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서점높이 쌓여진 헌책들
윤성민
책 높이가 내 키의 곱절은 돼 보인다. 그 높이로 벽면을 다 채우고, 그것도 모자라 20,30평 넓이의 가게를 사람이 겨우 지나갈 길만 남겨두고 모두 그렇게 책이 쌓여있으니 책 권수가 엄청나다. 주인인 정재은 씨에게 몇 권이나 되나 물어보니 주인인 자신도 너무 많아 다 세어보지 않아서 모른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존 헌책방 이미지와 달리 분야별로 책들이 잘 정리돼 있어 산만하지는 않다.
책의 종류도 다양하다. 컴퓨터 서적부터 철학서까지, 국내 소설부터 영미 소설, 불문 소설까지 대형서점 못지않게 스펙트럼이 넓다. 소장 도서의 다양성이 이 헌책방의 특색이자 자랑이라고 정씨는 말한다.
이곳에서만 16년, 명지대 근처에서 했던 시간까지 합하면 30년의 시간동안 헌책방을 운영한 덕분이다. 그리고 30년 동안 대학가 근처에서만 있었기 때문에 책의 질적 수준 또한 높다. “책을 좀 아는 사람들은 우리 책방에 오면 딱 알죠. 얼마나 좋은 책이 많은가.” 정씨는 자랑 섞인 설명을 덧붙인다. 사실 이 곳에서 고전 중에 없는 책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절판돼 시중에서 찾기 어려웠지만 제목은 유명한 책도 곧잘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