를 더할 요소를 생각하다 추가로 들어간 것이 이른바 '큰딸의 폭탄선언'이었다. 나중에 들으니 이 대목 때문에 내가 만든 동영상이 더욱 빛났다고 하던가.
글도 마찬가지다. 글에 감칠 맛을 더해 줄 재미와 감동은 공모전 상금을 노리고 있는 당신이 반드시 기억해야 할 마지막 2%다.
끝으로 중요한 것은 나만이 쓸 수 있는 글을 풀어 놓으라는 것이다. 생각해 보라. 그동안 인생 여정의 발걸음마다 얼마나 많은 나만의 독특한, 은밀한 사건이 있었던가를. 바로 그런 사건들을 잘 엮어내면 나만의 고유한 글을 쓸 수 있다.
내가 공모전에 입상했던 글 가운데에도 이런 나만의 독특한 체험이 들어간 글이 많았다. 국가대표 야구선수와 함께 영화를 봤던 일, 유명 작가인 은희경을 동창으로 두어 아이들과 만났던 일, 전혜린 책에 나오는 문장을 우리반 급훈으로 삼았던 일, 태어날 때 태변을 먹어 고생했던 작은딸의 초경 이야기 등.
세상 사람들이 다 경험하는 평범한 일상을 평범하게 적어내면 쟁쟁한 공모전의 수상자가 될 수 없다. 나만의 은밀한 체험에 재미와 감동을 더할 때 공모전 상금은 바로 당신의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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