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엽 창원시의원이 2일 창원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때 창원시청 재난관리과를 상대로 골재채취 관리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윤성효
경남 창원시의 골재채취 관리가 엉망이다. 2일 오후 열린 창원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의 행정사무감사 때 이종엽 시의원(민주노동당)은 갖가지 증거자료를 제시하며 골재채취 관리의 허점을 지적했다.
창원시는 녹연지구와 북부지구(동읍)의 2곳에 하천모래 채취장을 허가해 운영하고 있다. 두 곳에 허가된 채취면적은 42만6500㎡이며, 채취예정량은 123만7000㎥에 달한다. 총채취량을 경남도의 골재 고시단가인 ㎥당 1988원을 적용해 환가하면 약 24억6000여만원이고, 도매가격으로는 약 260억원에 해당한다.
창원시는 허가대로 골재채취가 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반출로에 CCTV와 자동계량장치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CCTV는 녹연에 2006년, 북부에 2007년초에 설치했다. CCTV는 골재 반출로에 설치되어 통행차량을 촬영해서 창원시청 내 재난관리과 사무실에 설치된 모니터로 전송하고 있다.
자동계량장치는 골재 반출장에 출입하는 트럭의 무게를 측정해 적재된 모래의 양을 전산정보로 전환해 창원시청으로 이송하고 있다.
[의혹1] 창원시 재난관리과는 골재채취장 반출로에서 전송된 CCTV 영상기록물을 보관하지 않고 있다. 골재채취 비리로 두 명의 군수가 구속되기도 했던 경남 창녕군은 반출 현장 영상기록을 6개월간 보관하고 있어 창원시와 대비된다.
이종엽 의원은 이날 행정사무감사 때 "골재 반출과 관련해 지난 10월 집행부에 문의했을 때 영상기록물은 최소 3~4일 정도는 보관한다고 했다"면서 "현재 영상물을 보관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재난관리과장은 "현재 영상기록물은 보관이 안된다"면서 "앞으로 예산을 확보해 보관되는 시스템으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종엽 의원은 "동네 슈퍼마켓에 설치된 CCTV도 6개월 녹화해서 보존한다고 하며, 그 비용은 200만원 안팎이라고 하더라"면서 "또 창원시청 내 교통행정과 등 다른 부서에서 사용하는 CCTV는 영상물을 보관하는데 왜 재난관리과만 하지 않는 시스템이냐"고 따졌다.
이에 재난관리과장은 "2006년 설치할 때보다 2~3년이 지났는데, 지금은 진일보한 기계가 있지만 당시에만 해도 최신형이었다"면서 "중간에 특별한 일이 있었다면 모르겠는데 그동안은 지금과 같이 부각돼지도 않아서 그대로 왔다"고 대답했다.
[의혹2] 골재채취 반출작업은 여름에는 대개 오전 6시30분부터 오후 6시까지, 겨울에는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반출로에 설치된 CCTV는 골재채취 작업 시간에 맞춰 가동된다.
그런데 창원시청 재난관리과 직원은 매일 아침 8시30분경 출근해 업무를 시작한다. 재난관리과 담당자가 출근하기 이전까지인 최소 150분 가량 실시간으로 반출현황을 감시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
영상기록물을 보관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재난관리과 사무실 직원이 출근하기 이전 시각에 허가된 채취량 이상의 골재가 반출되어도 감시가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창원시청 재난관리과장은 "사무실에 모니터만 보는 전담 직원이 있고, 사무실에서도 제일 잘 보이는 위치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종엽 의원이 "전담 직원이 출근하기 이전까지 현장 감시가 안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재난관리과장은 "그렇다"고 대답했다.
이종엽 의원은 "그렇다면 이 시스템을 도입한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그러자 재난관리과장은 "현장에도 감시 직원이 있기에, CCTV는 감시를 보조하기 위한 시스템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