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하루 이틀 교육받아 국악 가르칠 수 있나?

'국악교육 지도자' 자격증 남발 문제 있다

등록 2008.11.20 16:45수정 2008.11.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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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음악과 전통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정권의 색깔에 따라서 죽고 사는 것이 참 한심스럽기까지 한 이 땅에서 그래도 참 다행스러운 것은 유아교육기관(어린이집, 유치원)이나 초,중,고등학교에서 C.A활동시간이나 특기교육으로 우리음악과 국악놀이를 가르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국악지도자 자격증'이라는 것이 언제부터인가 만들어져서 민간자격증 형식으로 유아교육기관 선생님들을 중심으로 적지않게 발급되고 있습니다. 한편으로 '자격증 제도'를 통해서 좀 더 체계적이고 제대로 된 '국악교육'을 시킬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낸다는 관점에서는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최근에 '국악 지도자 자격증'이 참으로 어처구니없이 남발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실로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국악지도사 자격증'의 발급과 그 효용성을 살펴보면 유악교육기관인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원생을 대상으로 국악지도를 하는 곳이 점차 늘어나면서 원생을 지도하는 선생님들께 '국악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대부분의 유아지도를 하시는 선생님들께서 국악을 전혀 모르거나 접해보지 않은 분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유아교육기관에서 외부에서 국악을 전공한 강사를 모셔다 '국악지도'를 실시하였는데 '인건비'를 줄이기 위하여 내부에서 근무하시는 유아지도 선생님들에게 '국악교육 지도 능력'을 요구하게 되었고 그래서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자격증이 바로 '국악 지도자 자격증'이라는 것입니다.

 

처음에 취지는 좋았지만 그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국악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유아지도 선생님들의 시간상의 제약과 '국악 지도자 자격증'을 발행해 주는 단체나 개인이 '이윤 극대화'를 추구하다 보니 최근에는 단 하루나 이틀 교육만 받아도 자격증을 발행해 주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격증 발행을 위해 하루 이틀 교육을 받는 교육비도 문제지만 그렇게 발행받은 자격증을 가지고 교육현장으로 돌아가도 유아국악을 지도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고등학교나 대학에서 국악을 전공하신 분들도 실제로 유아교육기관이나 초.중.고등학교에서 국악지도를 하기 위해서는 현장에 알맞은 교육방법을 새롭게 배워야 합니다. 또 '교육현장'에 필요한 국악 외 지도기법이라든가 현장경험을 배우고 익히는데 적지않은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국악 지도자 자격증'이라는 것이 개인이나 단체에서 민간자격증을 영리목적으로 하루나 이틀 교육으로 적지않은 강습료를 받아가면서 남발을 하고 있으니 참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그렇게 짧은시간에 무엇을 배울 것이며 그렇게 배운 지식으로 어떻게 교육현장에서 국악을 지도할 수 있을지 참 의심스러울 뿐입니다.

 

끝으로 '국악 지도자 자격증'을 발행하고 교육을 주관하시는 단체나 개인에게 당부 말씀 드립니다. 그렇게 단시간에 배우고 또 그렇게 해서 누군가를 지도할 수 있다면 굳이 국악중학교, 국악 고등학교, 국악 대학이 필요했을까요?

 

부디 각성하셔서 지금부터라도 제대로 된 커리큐럼과 교재를 연구하셔서 진정한 '국악 지도자' 양성을 위해 노력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2008.11.20 16:45ⓒ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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