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의 정원
전은선
전은선은 그동안 한국사회의 특정한 문화적인 현실에 대한 풍경을 기록하였다. ‘산타마리아’라는 범선으로 외형을 모방한 카페가 있는 풍경이나 여기저기에는 널려 있는 플라스틱 나무가 있는 풍경 등 어색하고 키치적인 사회문화적인 풍경이 작가의 관심사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 연장선상에서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생활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진짜와 구분이 어려운 모조정원을 찍었다.
작가가 찍은 모조정원은 진짜보다 더 진짜같은 모조정원이다. 인류는 산업화와 도시화과정을 거치면서 주변 환경이 자연과 점점 더 거리가 멀어지고 인공화 되었다. 그 결과 어느 순간부터 동시대인들은 자연을 그리워하게 되었고 자연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려고 한다. 그래서 도시의 여기저기에 자연을 모방한 모조자연물이 만들어지고 자연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해 주고 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부터 동시대인들은 실제로 존재하는 자연물보다는 그것을 모방한 모조에 더 익숙해지고 감성적으로 동화되어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마치 후기구조주의 이론가 쟝 보들리야르의 이론 ‘시뮬레시옹’을 시각화 한 것 같이 느껴지는 문화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