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기복 기자
임정훈
- 목사인데 목회 활동은 따로 안 하나?"일요일에 쉼터 직원들끼리 예배 보는 것 말고는 없다. 목회까지 하며 이 일 하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럽다. 더욱이 ㈔한국해외봉사단연합회(KOVA) 이사장까지 맡고 있기 때문에 힘들다."
- 이주노동자 인권과 관련해서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 5가지를 꼽는다면?"첫 번째, 미등록자문제(불법체류자)는 정책의 일관성 유지하면서 해결할 수 있다. 단속하면서 다치는 문제(마석에서도 있었고 천안에서도 3명이 한꺼번에 크게 다치는 일도 있었다)도 최근 너무 심각하다.
두 번째, 이주노동자들의 정착·지원 업무가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중소기업중앙회로 넘어간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민영화인 셈이다. 민간은 이윤 추구하기 때문에 고용주 편일 수밖에 없다. 과거의 산업연수생제도보다 악한 제도로 회귀할 수밖에 없어 상당히 심각하다.
세 번째, 다문화 담론에 문제가 있다. 결혼 이주민에 대해서는 많이 다루지만 체류 외국인 중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는 배제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들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삼으려는 노력을 안한다. 정책도 그렇고 우리 사회도 그렇고. 다문화 담론이 좀 더 균형 있게 흘러야 한다. 지나치게 민족적이거나 폐쇄적이어서는 안 된다. 최근 이주노동자 단체마저 다문화단체로 바뀌고 있다. 이주노동자들이 정부와 민간에서 배제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네 번째, 한국 경제가 어려워지다 보니 해고, 임금 체불이 많다. 환율 때문에 손해 보는 이들도 많다.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더 힘들다. 이를 제대로 풀어낼 방법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다섯 번째, 정부가 민간에 위탁을 주는 사업의 교부금 등 지원이 특정한 데 집중되는 문제가 있다. 정부에서 신규 근로자 지원센터 만들 때도 전혀 관련 없는 단체를 지원해 주더라. 이주노동자들 입장에서 보면 웃기는 거다. 그러다 보니 이주노동자 현실은 변한 게 없이 착시현상만 일어나고 있다. "
- '인권'이 뭐라고 생각하나? "목사 입장에서는 각각의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이 있다는 것, 함부로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 모두 섬김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고 존중 받을 자격이 있다는 거다.
이는 단순히 주어진 것이 아니라 자기가 주장하고 투쟁하면서 얻어지는 거다. 우리 사회는 투쟁하지 않으면 얻지 못할 만큼 각박하고 가진 자 중심, 힘의 논리 중심이다. 인권은 떨어지기 쉽고 상처받기 쉬운 꽃과 같아서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시장성 때문에 폐기된 출판, 기회가 되면... - 끝으로 바라는 게 있다면."'이주노동자 이야기'를 누군가 책으로 내 줬으면 좋겠다. 나는 이것이 우리 안의 우리 이야기라고 본다. 알리고 싶지 않고 감추고 싶기도 한 우리 안의 우리 이야기가 바로 이주노동자들 이야기다. 한국의 체류 외국인만 놓고 보면 증가 속도가 엄청나다. 2001년도에 47만 명 정도였는데 2008년 117만 명이 넘는다. 전체 인구대비 2%를 넘었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 이게 책으로 나와서 더 많은 사람들, 특히 청소년들이 읽게 되면 사회 갈등을 완화하고 통합에 기여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웃음) 경기만 좋았어도….(한숨 섞인 웃음) 실제로 출판 제의가 두 차례 있었다. 그러나 원고 정리까지 마치고 최종 발간 직전에 시장성이 없다는 이유로 두 건 모두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이주노동자들과 상담을 하는 고기복 기자의 얼굴에서는 항상 미소가 함께 했다. 이주노동자들에겐 그 모습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 같았다.
임정훈
고기복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두 시간 남짓한 시간에도 상담을 위해 쉼터 사무실을 찾는 이주노동자들이 제법 있었다. 그들과 상담을 하는 고기복 기자의 얼굴에서는 항상 미소가 함께했다. 이주노동자들에겐 그 모습만으로도 위안이 될 것 같았다.
고기복 기자는 25일 오전 인권위에서 '2008년 10대 인권보도' 시상식을 마치고 오후에 베트남으로 떠난다.
베트남 법무부와 옥스팜(영국에 본부를 둔 민간인 자금으로 조성된 기관, 옥스퍼드 기근구조위원회, Oxford Committee for Famine Relief) 등이 공동으로 마련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이주노동자 법적 지원에 관한 워크숍'에 한국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그는 '이주노동자 이야기' 기사 연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이주노동자들과 한 삶이 되는 세상을 꿈꾸고 있는 듯 보였다. 그가 부른 노래처럼 '스스로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기 위해' 오늘도 그는 뛰고 있다.
'2008년 10대 인권 보도'란? |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에서 언론 종사자의 인권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인권보호 증진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그램의 자발적인 생산을 확산하기 위하여 올해부터 시작한 인권 친화적 보도 · 방송물 발굴 사업의 결과물.
선정을 위해 언론사 및 국민을 대상으로 공모 · 추천을 받았으며, 종합일간지 보도와 지상파 방송(보도 · 시사 · 교양)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실시해 후보작을 발굴했다. 그 결과 추천된 후보작 76건 가운데 10건을 선정한 것이다.
인권위는 2008년 이 사업을 시작으로 내년부터는 분기별 및 연간으로 10대 인권보도를 선정할 계획이다. '2008년 10대 인권 보도'는 25일 오전 10시 인권위 7주년 기념식에서 함께 시상식을 갖는다. 상금은 없다.
|
[최근 주요 기사]☞ "폭락 끝, 이젠 상한가?" '미네르바' 경제전망, 틀릴 수도 있지만...☞ 유가환급금 받은 당신, 행복하십니까☞ 서울, 세울, 서우얼... 뭐라고 읽어야 할까?☞ 공정택 "선거자금 차용증서? 어떻게 기억합니까"☞ [엄지뉴스] 이래도 담배 안끊을겨? 광고냐 협박이냐☞ [E노트] '왕년의 독설가' 김구라의 말로는 음악DJ?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공유하기
이주노동자가 일자리 뺏는다? 안티들 생각 바꾸시라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